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참석 기조연설 [전문]

머니투데이 더리더 최정면 기자 2018.03.23 23:2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베트남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새로운 25년을 여는 한-베트남 경제협력의 미래'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날 열린 포럼엔 한국 측에서 31개 대기업, 21개 중견기업, 88개 중소기업, 40개 공공기관·협회, 주관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 등 181개 기업·기관, 베트남 측에서 200여개 기업·기관 주요관계자 등 총 65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베트남에선 기업인뿐 아니라 쩐 다이 꽝 국가주석을 비롯한 주요 부처 각료가 다수 참석했고, 꽝 주석 역시 양국 기업인을 상대로 경제협력 방향에 대한 기조연설을 했다.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 기조연설 전문이다>

한국의 5500개 기업들이 지금 베트남에 진출해 있습니다. 100만명의 베트남 노동자들이 좋은 일자리를 갖게 되었고 한국의 기업들은 유능하고 성실한 베트남 노동자들을 만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남국의 왕자 리롱떵(李龍祥)은 한국의 중세 왕조 고려에 귀화해 한국 화산 이씨의 시조가 되었습니다. 한국 조선왕조의 대표적인 학자 이수광은 '레' 왕조의 사신 풍 칵 코안(馮克寬)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문학, 학문, 사상을 교류했습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교육을 중시하는 유교문화의 전통, 열강의 지배에 항거했던 과거의 역사가 상호간 이해와 공감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이제 한국의 4대 교역국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입니다. 지난 한 해 연간 270만명의 국민들이 양국을 오갔습니다. 베트남 국민은 한류 문화를 좋아하고, 한국 국민은 베트남 쌀국수를 즐겨먹고, 다낭으로 휴가를 떠납니다.

양국이 수교한 지 2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경제인 여러분, 저는 작년 11월, 아세안과 한국이 함께 만들어 갈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습니다.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3P 전략입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저의 정치적 소신과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중심 경제'라는 정책방향과 일맥상통합니다. 양국 간의 교류와 협력도 양국 국민들에게 서로 도움이 되고, 함께 번영할 수 있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저는, 쩐 다이 꽝 주석님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양국은 '2020년까지 교역 1천억 달러 목표'를 이루기로 합의했습니다. 1000억달러 교역 목표는 아세안 전체 국가와의 교역 목표 2000억 달러의 절반입니다. 그만큼 베트남은 한국에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목표는 어느 일방의 수출입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상호 호혜적인 교역을 이루고, 양국 기업이 서로의 강점을 살려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상생협력의 파트너가 되어야만 이루어 낼 수 있습니다.

오늘 체결한 양국 간 소재부품산업 협력 양해각서는 베트남 기업의 역량 강화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자동차, 기계, 섬유 등 기간산업 협력도 더욱 강화할 것입니다. 양국 간의 무역 수지의 균형을 맞추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베트남은 '2020년까지 현대화된 산업국가 건설'을 목표로 경제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인구 집중, 교통 체증, 환경 문제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 강화는 이러한 고민의 산물입니다.

저는 아세안이 직면한 이런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작년에 교통・인프라, 에너지, 수자원, 정보통신의 4대 분야의 경제협력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이미 도로, 발전소, 석유화학단지, 신재생에너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기업이 베트남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반세기만에 산업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프라 구축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 정보통신기술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양국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 및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한 건설・도시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스마트시티를 계획 중인 아세안 국가들에게 양국의 역량과 협력 모범사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축적된 경험이 베트남이 추구하는 현대화된 산업국가 건설에 기여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저는 어제 한-베트남 과학기술원(V-KIST) 착공식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 기반과 산업화를 주도했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모델로 한 연구원입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교류가 베트남과 한국을 더 친밀한 미래로 이끌 것입니다. 베트남과 한국의 우수한 과학 인재들이 함께 연구하며 우정을 쌓아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흐뭇합니다.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찾는 것은 양국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한국정부는 혁신성장을 목표로 청년들에게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도 2020년까지 5천개의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양국의 청년들이 함께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스타트업 기업 간 교류, 청년 창업자들 간 네트워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겠습니다. 기업인 여러분께서도 두 나라 젊은이들의 도전을 함께 응원하고 지원해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자랑스러운 양국 경제인 여러분, 지난 25년간 양국의 눈부신 교류와 협력의 역사는 바로 경제인 여러분들이 만들어 왔습니다. 한국은 이제 막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경제인 여러분의 성원과 도움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요한 계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경제인 여러분에게 더 많은 사업과 투자의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오늘 아침 저는 호치민 선생의 묘소에서 30여 년 독립투쟁을 이끌었던 굳은 신념,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로 국민에게 모범이 되었던 지도자의 강직함을 보았습니다. 자랑스러운 베트남의 역사와 베트남 국민의 자존심을 느꼈습니다. 저는 베트남의 발전과 희망찬 미래를 확신합니다.

베트남의 번영이 한국에게 기회가 되고, 한국의 번영이 베트남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감사합니다.
thelead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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