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영구,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 추진으로 최우수상 수상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특집] 주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는 동 복지, 다함께 행복한 동네 만들기

머니투데이 더리더 임고은 기자 2018.01.31 16:5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부산시 수영구의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 추진’ 사업이 지난해 11월24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과 머니투데이 더리더 공동주최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김남두 총무과 총무국장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저복지국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다양한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역주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정책을 만드는데도 복지체감도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산시 수영구의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 추진’은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일반적인 복지정책은 정부에서 틀을 잡고 그에 맞는 대상을 모색해 지원하는 형식이었다. 수영구는 역순으로 진행했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을 먼저 발굴하고 찾아가 맞춤형 복지를 제공했다. 이제까지 잘 몰라서 혜택 받지 못했던 인포푸어(info-poor)도 ‘찾아가는 복지상담’을 통해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찾아가는 방문상담 사업 이전 71건에 불과했던 사례관리대상발구수는 사업 시행이후 216건으로 약 3배 증가했다. 3배 많은 지역 주민이 복지를 향유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희망 플러스단’이 사례발굴에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주민이 주민을 돕고, 도움을 받은 이가 또 다른 이를 돕는 지역 복지의 선순환을 유도했다.

김남두 총무국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주민들과 협업하는 것, 주민들이 서로 자기가 혜택 받았던 것을 환원한 것이 중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더리더는 새로운 방향으로 복지를 전달하는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 추진’ 사업에 관해 자세히 듣기 위해 수영구 주민생활지원과 희망복지지원계 오승현 계장과장을 만났다.

오승현 희망복지지원계장 미니인터뷰 

오승현 희망복지지원계장 (사진=머니투데이)
-기존 복지사업과 수영구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기존에는 주민이 먼저 동주민센터를 내방해 복지상담을 받고, 정부는 공적급여 위주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다. 수영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을 공공에서 먼저 발굴하고 찾아가서 맞춤형 복지 상담을 진행한다.
공공의 일방적인 복지급여 제공이 아닌, 지역 주민, 단체, 민간기관들이 힘을 모아 수요자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복지체감도를 높인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방문형 복지를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주민,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방문복지를 위해서는 우선 많은 복지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처음에는 동주민센터에 복지담당 공무원이 2명뿐이었다. 동복지허브화를 위해 새롭게 복지공무원 3명과 사례관리사, 보건소 방문간호사를 동주민센터에 배치했다.
사실 인력 확충은 쉽지 않았다. 동복지허브화 추진단을 구성해 관련부서에 협조를 요청하고, 사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노력을 꾸준히 했다. 무엇보다 구청장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어 가능했다.

-주민들의 나눔복지 참여 유도는 어떻게 이루어 졌나
▶동복지허브화는 동주민센터의 복지기능을 강화하고 공공과 민간이 함께 협력하는, 찾아가는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인력과 자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구석구석 어려운 주민들을 찾고 복지체감도를 높이기 힘들다. 주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사업이다.
먼저 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희망플러스단을 조직했다. 각 단체의 성격에 맞게 발굴팀, 지원팀, 돌봄팀 3개 팀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발굴팀은 도움이 필요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지원팀은 후원금품 등 자원 지원을, 돌봄팀은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반찬, 빨래 봉사 등을 했다.
또 주민과 공무원이 함께 도움이 필요한 가구를 직접 찾아갔다. 어려운 이웃들의 생활모습을 눈으로 보고,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동장과 주민들이 함께 어려운 이웃 가정을 방문하자는 ‘통합돌봄데이’도 만들었다.
희망플러스단은 이런 활동으로 어려운 이웃들의 생생한 소리를 듣고, 다른 주민에게 전파하며 십시일반 후원금, 물품 등을 모금해 전달했다. 횟수가 거듭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나눔 복지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점차 늘어났다.

오승현 주민생활지원과 희망복지지원계장 발표모습(사진=머니투데이)
-발굴팀은 어떤 방식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했나
▶발굴팀은 복지통장, 동협의체 위원, 파출소, 소방서, 요쿠르트 배달원 등으로 구성됐고, 각자 사회적 역할과 책임, 직업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동네의 미처 발견되지 못한 어려운 이웃을 찾아 신고하도록 했다.
2015년부터는 테마별 전수조사에도 들어갔다. 차상위 복지대상자, 폐지수거노인, 60세 이상 1인가구, 40~60세 1인가구 등 3년간 23,837가구를 일일이 방문했다. 적은 수의 복지공무원만으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각 동의 복지통장, 동협의체, 독거노인관리사, 노인복지관,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약을 맺고 함께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1차 전수조사는 복지통장, 협의체, 독거노인관리사가, 2차 심층조사는 공무원 등 공공기관이 진행했다. 1차 전수조사에서 사각지대로 의심되면 재방문을 통해 심층조사를 하는 형식을 취했다. 그 결과 5,193건의 복지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부동산 중개업소 45개소 사장님들에게는 3천만 원 이하의 전원세 세입자, 급매물을 내놓은 사람들 중 복지 사각지대로 의심되면 동주민센터로 신고하도록 했다. 파출소는 의심사례 신고, 위기가구 동행방문, 취약계층 밀집지역 수시 순찰, 캠페인 등에 협조했다.
소방서는 긴급 출동 시 재난, 질병 등 위기가구를 발견하게 되면 신고하도록 하고, 요쿠르트 배달원 등 음료배달원은 배달을 통해 취약계층의 응급, 위기상황을 감지하면 즉시 동주민센터에 알리도록 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
▶아무래도, 도움이 필요한 가구가 동주민센터, 민간기관, 주민들의 여러 도움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찾게 됐다는 소식을 들려 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개인 보다는 여러 팀이 함께 힘을 합칠 때, 사업에 참여해 도움을 준 주민들이 행복해 하고 보람을 느낄 때 뿌듯함을 느낀다.
전수조사를 위해 가정방문을 할 때, 먼저 찾아와 줘서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생계비, 의료비, 후원금품 등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말하지 않아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찾아가서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기뻐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찾아가는 서비스’의 중요성을 느꼈다.

-구민들이 가장 만족한 서비스는 무엇이었나
▶우리 구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보건소 방문간호사가 동주민센터로 파견·배치돼 있다. 복지대상자들 중 상당수가 건강상 문제를 가지고 있는데, 가까운 동주민센터에 간호사가 있어 언제든지 상담 받을 수 있고, 또 집으로 자주 방문해서 혈압, 당뇨 등 기초건강 체크와 건강상담을 해주니 매우 만족도가 높다.
또, 재능기부자로 구성된 뚝딱이 봉사단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세대를 방문해 비용이 많이 들어 엄두도 못 냈던 집수리를 해준다. 이것도 반응이 매우 좋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민관협력을 통한 동복지허브화는 복지서비스의 체계가 공공중심에서 민관협력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그동안 공무원들은 공공자원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 익숙했고, 민간도 역시 공공기관을 고려하지 않은, 민간 입장에서 지역활동에 참여해왔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복지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소통, 합의, 상호 격려 등 많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또 잘하려는 의지가 앞서다보니 기다림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것도 조금 아쉬웠다. 2018년에는 이 부분을 더 잘 챙기고, 그동안의 성과를 토대로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복지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방자치 정책대상을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민관협력을 통한 우수 활동 사례와 성과를 알리고 싶어 많이 준비 했는데 발표가 5분이내로 제한돼 있어 준비한 것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김남두 총무과 총무국장 수상사진 (사진=머니투데이)
-2018년 수영구 복지 목표는
▶더욱 촘촘한 인적안전망 구축과 꼼꼼한 관찰로 지역 주민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수영구가 되고자 한다. 우리 마을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주민과 소통하면서, 더 살기 좋은 마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방자치 정책대상을 추진하고 큰 무대를 마련해 주신 머니투데이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지방자치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우수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길 부탁한다.
imgo62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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