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공사-민간 시너지 창출하는 서울형 위탁개발사업”

[광역시부문 대상 | 서울특별시]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특집 대상 수상작 –새로운 공공개발방식 ‘서울형 위탁개발’, 김영일•최희영•김광일 주무관 인터뷰

머니투데이 더리더 홍세미 기자 2018.02.01 10:0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서울시 이성창 공공개발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서울시의 새로운 공공개발 방식인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이 지난 11월24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머니투데이 공동 주최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시의 ‘위탁개발사업’은 ‘공유재산 위탁개발사업’의 단점을 개선한 방식이다. 기존 공공시설 개발사업 방법인 재정투자와 민간투자사업의 장점을 모아 ‘공유재산 위탁개발사업’이 도입됐다.

발표를 진행한 이성창 공공개발센터장은 공유재산 위탁개발사업이 늘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전했다. 공개경쟁을 통해 수탁기관을 선정하겠다고 했지만 10년간, 22건 모두 1개 기관이 독점했다. 또 재정부담 없이 공공시설을 부담한다고 했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재정부담은 늘고 공공시설 규모가 준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서울시는 기존 위탁개발사업에 대해 분석하고 모니터링해서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위탁개발 모델의 특징은 △시작은 공정하게 △과정은 합리적으로 △결과를 책임지는 것 등이다.

‘서울형 위탁개발’은 실적보다 사업계획안 중심으로 수탁기관을 선정하도록 변경했다. 또 수탁자가 선정되면 계약부터 체결하던 방식에서 사업계획이 확정되면 계약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

각 절차는 미리 준비된 매뉴얼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수탁기관은 사업의 수익과 위험을 공동 분담하도록 기준을 신설했다.

서울시는 향후 추진 방향에 따라 서울시 1호 사업(강서구 등촌동 어울림플라자)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어울림플라자는 기존 복지시설이었지만 주민이 요구할 수 있는 편의시설, 수익시설이 함께 있다. 복지시설 안에 주민 편의시설이 있어 재정부담이 줄었다는 평이 나온다.

“지자체-공사-민간 시너지 창출”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서울시 위탁개발에 대해 “공공개발 방식을 개편하여 지자체와 공사 그리고 민간회사들이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 시너지 일부를 복지사업에 투자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이어 “서울시 위탁개발이 절차를 많이 개선하고, 두 개의 사업을 같이해 용적률을 높였다”고 밝혔다.

강맹훈 재생정책기획관은 수상소감에서 “서울시 위탁개발사업은 사실 그동안 중앙부처와 수없이 많이 소통했다”며 “서울시 위탁개발사업은 계층 간 화합을 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가 했던 추진 방향이다. 이런 정책이 마련될 수 있게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받아야 할 상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발표를 진행한 이성창 공공개발센터장은 수상소감에서 “서울형 위탁개발은 서울시에만 적합한 방식이 아니다. 행정안전부와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했다. 전국 어디서나 적용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리더>는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을 담당하는 김영일 주무관, 최희영 주무관, 김광일 주무관에게 사업을 생각해낸 계기와 배경을 물었다.

김영일•최희영•김광일 주무관 미니 인터뷰

-서울시 새로운 공공개발 방식인 ‘서울형 위탁개발’을 제안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을 설명하려면 그 이전의 위탁개발사업이 시작된 배경부터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 공공서비스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필요한 공공시설이 너무 많아져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필요했다. 이것은 서울시만의 문제는 아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투자사업이나 위탁개발사업이라는 새로운 공공시설사업 제도를 만들었다.

서울시도 제도 도입 초기부터 두 가지를 모두 검토해왔는데 잘 알려져 있듯, 민간투자사업은 장점도 있지만 지나치게 수익을 좇아 시민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들이 있었다. 위탁개발사업은 민간의 투자금으로 사업하는 민투사업과는 달리 공적 성격이 강한 기관이 사업자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훨씬 더 안정적이고 공공성이 강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래서 위탁개발사업을 적극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기존 사례들을 찾아보니, 성공한 사업도 있었지만 실패한 사례도 많았다. ‘왜 어떤 사업은 성공하고, 어떤 사업은 실패했을까’라고 오랫동안 문제를 고민하다가 최대한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아 만든 것이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이다.

-서울형 위탁개발 방식은 다른 공공개발 방식과 어떤 차이가 있나
기존의 위탁개발사업과 다른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의 차별 전략을 말하자면, 시작은 공정하게, 과정은 합리적으로, 결과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작은 공정하게’는 위탁개발을 시작할 때 수탁기관을 선정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기존 위탁개발사업은 실적을 중심으로 수탁기관을 선정하도록 되어 있어 한 기관으로 독점이 강화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서울시는 실적이 아니라 실력으로, 좋은 사업계획안을 제안하는 수탁기관을 선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했다.

‘과정은 합리적으로는’ 사업을 추진하는 절차와 관련이 있다. 이제까지 위탁개발사업은 사업내용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계약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사업내용을 조정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미 사업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변경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은 서울시와 수탁기관이 충분히 검토하고 검증한 뒤 사업이 확정되면 그 이후 계약을 체결하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결과를 책임질 수 있도록’은 서울시와 수탁기관 사이의 관계와 관련이 있다. 위탁개발사업은 수탁기관이 지자체를 대행하여 사업을 추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리스크는 모두 지자체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이럴 경우 수탁기관은 사업의 책임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자칫 부실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은 함께 책임지는 공동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업제안서나 계약서상에 리스크 분담 방안 등을 명시하도록 기준을 신설했다.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시상식에서 강맹훈 서울특별시 재생정책기획관이 상을 받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현재 서울형 위탁개발 시설은 어떤 게 있고 또 어떤 성과가 있나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으로 완공된 사례는 아직 없다. 1호 위탁개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등촌동 어울림플라자는 수탁기관을 선정해 사업계획 수립을 완료했고, 설계공모 추진을 앞두고 있는 단계다.

건물로 완공된 성과는 아직 없지만, 앞으로 서울시 위탁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것이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이것이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해줘 대상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난항을 겪었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면
현재 1호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기존의 모든 제도와 절차를 개선해 놓고 나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면서 한편으로는 동시에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

한 예로 수탁기관을 선정하는 기준 때문에 1호 사업이 한동안 지연된 적이 있었는데, 서울시가 수탁기관을 선정할 때 실적보다는 사업계획안을 보고 선정하는 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지만 관련 지침이 그렇게 되어 있지 않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다. 그 지침이 행정안전부에서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공유재산 운영기준’이다. 그래서 행정안전부에 개정 건의도 하고, 토론회에 참여하여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하는 등 열심히 노력한 결과, 우리시 의견이 다소 반영된 현재의 지침으로 변경되었으나, 앞으로도 많은 부분의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서울형 위탁개발에서 개선돼야 할 점은 무엇인가
지금의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은 완성형이 아니다. 1호 위탁개발사업의 시범사업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사업계획의 수립부터 승인까지의 단계를 정리한 것이 현재의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이다. 아직 건축물을 공사하는 단계나 그 이후의 운영관리 단계는 2단계 사업으로 남겨져 있다. 운영관리는 최장 30년까지 갈수 있기 때문에 진짜 장기 사업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 했던 일보다도 더 큰 숙제가 남아있는 셈이다.

-앞으로 서울시 공공개발은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고 보나. 내년 계획이 있다면
▶1호 사업 이후로 2호, 3호 후보지들이 대기 중에 있다. 우선 내년의 가장 큰 목표는 1호 위탁개발사업을 착공하는 것이다. 시민들도 서울시 공공개발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는 날이 곧 올 거라 기대하고 있다.

-정책대상에 참여해보니 어땠나. 느낀 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이야기해준다면
사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실무자 입장에서는 지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서울형 위탁개발사업의 정책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큰 응원을 받을 것 같고 마음가짐도 새롭게 하게 된다.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개선해야 할 점을 굳이 꼽는다면, 최종 라운드에서 각 정책에 대한 발표자는 약간 균등할 수 있도록 미리 조정했으면 좋겠다. 어느 팀은 시장이 발표하고 다른 팀은 주무관이 발표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아 보였다. 물론 심사결과는 매우 공정했다고 생각한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semi4094@mt.co.kr

정치/사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