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vs인터뷰]택시 합승제 부활한다면, “같이 타실래요?”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승민 기자 2018.04.16 08:30
/사진=뉴시스

# 토요일 밤 강남역에서 친구들과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가려는 당신, 한 시간째 택시를 잡고 있지만 도무지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강남대로에는 당신과 같은 사람들이 끝이 보이지 않게 서있다. ‘이러다가 첫차 시간까지 기다렸다 가야 하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출퇴근시간이나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의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그동안 금지됐던 ‘택시합승제’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택시합승제는 1982년 법으로 전면 금지됐다. 합승을 위한 잦은 정차와 불확실한 요금 산정으로 인한 기사와 승객 다툼, 기사와 합승 승객의 공모 범죄 등의 문제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최근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교통 O2O(온오프라인 연계) 간담회에서 IT기술을 이용한 앱을 통한 택시합승제 부활 논의가 있었다. 달라진 시대에 택시합승제가 새로운 교통수요 해소제가 될 것인지, 또 다른 사회문제의 원인이 될 것인지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인터뷰 VS 인터뷰 ‘택시합승제 부활’ 토론을 위해 찬성측 안기정 서울연구원 박사와 반대측 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를 만났다. 

Q1. 택시합승제 찬성 측은 승차난 해소와 택시요금 인하 가능성을 주장한다

찬성(안기정 서울연구원 박사, 이하 안) 
"우선 서울시 출퇴근시간대나 심야시간대 실차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승차난 해소를 위해 확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차율은 택시 영업거리나 시간을 손님이 실제 승차한 주행거리나 시간으로 나눈 지표다. 쉽게 말해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택시 중 몇 대가 승객을 태우느냐를 나타내는 것이다. 서울시 주간 평균 실차율은 40~50%다. 그런데 심야에는 70% 이상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것은 전체 평균이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강남이나 도심은 그 이상이다. 따라서 합승을 허용하게 된다면 실차난이 심각한 곳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운행 효율도 높이고 요즘 화두가 되는 공유경제 기여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합승=택시요금 인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합승할 경우 택시를 공유함으로써 프라이버시가 침해되기도 하고 다른 승객의 승하차로 인해 돌아갈 수도 있다. 그래서 정해진 요금보다 할인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간접적으로 요금 인하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반대(강상욱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이하 강) 
“원론적으로는 그 두 가지가 합승제를 도입했을 때 이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합승이 승차난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적, 공간적, 시간적 범위가 한정적이다. 심야시간 서울의 주요 거점 몇 군데에 지나지 않고, 그 지역마저도 승객들이 낯선 사람과의 동승을 기피하고 운전자도 장거리 승객을 골라 태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굳이 여러 승객을 호객행위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서울시가 1~2년 전에 동승제를 적극 시행했는데도 실패한 게 이 때문이다.
또 하나는 요금 인하인데, 과거 농어촌이나 읍내 같은 외곽지역 버스요금이 100~200원 하던 시절에 택시요금이 1만~2만 원이던 곳은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합승이 이용됐다. 하지만 지금은 교통수단이 촘촘히 발달해 있고 택시요금도 외국에 비해 굉장히 저렴해서 요금을 인하하더라도 몇 푼 아끼자고 택시 고급서비스를 포기할 손님은 사실상 많지 않다. 예전에 비해 요금인하로 인한 합승의 이점도 많이 사라졌다고 본다.”

Q2. 반대 측은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과 합승하지 않는 손님에 대한 역 승차거부 등을 문제로 제기하는데 어떻게 보나

찬성(안) 
“우선 합승앱을 이용하게 되면 택시기사의 사진과 면허번호, 차량번호를 등록하게 돼있다. 그래서 과거에 우려하던 안전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운행되고 있는 카카오택시나 카풀앱도 범죄 문제는 제기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서울시 택시정보시스템이라는 것이 있는데 서울시 택시 운행정보나 기사정보, 승하차 결제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관리된다. 그런 시스템을 앱과 연동한다면 안전문제는 불식될 것이다. 동승 손님의 경우에도 앱을 이용하면서 개인정보를 등록하기 때문에 범죄엔 문제가 될 수 없다. 그게 문제라면 기존 카풀앱도 문제가 돼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승차거부는 앱을 이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합승앱을 이용하면 승객과 기사가 모두 수락하는 경우 운행이 성립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노상 택시를 타는 것처럼 승차거부 문제는 있을 수 없다. 만약 기사가 일방적으로 콜을 취소하는 경우는 현행법상 승차거부로 신고가 가능하다.” 

반대(강) 
“결국 가장 큰 이유는 동승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 때문이다. 동승자에 대한 정보 부재, 신원확인 부재 때문에 결국은 과거에 범죄에 악용됐다. 또 하나는 범죄까지는 아니더라도 심야에 안락한 귀가를 원하는 시민들의 높아진 기대수준에 비교해보면, 버스나 지하철보다 비싼 돈 주고 택시를 이용하면서 낯선 사람과의 불편한 동승을 결국은 기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이런 문제도 있다. 동승해서 가다가 비가 오거나 골목길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하면 경로나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그런 것 때문에 요금 시비가 일어나기도 하고 택시 이용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몇 푼 아끼려고 불편을 감수하느니 원하는 장소로 빠르고, 편하고, 안전하게 가겠다는 목적에 반한다는 것이다.

역 승차거부는 지금도 여의도에 밤 9~10시가 돼서 가보면 경기도 외곽지역으로 가는 택시들이 공공연히 호객행위를 일삼고 있다. 변형된 합승 형태라고 할 수 있다. 1회 탑승은 절약하는 것 같아 보일 수 있지만, 이게 보편화되면 많은 택시들이 승객을 합승해서 가려고 호객행위를 하기 때문에 택시를 타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과거의 경험이다.”

‘서울 택시 요금 인상 검토’ /사진=뉴시스
Q3. 국토교통부의 지난 O2O 간담회에서 IT업계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한 요금 산정, 기사 정보 제공 등으로 불안요소를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찬성(안) 
“일단 합승하게 되면 우회운전, 부당요금 징수가 많아 불안한 분들이 많다. 그런데 요즘은 IT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기술로 해소할 수 있다. 승객이 앱으로 택시를 호출하면 합승이라 할지라도 바로 노선이 앱에 그려지면서 택시의 위치나 하차지까지 최단거리가 표시된다. 거기에 준해서 요금이 산정되고 그것만 내면 된다.” 

반대(강)
"‘O2O 택시앱이 도입되면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완화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부분적으로 합승을 제안해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수도권 택시 이용자와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봤다.
그러나 조사 결과는 기대가 착각이었음이 나타났다. 일반택시에 대한 합승이 운전자나 승객이 60~70% 반대하는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간단한다. O2O앱이 운전자나 회사 정보는 제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승객들이 가장 우려하는 동승자 문제는 O2O서비스가 도입돼도 풀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만 풀린다면 나도 합승에 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시기상조다.” 

Q4.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입장은 어떻다고 보는가 

▷찬성(안)
 
“예전에는 택시기사들이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좀 있었다. 택시 운전기사들이 현금을 가지고 있어서 강도가 많았다. 요즘 범죄문제와는 오히려 반대 형태였다. 기사들이 과거 합승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 때문에 더 부정적인 것 같다. 지금까지는 택시를 잡다가 안 잡히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택시 승차를 포기하는 이용자가 많았다면, 합승제로 인해 택시 잡는게 원활해지면 전체적인 택시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앱으로 이뤄지는 합승에서는 과거의 폐단이 없어질 것이라고 본다.
2015년에 서울시에서 ‘해피존’이라는 이름으로 택시동승제를 도입하려고 했다. 그런데 안전문제 때문에 여론도 안 좋았고 비판을 받으면서 시행을 포기했다. 그런데 지난번 해피존 준비과정에서 노사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노사 대표는 오히려 반대하지 않았다. 택시업계도 나쁘게만 보는 것은 아니다.” 

▶반대(강)
“일부 단체는 합승을 하면 수익금을 올릴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현장을 뛰는 운전자들은 여전히 60~70%가 반대한다. 이것은 원론적으로는 수입이 증가될 것 같지만 현장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다. 이유는 간단하다. 택시 합승행위 자체로만 보면 승객을 많이 끌어올 것이고 수익도 늘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여러 대의 택시가 실어나를 손님을 특정한 한 대가 가져가는 셈이다. 
결국 합승행위라는 단건이 수입을 올릴 수 있을지는 모르나 앞으로는 여러 택시가 공유하던 손님을 특정 택시가 몰아가기 때문에 결국 택시업계 스스로 제 살 깎아 먹기 현상밖에 안 되는 것이다. 새로운 수요가 창출돼서 윈윈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택시업계 전체로 봤을 때 이득이 없다는 말이다. 현장의 운전자들은 과거 경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Q5. 일본의 경우 합승택시가 시범운행 중이다. 합승구간을 정하는 구간제나 심야시간대만 합승을 허용하는 합승 일부 도입제에 대한 입장은

찬성(안)
“일단은 구간제가 실효가 있을까 생각한다. 구간제보다는 전 지역으로 하고, 우선은 시간제가 더 급하다고 본다. 승차난은 전체 시간에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항상 특정한 시간대에 일정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 실차율이 주간에는 40~50%에 불과하기 때문에 낮시간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출근시간대나 아니면 심야시간대, 주로 10시 이후에 하는 게 취지에 더 맞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반대(강)
“일본이 최근 합승제를 시범 도입하니까 우리나라도 해보자는 제안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일본은 우리나라와 다른 두 가지 사정이 있다. 첫째는 OECD국가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택시요금이 비교적 저렴한 국가 중 하나고, 일본은 택시요금이 비싼 편에 속한다. 우리는 2~3명분의 대중교통 요금이면 택시를 탈 수 있을 정도로 싸기 때문에 택시요금을 절약하려고 합승하는 요인은 없다. 하지만 일본은 택시요금 자체가 우리보다 3~5배 비싸기 때문에 택시요금 자체만으로도 합승이 또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로서 매력이 있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는 모든 택시가 비슷한 형태인데 반해 일본은 노상택시와 콜택시(예약전용택시)로 이분화돼 있다. 또한, 합승택시 구간이나 정액제 요금 등 특수서비스가 다양하다. 그래서 손님들이 필요에 따라서 요금, 서비스, 안전문제에 따라 골라서 예약하거나 합승할 수 있도록 선택폭이 있기 때문에 시장논리에 따라 도입할 여건이 돼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합승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제조건인 낯선 사람과의 동승문제, 요금 및 운행경로 시비 문제만 해소될 수 있다면 택시는 오히려 또 다른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인천공항~서울 구간만 운행하는 합승이나 농어촌형 100원 택시와 같이 심야시간대 읍내에서 여러 사람이 타서 오지마을까지 운행하는 것이 그 예다. 노선도, 요금도 정해져 있고 손님들끼리 요금과 운행경로 시비가 원천적으로 없고, 동승자에 대한 신원확인도 불필요한 곳에 합승제를 시행하는 것은 오히려 택시와 버스 중간의 수요를 더 끌어들일 수 있고, 승객에게도 또 다른 서비스 선택의 기회가 되고, 택시에도 또 다른 수익 창출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런 곳에 우선 활성화한다는 데는 찬성한다. 다만 현재와 같이 대도시 노상택시에는 지금 같은 여건으로는 합승을 반대한다. 편익은 적고 이용자나 택시업계의 이득은 별로 없는 반면에 혼란, 불법, 편법 부작용이 크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4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arriepy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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