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 “전략물자 통합 컨트롤타워 절실”

[기관장초대석]"국제 평화와 안보 지키면서 수출진흥 이끄는데 노력해야"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8.02.02 11:05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사진=더리더

“‘전략물자’를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선진국 대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접하고 북한과 대치하는 특수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전략물자는 무기에 쓰일 수 있는 재료나 기술을 뜻한다. 911테러 이후 전 세계적으로 테러에 대한 관리가 강화됐다. 무기로 쓰일 수 있는 재료 수출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우리나라는 2007년 전략물자관리원을 만들었다.


아시아 국가에서 전략물자를 관리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다. 일본은 정부에서 직접 전략물자에 대해 다룬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략물자관리원(KOSTI)에서 전략물자에 대해 판정한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은 우리나라가 전략물자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전략물자관리원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과 인접하고, 북한과 대치하는 특수한 상황을 주목한다. 전략물자에 대한 중요성이 다른 나라보다 높기 때문에 협약을 맺어 연구한다고 말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이 지난해 10주년을 맞았다. 관리원이 생긴 이후 우리나라의 ‘전략물자’에 대한 연구는 얼마나 발전했을까. <더리더>는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 타워에 위치한 전략물자관리원에서 방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전략물자’라는 용어가 다소 생소하다
전략물자는 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물품이나 기술을 의미한다. 대량파괴 무기와 재래식 무기, 그 운반수단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제품을 뜻한다. 산업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물품도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면 전략물자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테니스 라켓 재료로 탄소섬유가 사용된다. 탄소섬유는 미사일 동체에도 쓰일 수 있다. 탄소섬유는 전략물자로 지정한다. 이런 특징으로 ‘이중용도 품목’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전략물자관리원에서는 전략물자를 지정하는 일을 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관리원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911테러 이후 테러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국가마다 테러 방지 의무를 다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국제적으로 ‘국제수출규범’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도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해 수출통제 제도를 이행하고 있었지만,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사실 부재했다. 전략물자에 대한 인식을 알리기 위해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략물자관리원을 2007년 만들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전략물자 수출관리 업무 지원을 위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서 전략물자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자면
전략물자는 대량살상무기가 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순위는 2016년 세계 8위에서 지난해 9월 기준 6위가 됐다. 그만큼 수출을 많이 하는 주도국가가 된 것이다. 기업이 안전하게 수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전략물자 지정을 소홀히 하게 되면 세계시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전략물자는 전 세계 체제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관리원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지키면서 수출 진흥을 이끌어야 한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사진=더리더
-‘전략기술’은 무엇인가
▶전략기술은 전략물자를 개발하거나 생산, 사용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의미한다. 전략기술 역시 수출허가 대상이다. 2014년 1월 대외무역법이 개정돼 해외 기술이전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이전하는 것 역시 수출로 간주하고 있다. 또, 계약이나 대가 유무와 상관없이 전략기술과 관련한 정보를 이메일이나 팩스, 교육, 연수 등을 통해 전달하는 무형의 기술이전 역시 수출허가 대상에 포함했다.


-중소기업 같은 경우 전략기술인 것을 잘 모를 수도 있을 텐데
대기업은 전략물자를 다루는 부서가 있을 정도로 민감한데, 중소기업은 사실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KOSTI에 신청하면 15일 이내에 전략기술인지 무료로 판정해준다. 또 전략물자관리시스템에서 전략기술 확인지표를 통해 가능 여부를 조회하거나 매치율 시스템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술유출이라든지 이런 면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다. 전략물자 수출관리에 대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와 핵 개발 실험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국제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UN 안전보장이사회는 다양한 결의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한으로 반입되고 있는 전략물자에 대한 통제를 견고히 하는 것이다. KOSTI는 통일부와 협조해서 대북 반출물자에 대한 판정, 정책연구, 교육 등을 수행하고 있다. UN 안보리 및 세계 각국의 제재 현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 분석해 수출 시 참고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 제재 안내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품이 다른 나라를 우회하여 북한에 유입되지 않도록 해외 아웃리치를 통해 국제 공조 체계를 견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전략물자에 대해서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사실 전략물자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선진국이 됐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전략물자에 대해 주축이 되는 곳은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다. 아시아에서 전략물자 시스템을 제대로 갖춘 곳은 일본과 우리나라뿐이다. 우리나라는 중국과 인접하고 전략물자에서 가장 민감한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유럽 국가에서 같이 공조하고 싶다는 ‘러브콜’을 받는다. 그들과 협정을 맺으면서 전략물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번에도 프랑스 전략물자산업연합(SIEPS)과도 지속적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다른 나라에도 전략물자관리원이 있나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을 비롯해 대부분 정부가 직접 전략물자에 대한 판정을 담당한다. 그만큼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우리 관리원이 만들어질 때도 당시 산업자원부가 하는 업무가 많다보니, 전략물자에 대해서는 위탁을 받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게 좋다는 판단에 전략물자관리원이 만들어졌다. 우리 관리원은 공적 성격이 굉장히 짙다. 우리가 전문적인 기관으로 국제 체제 안에서도 위상이 높다. 국제 통제품목 리스트에 우리가 안건도 많이 내고 통과율도 높다.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사진=더리더
-전략물자 교육도 진행한다고 알려졌는데, 교육과정을 설명한다면
전략물자 교육 내용은 기본적인 판정이나 허가 이론 강의부터 판정 실무에 대한 실습까지 다양하다. 교육과정은 수강 대상에 따라 나뉘어져 있다. 기업 교육은 월 1회 이상의 정규과정, 연 1회 이상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있다. 기업에서 요청 시 수시로 방문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총 733명의 기업 담당자들이 교육을 이수했다. 또 e-교육관을 개설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 없이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부나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별도 교육과정 개설, 방문교육 등을 통해 맞춤식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 및 대학원에 강의를 개설하여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실시하여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방 원장은 관리원 원장으로 직접 지원했는데, 계기가 있다면
원장이 되기 전에는 일반 공무원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전략물자뿐만 아니라 수출입 업무, 국제 업무를 담당했다. 꽤 오랫동안 수출입 업무를 해서 그런지 원장이 돼서도 업무가 익숙하다. 말단서부터 시작했으니 법 제도, 인사, 예산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두 알고 있다. 오랫동안 공무원을 하면서 쌓인 경험을 원장이 돼서 그린다고 할까,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싶었다. 이론과 현장 경험을 살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제3의 인생을 살자는 도전하는 마음으로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으로 도전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원장을 수행하는지
직원들이 막연하게 ‘공공기관에 다닌다’, ‘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하지 않기를 바랐다. 첫 번째 목표가 자아성찰이었다. 직원에게 동기부여 해줬던 게 가장 크다. 전략물자를 다루는 일이 국가적으로도, 국제적으로도 얼마나 중요하고 도움을 주는 일인지 알아야 한다. 나 하나가 만들어져서 회사가 되는데 그런 개인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왔을 때 보다 인원이 늘었다.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유기적인 체제를 만들었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사진=더리더
-전략물자를 다루는 것에서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전략물자의 컨트롤타워, 플랫폼을 만들어져서 역할을 한 곳에서 수행해야 한다. 전략물자를 판정하는 곳이 지금은 흩어져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 70% 정도 되고 다른 부서에서도 전략물자에 대해 다룬다.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한 곳에서 전략물자에 대해 판정하는 게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KOSTI가 10주년을 맞이했는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는지
우리나라의 무역 진흥에 이바지 하는 게 KOSTI의 설립 의의라고 할 수 있다. 국제수출 통제 체제 기술회의 참석, 개발도상국 아웃리치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OSTI가 양적인 면에서 처음 시작할 때보다 두 배 가량 성장했다. 지금 수준에서 또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싶다. 그 정도가 돼야 판정기관의 일원화, 컨트롤타워를 맡을 수 있다고 본다. 아시아 국가에서 우리가 세계적인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발전했으면 좋겠다.


방순자 전략물자관리원 원장
1959년 출생
동덕여자대학교 학사
행정공무원
現 전략물자관리원 원장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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