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문 대통령도 다녀간 ‘외갓집’

제주의 청정 농산물 ‘정성 꾸러미’, 마을공동체 상생과 도농교류의 본보기

박영복 기자 2017.08.03 13:2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농가경제 활성화를 6차 산업이 책임지고 있다. 농사만 지어 도매가로 농작물을 넘기던 농민들이 제조와 마케팅, 판매,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6차 산업의 최전선에 나서고 있다. 더리더는 농민의 변화로 농가가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농촌을 찾기 바라는 마음으로 신규 코너를 선보인다. 농촌이 잘 살아야 우리 먹거리의 질이 좋아지고 삶이 풍요로워진다. 제2의 농촌 호황기를 만들 ‘新농민’들을 만나보자. / 편집자
▲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제주에 외갓집이 생겼다. 한 달에 한번 직접 농사지은 농작물 꾸러미를 받는다. 수도권 도시에서 제주의 풍성함과 향취,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제주 무릉외갓집영농조합법인은 지역 주민들 스스로 일자리와 소득 창출, 지역 고유 관광콘텐츠 발굴 등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로 농촌 경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전국 각지의 농촌마을이 시도해 볼 만한 마을공동체 모델일 듯하다.

음식은 땅으로부터 시작되 식탁으로 비로소 완성된다. 자연의 정성이 담긴 좋은 재료는 그 자체로 좋은 요리가 되어주며, 좋은 요리를 위한 좋은 재료는 자연과 농부의 손을 통해 탄생된다. 이러한 좋은 식재료를 1년 12번, 매달 한 번씩 받아 볼 수 있다.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은 제주의 제철 농수산물을 전국의 각 도시에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무릉외갓집의 꾸러미 상품
외할머니가 바리바리 싸주던 농산물 꾸러미, ‘무릉외갓집’ 브랜드로 탄생
‘무릉외갓집’은 제주도 서남쪽,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 2리에 위치해 있다. 무릉 2리는 노선버스마저 하루에 두 세 차례 정도만 오가는 고요한 중산간 오지마을로 좌기동·인향동·평지동이 속해있다. 이러한 마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올레길이 나면서부터다. 무릉 2리는 올레 11코스가 지나가는 종점이며, 12코스가 시작된다. 2009년 올레길이 지나는 마을과 기업의 자매결연을 추진하던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에게 김대현 벤타코리아 대표가 부탁해 무릉 2리와 연결고리가 맺어졌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는 “김대현 대표가 마을 이장과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을 공동사업을 고민할 때 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매와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농산물 꾸러미 사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어서 김윤우 대표는 “이를 제안한 김 대표가 일주일에 2~3번씩 서울과 제주를 왕복하며, 무엇을 판매하고 어떤 방식으로 판매할지, 어떤 이름을 지을 것인지 함께 자문해줬다”고 한다.

아울러 “그 결과 어릴 적 외갓집에 들렀을 때 외할머니가 오이나 호박, 가지 등 텃밭에서 자란 농작물을 바리바리 싸주시는 정겹고 푸근한 모습을 담아내려는 마음으로 ‘외갓집’이라 명했고, 그 앞에 마을 이름을 붙여 ‘무릉외갓집’이란 이름이 탄생했다”고 조합명의 탄생 스토리를 전했다. 또한 “지금까지 8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열정적인 분을 만나 고맙고 마을의 행운”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제주 청정 지역에서 자연의 선물을 받고 자란 농산물
제주가 고향이고 작년에 영농조합법인 대표로 선출된 김 대표는 제주 농산물의 특징에 대해 “제주도가 대체로 화산지형이지만 이곳은 황토밭이고, 제주 온기가 유난히 발달한 지역이다”라며, “비옥한 토양과 알맞은 일조량은 제주 농산물에 주는 자연의 선물이기도 하다”고 감사해 했다.

이어서 그는 “무엇보다도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로 감귤, 마늘, 야채들이 전국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제주 농산물은 일반 마트에서 느끼지 못한 건강함이 느껴지는 것은 당도는 물론 당산비와 감미비 등 까다로운 검품 과정을 거쳐 엄선하고 정성을 다해 담았기 때문에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월간 꾸러미- 청정 농수산물 5~6가지 품목, 제철에 맞게 교체
무릉외갓집 꾸러미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김 대표는 “1년에 12번, 매달 한 번씩 배달되는 ‘월간 꾸러미’는 제주에서 생산되는 청정 농수산물 5~6가지 품목으로 구성 된다”고 설명한다.

한편, “영어 교육 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 꾸러미’는 채소류와 과일 그리고 육류 및 신선식품 등을 고객의 주문에 따라 구성하고, 이를 매주 목요일마다 고객 집 앞까지 배송 서비스 한다”고 설명했다. 꾸러미 구성은 제철 농작물로 상품을 기획한다. MD 역할은 직원들과 구상을 한 후 조합이나 마을 30, 40대 아주머니들을 초청해 추천을 받고, 소비자 입장에서 구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꾸러미는 주된 상품 중 하나로 무릉외갓집의 근간의 핵심 가치”라고 강조한다. “어떤 때는 고객들 회원 수가 줄때도 있지만 정기적 설문조사를 통한 피드백으로 고객 눈높이를 맞추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주간 꾸러미와 체험 프로그램은 월간 꾸러미를 구축하고 지속적으로 지탱해나가는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주간 꾸러미의 외국인 교사 회원들은 김장 담그기, 수확, 한국 농촌 문화체 험과 주민 교류 등의 호응도가 상당히 높아 주간 꾸러미로서의 결과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답했다.

꾸러미 상품 종류가 두 가지여서 회원도 두 종류로 나뉜다. 월간 꾸러미 회원은 372명이고, 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많이 찾는다. 주간 꾸러미는 제주 영어 교육 도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교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 94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다. 전체적으로 466명이다. 무릉외갓집은 이러한 회원들의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해 홍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빈틈 보이는 ‘꾸러미’ 보면 한 개라도 더 채워 넣게 돼… 이것이 ‘정성’
작년 매출이 8억인 무릉외갓집, 농가의 농산물 판매와 꾸러미 판매의 매출 또는 수익에 대해 김 대표는 “두 가지 다 나아지긴 했지만 무엇보다 안정적인 면”을 중시했다. 그는 농산물 수매에 앞서 “무릉외갓집에서 작년 대비 원가 분석, 시장 조사를 통해 먼저 가격 제시를 한다. 카톡이나 문자, SNS를 통해 규격 등을 제시하고, 원하는 농가는 신청을 하게 되는데 조합은 일일이 농가를 방문해 당도 측정, 신선도, 산미도 등을 평가해 수매에 나선다”고 한다.
 수매 지역은 1차로 무릉 지역을 우선으로 하고 2차로 대정읍, 3차로 서귀포시, 4차는 서귀포시를 포함한 제주 시내에서 생산되는 특산품을 수매한다. 우도 땅콩이나 구좌읍의 당근은 제주 지역 특산물로 전국에서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고객에게 택배를 보낼 때 무게는 상관없지만 원가 구성은 맞춘다고 한다.

김 대표는 “꾸러미가 허전해 보일 때 더 채우게 되는데 이게 정성이다. 한 회원에게는 얼마 되지 않겠지만 모두 넣게 될 때 전체적으로 많이 소요 된다”며, “그렇다 보니 마진이 많이 남지 않는다”고 웃어넘긴다. 마진은 고객에게 품목 중 맘에 들고, 안 드는 품목 등을 설문을 통해 평가가 좋은 농산물은 단품 구성으로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브랜딩 철학, “절대 욕심 부리지 않는다"
대기업 식 돈 벌기 위한 목적 아닌, 지역 커뮤니티 기반한 공동체 연속성이 중요
무릉외갓집 꾸러미의 상품 콘텐츠 개발이나 브랜딩 철학과 확장에 대해 김 대표는 “우리의 마을 어르신들이 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회원 수를 많이 늘리긴 힘들다”며, “우리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그는 “꾸러미의 경우 기계 선별이 아닌 수작업을 통해 당일 작업 후 다음날 오전까지 식탁에 올라야 한다.

회원 수가 많게 되면 외주를 줘야 하는데 외주 상품인 것을 고객들이 먼저 안다. 우리는 고객이 꾸러미를 열어봤을 때 향이든 식감이든, 체취든 알게 모르게 정성을 담고 있다. 외주를 주었을 때는 그러한 정성이 없어 진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외주를 주지 않는 까닭이 ‘무릉외갓집’에 대한 브랜드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 무릉외갓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
지난 6월 문 대통령이 방문해 행정적 도움의 필요성을 물었을 때도 “큰 불편 없이 잘 해나가고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무릉외갓집의 자부심이 강했다. 김 대표는 “가공 시설을 갖출 수도 있지만 초기 시설 투자와 시장 투입 과정이나 장벽을 볼 때 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무릉외갓집’은 대기업의 찍어 내기식의 돈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지역의 커뮤니티에 기반한 공동체의 연속성과 시골에서 살아가는데 작은 도움을 주는 그런 가치에 정해진 특정 상품을 값어치 있게 꾸준히 이어 간다”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의 특장점은 가족, 조합원과 주민·고객·직원·우리 일을 도와주는 어르신들
농업의 6차 산업화의 성공적 모델로 꼽히고 있는 무릉외갓집만의 장점에 대해 김 대표는 “성공적이라 하기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지만 우리 주민이 생산한 청정 제주의 농산물을 정성을 다해 꾸러미를 꾸렸다”라며, “그 꾸러미 품목 중 참기름, 간장, 된장 그리고 꿀 등은 단순 가공 사업을 통해 정품을 담아왔다”고 자부심을 내세웠다. 그는 또한 지역 관광 체험 프로그램 운영은 ‘또 다른 세계로의 접속’이라고 평했다.

이유인즉슨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농촌 체험은 웰빙과 힐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에서부터 내외국인 관광객이나 현장 학습을 익히려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호감을 갖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감귤, 딸기, 키위 등 제철 과일을 이용한 모찌떡 만들기와, 현장 학습 프로그램인 양봉 체험, 영어 교육 도시의 외국인 교사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김치 보쌈 만들기 체험은 마을 방문객이나 외국인들에게 꽤 인기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아울러 그는 “우리 무릉외갓집의 특장점이라면 아마도 ‘가족’이다. 조합원이든 주민, 고객, 직원, 우리 일을 도와주는 어르신도 가족이다. 그리고 정직과 정품 그리고 정성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귀한 선물을 받았다”는 감사 멘트가 어려움 이겨내는 동력
현재까지 운영해오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처음 45명으로 시작했을 때 채산성도 안 맞고, 월급도 제대로 못줬다”고 한다. 요즘은 월급을 많이 못주는 대신 주 4일제 근무한다.

김 대표는 “2010년쯤 얘기치 않은 일로 회원들이 많이 이탈했을 때 많이 어려웠는데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릴 수 없어 서로를 격려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가끔 “귀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거나, “고향에서 보낸 선물 같은 느낌이다”라는 고객의 멘트가 김 대표나 직원들에게는 어려움이 있을 때 이겨내는 동력으로 작용하곤 한다고 한다.

노인 일자리 창출, 추구하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
김 대표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대해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월간, 주간, 단품 등 여러 가지 꾸러미를 통해 안정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고, 또한 이 선별 포장·배송 등 일련의 작업 과정을 거치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해 드릴 수 있다는데 대해 큰 성취감을 느끼고 있으며, 우리가 추구하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라고 답했다.

마을 공동체 상생과 문화 갈증 해소, 도농 교류에 힘 쓸터무릉외갓집은 작년, 주민들과 함께 ‘비전 2020 선포식’을 진행하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계획했다. 2020년에는 꾸러미 회원 수 2,020명, 조합원 가입률은 전체 가구 수의 70%, 꾸러미 내용물도 70%는 계약 재배 또는 매칭 사업을 통한 농작물 품목을 구성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우리 무릉외갓집은 조합원과 마을 주민의 상생과 함께 문화적 갈증도 해소하는 창구와 구심점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안정적인 소득 보장은 물론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 그리고 끊임없는 도농 교류를 통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어 교육 도시 외국인 교사들이 한국 음식과 한국 문화 등을 스스로 체득할 수 있도록 무릉외갓집에서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윤우 대표는 고객들께 “늘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제주 청정 농산물을 우리의 최대 가치인 정직과 정품 그리고 정성을 담아 도시민이 웰빙 식탁을 꾸밀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도 정겹고 푸근한 여러분의 외갓집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무릉외갓집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대표
서울디지털대학교 졸업
제주 대정농협 정년퇴직
무릉외갓집 영농조합법인 대표
농어촌개발컨설턴트(한국농어촌공사)
농산물 경매사(aT 한국농산물유통공사)
농촌체험지도사(제주 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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