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재외동포는 ‘공공외교’ 국가 자산”

[기관장초대석]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약진하고 있는 동포 2, 3세 적극 활용하면 국제적 위상 높아질 것"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8.03.07 10:03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사진=더리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재외동포 출신이 임명된 것은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최초다. 그는 기자 출신이다. 15년가량 언론에 재직하며 재외동포 문제를 직접 다뤘다. 한 이사장은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를 역임, 시민운동에도 몸담았다. 그는 누구보다 재외동포에 대해 잘 안다. 특히 재외동포의 ‘인권’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20년 동안 재외동포 상황이 바뀌었다. 1970년대에 이민 간 재외동포들이 자녀를 낳고 2, 3세가 각 나라의 주류사회에 진입하면서 재외동포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빛’이 있는 만큼 ‘그림자’도 있다. 20년 전에는 없었던 문제들이 발생한다. 일단 다문화가족 2세 문제다. 2000년대부터 중국과 베트남에서 결혼하기 위해 온 ‘결혼이주여성’이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1709건을 기록했다. 이혼율은 10%에 달한다. 한 이사장은 다문화 가정 중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별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법적 절차를 밟으면 양육권을 가질 수 없어서다. 이들의 아이는 한국 국적을 갖는다. 결혼이주여성과 자녀까지 재외동포로 분류돼 이들에 대한 문제 인식과 해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 이사장은 “재외동포를 활용하는 것은 공공외교”라고 말했다. 재외동포를 이용한 공공외교는 통일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고 얘기했다. 한 이사장에게 재외동포 현안을 묻기 위해 지난달 13일 서초구 외교센터에 위치한 재외동포재단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외동포재단이 설립된 지 21년이 지났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재외동포들이 모국을 느끼는 자부심이 달라졌다. 특히 동포사회 구성원이 달라졌다. 1970년부터 미국 이민을 비롯, 이민자들이 증가했다. 외국으로 나간 동포들이 낳은 2세가 지금은 30~40대가 됐다. 주류사회에 깊이 들어가 있는 시기다. 재외동포재단이 발족할 때는 이민을 한 세대만을 다뤘지만, 지금은 그들이 낳은 2세가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다뤄야 한다. 구성원이 달라진 만큼 정책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2000년대 이후부터 베트남이나 중국에서 온 결혼이주여성이 증가했다. 이것도 변화일 텐데
▶재외동포재단이 생길 때인 1997년 이후부터 결혼이주여성이 증가했다. 그때는 베트남이나 중국 여성들이 한국으로 와서 결혼하는 것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지 않았다. 사회적인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숫자가 적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집계를 시작했다. 2016년 기준으로 국제 결혼 이주 여성은 23만명이다.


-결혼이주여성의 결혼생활이 좋지만은 않다고 알려졌다
▶1/4 정도가 이혼하거나 별거한다. 가정폭력 문제로 여성이 참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수가 많다. 이 여성들이 법적으로 이혼 절차를 밟기보다는 야반도주 비슷하게 고국으로 돌아간다. 법적으로 정리하면 자식에 대한 양육권을 내놔야 한다. 양육권을 내놓기 싫으니 아이를 데리고 떠난다. 그러면 그 아이는 한국 국적을 유지하게 된다. 엄마는 중국이나 베트남 국적을 가지고 있고 자녀는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다. 그렇게 국적을 바꾸지 않는 비율이 80%가 넘는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베트남보다 잘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국적을 바꾸지 않는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사진=더리더
-베트남에서 살면서 한국 국적을 보유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일단 그 나라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라 대한민국 국적자는 국•공립학교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못해서 청강생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학교를 졸업해도 졸업장이 없다. 중학교 입학도 불분명하다. 이런 교육문제가 일단 가장 심각하다. 그리고 아빠가 없는 결손가정에서 자란다. 대부분 가난한 집에서 시집을 오기 때문에 다시 돌아가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다. 한국말을 하지 못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정체성이 없다. 삼류시민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런 아이들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른다. 정부도 모른다. 재단에서 연구해보면 최소 3700명에서 많으면 2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베트남 결혼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2만~3만명이 베트남과 한국 두 나라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
▶그렇다. 한국과 베트남 관계는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에게 베트남은 최고의 생산국이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갔다. 기업이 6300개가량이나 베트남에 있다고 한다. 기업 이동은 지속적으로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우리나라와 베트남 관계에 대해 장밋빛 그림을 그리고 한다. 큰 나무가 자라는 만큼 그림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를 롤모델로 삼으면서도 ‘혐한 감정’이 자라난다. 다문화 가정 아이 때문이다. 지속되고 있는 이 문제가 점점 커지면 국가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


그리고 사실 국가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인도적인 측면에서 봐야 한다. 그 아이들은 우리 국민이다. 베트남 빈민지역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밟지 못하면 범법자가 되거나, 범죄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재단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비단 베트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선진국에서도 발생한다. 한국과 미국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잠재적 위험에 처해 있는 한국 국민들이 많다.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입법을 통해서밖에 해결이 안 된다. 해결할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 소득과 관계없이 양육비가 나온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다 받지만 예외조항이 있다. 아이가 태어나서 나라 밖으로 나가 90일 이상 지나면 받지 못한다. 월 10만원 정도면 우유라도 먹일 수 있지 않나. 예산이 크게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다. 이들에게 수당을 제공하면 규모나 거주 지역 분포도 정부에서 알 수 있다. 현황이 잡히면 대책도 세울 수 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사진=더리더
-한 이사장은 선천적 복수 국적에 대해서도 비판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선천적 복수 국적은 대한민국 여성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미국 시민권을 가진 남성을 만나 결혼하면 5년 후 시민권을 받지만 만약 시민권을 받기 전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는 이중 국적이 되는 것이다. 부모는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아이는 이중 국적인 것이다. 본인 선택이 아니고 국적법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된 것이다. 선천적 복수 국적자들은 미국에서 공무원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에 들어가지 못한다. 실제로 육군사관학교 입학이 취소된 경우도 있다.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다. 심각한 개인 인권 침해라고 본다. 복수 국적을 인정하지 않는 선진국에는 모두 있는 사례다.


-선천적 복수 국적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서다.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도입한 법안이지만 너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법안에 대한 부작용이 크다. 국적이탈을 하기 위해서는 18세 이전에 해야 한다. 기간은 2년가량 걸린다. 18세 이전에 국적이탈을 하기 위해서는 16세 이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대부분 잘 모른다. 법적으로 이 기간을 줄여야 한다. 이 법으로 인해 공무원이 되지 못할 뿐더러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적 이탈을 해도 재외동포로 분류하나
▶그렇다. 재외동포의 법적 개념은 ‘우리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재외국민’이다. 또 외국 국적을 갖고 있는 ‘한국계 외국인’도 재외동포다. 국적을 가지고 있는 자와 국적은 없지만 우리나라 피가 섞인 사람 모두 재외동포다.


-재외동포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이라고 불렀다. 북한팀이 참석하고 김정은의 동생이 방문하는 등 우리나라가 통일로 한 단계 다가갔기 때문이다. 통일은 우리나라의 시대적 과제다. 통일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와 북한이 원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다. 독일이 통일할 때도 주변국이나 다른 나라의 합의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통일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국, 그리고 전 세계적인 나라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럼 누가 우리 편일까.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들은 우리의 ‘동포’다. 그들을 활용하면 ‘공공외교’가 될 수 있다.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사진=더리더
-공공외교를 적극 활용하는 나라는 어디인가
▶공공외교를 가장 잘하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국가의 존망 자체가 재외동포정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 국방, 정치 등 모든 게 연결돼 있다. 우리는 그 정도가 아니다. 그렇게 끌어올릴 수 있으면 재외동포는 국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인터뷰에서 못다한 말이 있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을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자 대한민국 건국 100년이라고 말했다. 지난 10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100년을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재외동포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김좌진 장군, 서재필, 도산 안창호 선생 등도 제외동포다. 역사적 위인들 중에서 잘 생각해보면 재외동포가 많다. 지금도 훌륭한 재외동포가 많다. 올해 11월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열리는데 우리가 예측하기로는 최소 6명이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프랑스 플뢰르 펠르랭 장관도 재외동포다. 재외동포 2, 3세들이 약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자산이다. 적극 활용한다면 국제적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염두에 두고 100주년 계획을 수립했으면 한다.



現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1956년 출생
한국일보 LA지사 기자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 이사
육군 정책발전자문위원
김영옥평화센터 이사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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