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어름사니 재능나눔으로 행복바이러스, 지역 공동체 살아난다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특집 최우수상 수상작]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윤희 기자 2018.02.08 09:2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칠곡군 어름사니 발대신/사진=칠곡군 제공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머니투데이 더리더의 공동 주최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칠곡군은 어름사니 재능나눔 프로젝트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농촌에 만연한 고령화 문제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칠곡군은 머리를 모았다. 전문인력으로 일하던 베이비붐세대들이 은퇴하면서 비경제활동 영역으로 이동한 것을 착안해 그들에게 사회 참여기회를 확대해 전문지식과 재능을 발휘할 통로를 제공해 지역사회로의 관심을 유도해 냈다.

마찬가지로 재정구조가 열악한 단체나 사회적 기업 등에는 재능을 가진 전문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기에 그들을 매칭시켜 시너지를 낸 것이 ‘어름사니 재능나눔 프로젝트’의 출발이었다.

전문인력을 비영리단체와 연계해 건전한 여가활동을 지원하고, 사회활동 참여의 기회로 지역 사회에 대한 관심과 자존감 향상되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군민 중심의 나눔문화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는 조짐이 생겨난 것은 일석이조의 효과다.
칠곡군의 재능나눔 프로젝트가 진행된 과정과 앞으로 계획을 듣기 위해 백선기 군수를 만났다. 백선기 군수는 지방자치 정책대상 프리젠테이션을 손수 진행하고 정책 입안부터 실행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적극적인 행정가다.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수상한 직후 백선기 칠곡군수(왼쪽)과 머니투데이 박종면 대표이사(가운데), 노박래 서천군수(오른쪽)

인터뷰에서 백 군수는“요즘은 어름사니 회원들이 더 적극적”이라며 “최근에는 회원들이 공연팀을 꾸려서 지역의 경로당에 순회공연을 하겠다는 의욕적인 의견도 직접 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운영해서, 지역 곳곳에 재능나눔을 통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할 계획이다.”라며 앞으로의 계획도 언급했다.

-‘어름사니 재능나눔 프로젝트’ 소개를 부탁한다
▶“어름사니가 좀 생소한 단어라서 어름사니가 뭐지? 하시는 분들 많을텐데, 우선 ‘어름사니’는 남다른 끼와 또, 역량을 갖춘 숨은 재주꾼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우리 칠곡군이 나눔이 넘치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추진하고 있는 나눔정책 중에 특별히, 재능나눔을 위해서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결성·운영하고 있는 재능기부단체의 이름이다.
그 동안 ‘어름사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숨은 인재를 발굴하고, 발굴된 인적 자원을 네트워크화 해서 나눔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
함께 나누고 즐기는 재능나눔이 새로운 기부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데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지역의 재주꾼 210명이 어름사니에 참여하고 있다.”

-210명의 회원들은 재능과 끼도 다양할 것 같은데 어떤 활동을 펼치고 있는지
▶“끼와 재능, 역량이 다양한 만큼 지역곳곳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부 전문인력은 읍·면사무소의 평생학습센터와 또는 민간에서 운영하는 각종 교양강좌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군민의 날 행사나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같은 대규모 행사뿐만 아니라 읍·면 단위로 이뤄지는 각종 소규모 문화행사에 참여해서 공연자로 또는 MC로 웃음치료사로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의 초등학교와 어린이집과 연계해서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도 있다. 앞으로 활동영역이 점차 확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리 나눔을 하고 있는 백선기 칠곡군수(가운데)

-어름사니 회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군에서는 어떻게 돕고 있나
▶“어름사니 회원들의 활발한 재능나눔과 역량발휘를 위해서 우리군은 지역의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인력풀을 구축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적극행정 차원에서, 재능기부를 필요로 하는 곳이나 또 행사를 운영하는 기관을 발굴해서 재능을 가진 사람과 서로 연결해주는 매칭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즉, 지역의 인적자원과 경로당이나 학교, 요양시설 등 재능기부가 필요한 기관, 지역에서 이뤄지는 크고 작은 각종 행사를 동시에 관리해서 재능나눔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책이 실행 되면서 보람될 때가 있다면
▶“현재 210명이 회원 등록된 ‘어름사니’는 6세의 최연소 회원뿐만 아니라 무려 86세의 최고령자 까지 참여해서 지금까지 130여회 약 900여명이 재능나눔 활동을 펼쳤다.
2015년 11월 발대식 당시에 100명이었던 회원은 2년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앞으로 참여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눔과 배려 문화가 넘치는 따뜻한 지역공동체는 결코 혼자 이룰 수 없다. 모두가 함께 마음과 뜻을 모아야 가능하다. 다행히 ‘어름사니 재능나눔 프로젝트’는 많은 군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군민들의 성원에 감사와 보람을 느끼고, 지역사회를 위해 나눔으로 봉사·헌신하는 주민들의 밝은 표정과 열정 어린 모습들을 보면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

-‘어름사니 재능나눔 프로젝트’의 어떤 것이 수상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나
▶“요즘, 어느 지역할 것 없이 고령화와 베이붐 세대의 은퇴로 비경제활동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우리군도 예외가 아닌데, 군 전체인구의 30%에 해당하는 3만 5천여명이 현재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분들의 삶의 질 개선과 행복지수 향상, 또, 사회참여를 위한 맞춤형 정책으로 심사위원들이 긍정적으로 봐주시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지역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고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시스템이 효과성이나 지속가능성, 또, 타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사례로 평가 받았다고 자부한다.”

-실행 이전과 이후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재능나눔 프로젝트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배려문화가 확산되고 물질 나눔 활동이 더욱 활발해졌다.
군민들이 매월 일정액을 기부하는 착한가게와 착한일터 가입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호이장학기금 100억 모금’과 ‘칠곡평화마을 조성사업’도 군민들의 성금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군민들이 물질뿐만 아니라 재능까지, 나눌 수 있는 것은 모두 나누고 있고 나눔과 배려 문화의 정착과 가치 실현에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자랑할 만한 것은 어름사니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진화하였다.
그 주인공은 칠곡 인형극단 ‘동화나무’로 경북도내 최초 문화예술공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경력단절 여성의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민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칠곡군은 공동체 의식이 타 지역보다 강한 것 같은데 비결이 있다면
▶“칠곡군은 6.25 한국전쟁 때 풍전등화의 위기속에서 세계전사에 빛나는 낙동강 다부동 전투의 승리로 최후의 보루를 지켜낸 호국평화의 도시이다.
이러한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군민들은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자긍심과 결속력,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의 비결은 ‘같이의 가치, 삶의 학교 인문학 사업’이다. 그 중 특히 ‘인문학마을’은 2013년 9개의 마을로 출발해서 2017년 25개의 인문학마을로 확대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들이 직접 소통과 공감을 통해 마을의 역사, 전통, 문화, 자연, 인적구성 등을 마을별 특징에 맞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개발·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어름사니 활용방안은
▶“어름사니 일부 회원들이 1시간 정도 운영되는 공연팀을 회원들과 같이 꾸려서 지역의 경로당에 순회공연을 하겠다는 의욕적인 의견도 주고있다.
앞으로,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운영해서, 지역 곳곳에 재능나눔을 통한 행복바이러스를 전파할 계획이다.

군에서도 군민의 행복과 따뜻한 나눔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재능기부단체 ‘어름사니’가 지역에서 행복충전소 역할을 감당하고 또 자리잡아 갈 수 있도록 활동상황을 공유하는 발표회나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 자생력 강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yunis@mt.co.kr

정치/사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