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 행정’으로 분권 준비 끝

[Cover Story2 지방자치 20년, 다시보는 일년]구례•하동•가평군 정책 리뷰, "지역민 맞춤 먹을거리 개발, 한명도 소외되지 않게 군정 추진"

홍세미 기자 2017.09.07 09:4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지방정치는 국민 행복과 맞닿아 있다. 국민 전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주민밀착형인 지방행정부터 바로 서야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중앙권한을 지방이양•지방으로의 기능을 분산하기 위한 움직임도 무관치 않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부터 지방이양일괄법을 단계별로 제정해 국가 기능의 상당 부분을 지방에 이양하기로 했다. 국가의 통합성과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 소극적인 중앙권한 지방이양과 지방으로의 기능 분산을 해결하기 위해 제2국무회의로 상징되는 과감한 권한과 기능 이전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교육 현장의 자율성이 강화되도록 교육 거버넌스(governance)를 개편하는 등 각 지역의 교육자치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계획을 내세웠다. 중앙의 일방적 지방 사무 신설 및 부담 전가를 통한 지방의 자치권 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개정 법령에 대한 사무배분 사전협의제’도 도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풀뿌리 민주주의 구현을 위해 주민 조례개폐청구 요건을 인구 규모별로 세분화하고 주민투표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현행 투표율 1/3 이상인 주민소환 개표 요건의 완화도 추진한다. 도의 아래, 읍 또는 면의 위에 해당되는 ‘군 단위’에 집중된다. 기초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인 군은 역사적으로 우리 지방행정구역 중 가장 오래된 단위다. 군수는 광역시 또는 도의 관할에 속하는 하급 지방자치단체인 군을 대표하고 그 행정을 책임지는 장이다.

지방은 ‘분권’할 준비가 돼 있을까. <더리더>는 3주년을 맞아 세 군데 ‘군’을 선도사업 우수사례로 선정했다. 기준은 △일자리 창출 △생활인프라 △기초인프라 △문화•복지 서비스 등이다. 이 기준을 토대로 우수 군과 정책을 소개한다. 선정된 군수들이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우수 선도사업에 대한 사업발굴 배경과 집행과정, 성과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을 토대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살펴본다.

▲전남 구례군은 이번달 9일 국제철인3종경기협회(WTC)에서 승인한 국제 어린이 철인 경기 ‘아이언키즈 구례 코리아’ 대회가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열린 아이언키즈 구례 코리아대회에서 참가 어린이들이 질주하고 있다. 사진=전남 구례군청 제공
◇구례군

구례군은 지난 2015년 12월호에서 지방자치 모범지역(군,구청 단위)으로 지정됐다. 10년 동안 침체된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해 구례자연드림파크를 조성하고 전국 최대 규모의 산림휴양 타운을 조성했다는 평가에서다.
구례자연드림파크의 고용 인원은 500명을 돌파했다. 구례군은 2017년 구례군 운영발표해서 구례자연드림파크 2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는 매년 ‘전남구례자연드림락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에는 YB, 부활, 김경호, 크라잉넛, 스컬&하하, 신현희와김루트 등 라인업을 꾸렸다. 3회째 맞은 락페스티벌은 올해도 성황리에 마쳤다는 후문이다.
또 구례군은 이번 달 9일 국제철인3종경기협회(WTC)에서 승인한 국제 어린이 철인 경기 ‘아이언키즈 구례 코리아’를 개최한다. 아이언키즈 구례 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최초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힐링도시 구례’에서 개최,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참가 규모를 3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미래의 철인 꿈나무와 보호자가 함께 경기에 참여해 가족 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참가한 어린이들의 자긍심과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추진된다.

서기동 구례군수는 <더리더>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물고 쉬면서 그 지역만의 특색 있는 음식을 맛보고 각종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힐링이 될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자원 개발이 관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구례자연드림파크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외의 많은 지자체에서 찾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 이는 지자체와 기업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농업 6차 산업의 모범모델로 확실히 자리매김하였음을 의미하고 있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구례군은 그밖에 △구례 배와 감의 해외 수출 △구례 오이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 등의 정책 성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동군
경남의 남서부에 자리잡은 하동은 서쪽으로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남의 구례•광양과 이웃해 있다. <더리더>는 2015년 12월 지역공동체행복지표의 개발과정을 직접 취재하기 위해 시범 조사지역을 직접 탐방하는 취지에서 윤상기 하동군수를 인터뷰했다.

윤 군수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이라고 답했다. 윤 군수는 군 운영을 사람중심, 실천중심, 현장중심으로 군정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윤 군수의 정책을 보면 명확해진다. 우선 버스가 다니지 않는 오지마을에 ‘100원 행복택시’를 운영하는 것과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던 관내 CCTV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 CCTV 통합관제센터 구축, 하동읍 시가지를 생활문화경제 중심 공간으로 재편하는 하동읍 활력프로젝트, 상습침수 예방을 위한 우수저류조 설치, 농촌 고령자 공동시설 ‘행복둥지’ 개소 등은 모두 사람중심이다. 윤 군수는 “단 한명의 군민이라도 소외되지 않도록, 불편하지 않고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사람중심 군정의 목표”라고 언급했다.
특히 하동군의 먹점마을의 ‘한땀한땀 어르신공동체 활성화사업’이 행정자치부의 ‘2016 희망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어르신공동체 사업은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와 초저출산으로 노인인구 비율 증가에 따른 정책이다. 특히 군에서는 노인의 비율이 높다. 그들에 대한 고립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동군은 그런 맞춤형 정책을 펼쳐 큰 호응을 얻었다.

먹점마을의 ‘한땀한땀 어르신공동체’는 지난해 7월부터 마을공방을 운영하며 생활한복, 고무신 리폼, 각종 소품 등을 만들었다. 작업장인 마을회관이 낡고 비좁아 공동작업장 신축과 마을공방 운영, 어르신 작품전시회 등의 내용으로 공모사업을 신청했다.

먹점마을은 지난해 9월 경상남도와 행자부의 현장 평가에 이어 지난달 공모사업선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인센티브로 특별교부세 4,0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알려졌다.

하동군과 마을 어르신공동체는 특별교부세와 도•군비 등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올해 9월까지 공동작업장•마을공방 등의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동군은 인구 증가를 위해 전입세대 지원과 출산장려정책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관기관과 기업체 근로자들의 군 거주운동을 추진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방침이다.

지원 대상은 전입일 기준으로 2년 이상 다른 시군구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다가 가족이 전입해 3개월 이상 거주하는 세대로 2인 30만원, 3인 50만원, 4인 이상 70만원을 지원하며, 노인과 기업체 근로자에 대한 전입지원 시책도 마련됐다.

▲2016년10월2일 오후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린 제13회 자라섬국제제즈페스티벌에서 관람객들이 우산을 쓴채 공연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가평군

경기도 가평군은 서울과 가깝다. 경춘선 상천역과 굴봉산역 사이에 있는 가평역은 2012년 2월부터 ITX-청춘이 운행하면서 접근성이 편리해졌다. 열차 이름대로 가평은 청춘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 가평군은 <더리더> 2015년 2월호에서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코너에 담았다.

가평의 큰 축제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다. 매해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이다. 각 지역마다 축제가 열려 그중 흥행하기는 쉽지 않다. 김성기 가평군수는 “국민들에게 축제로 이름을 남기고 경쟁력을 얻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런 경쟁을 뚫고 2004년 시작된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2009년~2010년 유망축제, 2011~2013년 우수축제에 이어 2014년 최우수축제로 선정됐다.

김 군수는 페스티벌 성공 비결에 대해 “가평군민의 응원이 가장 컸다”며 “페스티벌 참가자도 초반 젊은이에서 9회부터는 중장년층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참여 폭이 넓어지면서 가족형 축제로 정착했다”고 밝혔다.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특히 지역 경제를 살린다는 평이다. 재즈 사과, 재즈 와인, 재즈 막걸리, 재즈 컵 불고기, 재즈 밥상 등 다양한 상품이 출시된다. 2015년부터 자라섬 ‘뱅쇼(가평산 친환경 포도를 가공해 만든 무알코올 음료로 따뜻한 와인)’에 대해 반응이 좋았다.

페스티벌을 이용한 지역 특산물만 있는 게 아니다. 김 군수는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지역 특산물과 마을특화 제품,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문화체험형 전통시장인 ‘잣고을 전통시장 토요장터’를 시도하고, 상권을 살리기 위해 ‘골목형시장 육성’ 및 ‘주차환경 개선사업’ 등 추진한 바 있다. 또 가평군은 2015년 경기도가 주관한 넥스트경기 창조오디션에서 대상을 수상, 100억원의 ‘가평 뮤직빌리지’ 조성을 위한 추진금을 얻었다. 뮤직빌리지 조성 사업이 올해 2월 기공식을 열었고 내년 6월 준공이 목표다.

김 군수는 국내 1호 뮤직빌리지에 대해 “교육, 창작, 컨벤션, 서비스산업이 조화되는 뮤직-존, 비즈니스-존, 푸드-존을 만들고 이를 녹여내 52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6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100억원 규모의 경제효과를 유발시킬 계획”이라며 “100억원의 시설비와 토지매입비 130억원 등 230억원이 투입돼 대한민국 음악도시가 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김 군수는 지난 7월 취임 3주년을 맞아 △공동체마을 만들기 △서울에 가평장학관 건립 △잣고을 전통 야시장 운영 △상•조종면 도시가스 보급 △다목적 체육문화복합센터 건립 △산림생태문화체험단지 조성 △각 읍면 21개소 도시기반시설 구축 △북한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운영 △레일바이크 관광사업 등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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