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정국…‘미래권력’ 시나리오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8.05.01 09:32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민주주의에서 선거는 축제다. 정치인들은 선거로 평가받는다. 비판적인 여론이 들끓어도 선거에서 당선되면 어느 정도 희석된다. 아무리 좋은 정치인이라도 선거에서 외면당하면 정치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 오는 6•13 지방선거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방선거 결과에 정치적 셈법이 얽혀 있다. 지방선거 승패가 이후 정국에 영향을 준다. 이번 선거로 ‘기회’를 잡을 수도, 혹은 ‘무덤’이 될 수도 있다.



◇예고된 與 ‘전당대회’, ‘당권 쥔 대표가 2020총선 이끈다’

지방선거 이후 8월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여기서 당권을 쥔 사람이 2020년 총선을 진두지휘한다. 2022년 민주당 대선 후보자를 결정할 민주당원들의 표심이 여기에 달렸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를 역임한 문재인 대통령이 당권을 잡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 대선 고지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차기 민주당 대표가 대선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오는 6•13 지방선거 결과는 2020년 총선과도 연계된다. 민주당이 승리하는지, 패배하는지, 혹은 무승부를 기록하는지에 따라 당대표 유형이 바뀔 수 있다. 무난하게 선거가 승리로 이끌어지면 ‘관리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실세형’이 떠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여당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낙마, ‘드루킹 사건’에 휩싸였다. 특히 드루킹 논란이 더욱 커지면 청와대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의 대표는 ‘실세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주당 당대표 주자로는 송영길•설훈•김진표•김두관 의원 등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추미애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당대표 연임 금지 조항은 없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이후 당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도 당대표 물망에 올랐다. 김 장관은 지난달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 질문에 “너무 빠른 이야기”라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을 앞세운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겠느냐”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선거 이후에 따라 당대표 유형이 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 교수는 “대통령이 위기를 맞고, 당이 흔들릴 때 지도자형 대표가 나올 수 있다”면서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관리자형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차기 당대표가 총선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계파색이 옅은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는 “계파가 뚜렷하면 굳이 선거를 많이 남겨두고 갈등만 나올 수 있다”며 “특히 “민주당이 ‘노선’을 재정비하기 위해 당대표 역할이 중요하다. 지금은 약간 진보적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차기 당대표는 중립적인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 예고…洪 ‘연임’ 가능성
자유한국당의 경우 벌써부터 당권 관련 내홍(內訌)이 불거졌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연임’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지난해 7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 임기는 2019년 7월까지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6곳을 확보하지 못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가 물러난 이후 전당대회를 열고, 홍 대표가 다시 당권에 도전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만약 홍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다면 2020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쥔다.


홍 대표가 지방선거 너머의 정국을 본다는 것에는 이번 선거도 마찬가지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당이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를 내세웠다면 홍 대표의 대선 라이벌이 될 수 있다”면서 “홍 대표에게 황 전 총리는 경쟁자가 될 수 있어 홍 대표의 입장에서는 더욱 껄끄러운 존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홍 대표가 불리하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사실상 ‘친박(親朴)계’는 와해됐고 당에선 ‘친홍(親洪)파’가 주류다. 또 홍 대표의 임기가 1년 2개월가량 남았기 때문에 아직 한국당 전당대회 물망에 오른 후보가 없다.


조기 전당대회 이야기가 언급되자 당 중진은 홍 대표를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전제를 미리 까는 것이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 중진 의원들은 지난 3월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날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홍 대표가 너무 독선•독주하고 있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런 문제로 인해서 오히려 갈등이 증폭된다”고 언급했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서울시장에 출마한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당선 여부에 따라 당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의 지지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안 위원장은 뒤처진다. 이에 당선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안 위원장이 당선되지 못하면 유승민 의원이 당을 진두지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2020년 총선까지 유 의원이 당권을 잡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안 위원장이 패배하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 당내 영향력이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서울시장 출마 목적은 안 위원장이 선봉에 나서 지지율이 고무된 바른미래당을 견인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 목적이 선거 과정에서 더욱 부각된다면, 패배하더라도 안 위원장이 당에서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불리한 선거구도에 맞선 이미지를 얻으면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교섭단체는 지방선거 이후가 관건으로 보인다. 두 정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이뤘지만 시너지를 내지 못했고 또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를 내지 못해 존재감은 더욱 옅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이념을 중심으로 연대한 정당이 아니기 때문에 와해되기 쉽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평화당의 경우 호남 정치를 기반으로 한다. 선거에서 외면당하면 당 존립이 위험해진다. 특히 두 정당이 선거에서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총선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과의 단일화나 연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지방선거는 ‘기회’…떠오를 잠룡은 누구?
지방선거에 나서는 잠룡들에게 이번 선거는 ‘기회’가 될까, ‘무덤’이 될까. 우선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현 시장이 3선에 도전했다. 만약 박 시장이 성공하게 되면 민주당 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우상호 의원은 견제구를 날렸다. 우 의원은 지난 3월 국회 정론관에서 박 시장을 겨냥,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시장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26일 오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을 존중한다면 지금 다음 대선을 논할 상황이냐”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문재인 정부를 잘 성공시켜서 차기에도 민주당이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차기 대선에 대해 시민들도 똑같이 생각할 것이다. 제가 차기 대선에 대해 언급하거나 행동한다면 시민들이 좋아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한국당 김문수 후보나 바른미래당 안 위원장이 당선되면 이들도 역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일화로 굳어지면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김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때 경기도지사 3선을 포기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대구에 출마한 것에 대해 ‘명분이 없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패배한 김 후보가 이번 서울시장에 출마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 19대 대선 경선에 참여한 바 있다. 경기도지사에 당선되면 대선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않을 수 없다. 남경필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도 마찬가지다. 지난 대선 바른정당 경선에서 유승민 의원에게 패했지만 이번에 이 후보를 꺾고 당선되면 대선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 후보와 남 후보 모두 구설수를 겪은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SNS ‘혜경궁 김씨’ 논란이, 남 후보는 지난해부터 아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번에 경기도지사로 당선되는 후보에게는 그런 논란이 어느 정도 희석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교수는 “이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SNS 논란이, 남 후보는 지난 대선 전부터 아들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며 “만약 이번에 당선된다면 이런 논란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에 김경수 의원이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다. 여기에 김태호 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 나섰다. 이 둘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이 위치한 경남 김해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김태호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은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리턴매치인데다 둘의 정치적인 영향력이 크다. 김경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초선이지만 ‘친문계’ 핵심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 반면에 김태호 후보는 ‘보수진영’의 젊은 대선주자로 떠오를 수 있다.


김 의원은 ‘드루킹 사건’에 휘말렸다. 이 사건으로 김 의원은 정치 인생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혐의가 없다고 나오면 반사이익을 되레 얻을 수 있다. 정치 전문가는 드루킹 사건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신율 교수는 “드루킹 사건은 김 의원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진 후 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어렵겠다는 학습효과가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의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번 지방선거에 정치생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에 입당한 바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위원장이 합당, 바른미래당을 창당하자 원 지사는 거취에 대해 고민하다 무소속으로 제주지사 선거에 출마했다. 제주는 정당보다 인물이 선거에 영향을 줬기 때문에 무소속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의 당선 여부가 새누리당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그의 계산에 대한 평가로 나타난다. 원 지사가 당선된다면 보수 진영의 개혁 성향 대선 주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크지만, 당선되지 못하면 정치 위기를 맞게 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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