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무릎 꿇고 인사하던 성실함으로 지방선거 승리할 것”

머니투데이 정치부(the300) 이건희 기자 2018.05.07 09:1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거에서 ‘명함을 주는 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2016년 당선에 성공한 20대 총선에서 그는 노인정을 방문할 때면 먼저 무릎부터 꿇었다. 자리에서 일어서기 힘든 어른들에게 허리를 굽혀 명함을 건네는 자세가 위압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낮은 자리에서 유권자의 눈을 맞추는 출마자의 모습. 이것이 선거를 대하는 임 의원의 자세다.

임 의원이 말하는 당선 비결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태도였다. 스스로를 ‘든든하다 임종성’이라고 소개하는 구호를 만든 것도 그만의 전략이다. 사람들의 뇌리에 자신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것이다.

무릎을 꿇고 소개 구호를 외치며 국회에 입성한 임 의원이 이제는 새로운 당선자 만들기에 나섰다. 다음달 13일에 치러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간사로 나선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설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경선 결과가 모두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선거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만난 임 의원은 지방선거 준비로 바빴다. 선거 결과가 최종적으로 나올 때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이 “이게 나라냐”면서 이뤄준 정권교체에 “이게 나라다”고 온전히 말하려면 지방선거 승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선관위 간사로 활동하며 움직임이 더욱 바빠졌다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선관위 간사로서 바쁠 것 같다.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지방선거를 압승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거를 어떻게 하면 이벤트로 띄워 이길 수 있는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경선을 진행하는 동안 보안을 철저히 했다고 들었다
▶이번에 경선 결과를 발표하기 전 모든 관계자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해 브리핑이 끝난 뒤 돌려받도록 했다. 심지어 제 휴대전화도 두고 움직였다. 누구든 경선 결과를 공정히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결과를 1분 먼저 알아낸다고 해서 바뀌는 건 없다. 철저히 보안을 한 덕택에 사전에 결과를 알아낸 사람은 없었다. 기자들도 결과를 미리 알아내는 걸로 고생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하더라(웃음).

-상당한 원칙주의자인 것 같다. 실제로 술도 마시지 않는다고
▶20대 국회의원에 초선으로 당선되면서 술을 마시지 않기 시작했다. 재선하면 다시 마시겠다고 했다. 후보 시절엔 인사를 다니며 소주 2~3병은 기본으로 마셨다. 술을 잠시 끊게 된 건 지역구인 경기도 광주 시민들 때문이었다. 지역구 주민들이 54년 만에 민주당 의원을 뽑아주었다. 어렵게 당선되면서 시민들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는데 술을 마시고 다니면 약속을 어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재선 전까지 술을 마시지 않기로 스스로 약속했다. 지금까지 단 한 잔도 마시지 않았다. 오찬 자리에서도 술 대신 물을 채워 건배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은 없나
▶오전 5시30분이면 산행을 나간다. 술을 마시던 후보 시절에도 그랬다. 땀을 빼면 술에도 잘 취하지 않는다. 체력을 기르는 효과도 있었다. 아침마다 산을 타면 시민들과 인사도 나눌 수 있다. 평상시에 나를 알리는 효과도 있다.

-‘든든하다 임종성’이라는 소개 구호가 흥미롭다
▶유권자들과 동료 의원들이 임종성을 ‘든든하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처음 경기도의원으로 당선됐을 때는 ‘광주 임꺽정’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내 이름은 몰라도 임꺽정은 기억했다. 다음 선거 때는 ‘믿음직한 임종성’을 썼다. 든든하다는 수식어는 지역 어른들을 만나다가 착안했다. 어른들이 나를 든든하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의정보고서와 국회 공식석상 등에서 나를 소개할 때 ‘든든하다 임종성’이라고 했다. 다음 총선에 도전할 때도 이 구호를 쓸 것이다. 이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올바르게 일하라는 채찍질이자 주문이다.

-지난해 대선 승리 후 당에서 조직사무부총장 역할도 맡았다
▶대선 때 당대표 쪽 유세 단장을 맡았다. 추미애 대표와 전국을 다니면서 체계적인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경기도당 청년위원장으로 일할 때 4~5명인 조직을 500~700명이 넘는 규모로 키운 구체적인 경험을 많이 이야기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뒤 조직사무부총장 제안이 왔다. 최근엔 민주넷이라는 청년위 OB(Old Boy) 모임도 만들었다. 청년위를 마치고 의원에 당선되지 못한 사람들이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우가 적잖은데, 이들을 챙기는 모임이다. 인원이 400명에 달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조직가 면모가 있다. 험지로 분류된 경기 광주에서 당선된 비결은
▶비결은 다른 게 없다. 열심히 했다. 다만 지역에 뿌리내린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60여 년 전 경기 광주의 우리당 국회의원은 해공 신익희 선생이었다. 아버지는 신익희 선생의 청년조직을 담당했다. 평생을 민주주의에 바치셨다. 아버지가 들었던 민주주의 깃발을 내가 이어서 들었다. 아버지처럼 청년조직을 다지고, 성실하게 지역 곳곳을 돌았다. 농사일, 동네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민주당을 ‘빨갱이’라고 부르시던 일부 어르신들에게도 항상 미소로 다가갔다. ‘남과 같이 해선,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각오로 매일 아침 5시30분에 일어나 산행을 나가고, 자정 넘어까지 사람들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셨다.

-여당 주요 직책을 두루 맡은 만큼 앞으로 여당의 역할을 전망한다면
▶문재인정부는 국민이 ‘이게 나라냐’고 묻는 것에서 탄생했다. 국민의 손으로 전 대통령을 탄핵했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온전히 ‘이게 나라다’라고 답할 여건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다. 그러려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한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문재인 정부에서 전달한 이야기가 지역에서 실현될 수 있다. 지방선거 압승이 최우선이고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평화의 꽃이 피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으로도 활동한다. 의정활동에서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건 어떤 것인가

▶서민 주거와 국민안전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집은 사람을 담아내고, 사람이 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투기가 되고 상품이 됐다. 집이 편안한 안식처가 될 수 있는 서민임대주택이 필요하다.
또 임대주택을 보면 산속에 들어서는데, 이러면 교통 문제로 2차 경비가 든다. 역세권 같은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임대주택을 배치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은 국가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데 역점을 뒀다. 지역구에 인도(보행도로) 설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의원이 되기 전에 인도가 없어서 도로 옆을 걸어서 하교하는 초등학생을 봤다. 한번은 그 아이가 걸어가는 길을 뒤쫓아갔다. 아파트 앞에서 아이에게 하굣길이 무섭지 않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무서워 자다가도 놀랐다고 했다. 인도를 설치하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너무 좋다고 해 설치 약속을 했고, 올해 설치에 들어갔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국토교통위원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제안을 한다면
▶문재인 정부도 ‘주택은 투기 목적이 아닌 거주 목적이어야 한다’고 철학을 밝혔다. 지난 참여정부의 부동산 대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차근히 부동산 문제 해결책을 실현해야 한다. 임대주택 공급, 도시재생 사업 등 주택에 사람을 담는 일의 확대가 그것이다. 거시적인 부동산정책과 함께 미시적인 부동산정책도 함께 가야 한다. 경기 광주를 예로 들면 난개발로 인해 도시재생, 임대주택이 단 한 건도 없는 공급 부족 문제가 있다. 경기 광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각 지역의 주거복지를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해 국민이 만족할 부동산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20대 국회 후반부에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국토교통위에 머물며 할 일이 아직 많다. 지역을 중심으로는 고속도로, 철도 등 교통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 많다. 인도 설치와 같은 시민들을 편안하게 할 공약도 달성 중이다. 법안 활동도 국토교통위와 국민안전을 중심으로 치중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38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임기 내에 꼭 통과시켰으면 하는 법안은
▶두 가지 법안이 있다. 하나는 도시재생특별법 개정안이다.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지역도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는 취지에 맞게 난개발 지역도 도시재생 사업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또 하나는 안전행정위원회 소관 법안인 소방시설법 개정안이다. 지난해 밀양세종병원의 안타까운 화재사고의 원인을 보다 발의한 법안이다. 병원은 거동이 불편한 분이 많은 곳으로 대피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오히려 초기 진화 장비가 절실한데 다른 건물과 같은 소화장비 설치 규정을 적용받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발의한 개정안은 모든 의료시설에 스프링클러와 같은 초기 진화 장비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10년 뒤 ‘정치인’ 임종성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10년 후에도 ‘든든한 정치인’이고 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버지가 제 롤모델이다. 김 전 대통령이 꿈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또 척박한 경기 광주에서 민주당 깃발을 놓지 않은 아버지의 ‘끈기의 정치’를 계속 이어가는 정치인이고 싶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
現 제20대 국회의원 (경기 광주시을/더불어민주당)
1965년 8월 5일, 경기도 광주 출생
한양대학교 행정자치대학원 석사
제29대 광주청년회의소 회장
제7, 8대 경기도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국회 규제개혁포럼 공동대표
제20대 국회 청년미래 특별위원회 위원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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