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 중구청장, “사드 위기는 관광 재도약 기회”

[지방자치 20년, 다시 시작하는 1년]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서소문역사공원 완공되면 세계적인 성지순례길 완성"

홍세미 기자 2017.08.03 09:33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최창식 중구청장이 골목벽화그리기사업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중구청 제공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방문하는 외국인 수는 지난해 1,720만 명을 기록했다. 그 중 80% 이상 찾는 구가 있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중구다. 중구의 동대문, 명동 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쇼핑’이 중심인 이 지역은 관광객 추이에 영향을 받는다. ‘사드’ 문제로 중국과 냉각기를 유지하고 있는 지금이 중구에게는 위기로 작용한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은 “위기가 곧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으로 중구의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 타격을 입었지만, 늘 의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 구청장은 중국 이외의 동남아, 중동, 인도 등 최근 한국 방문이 늘어난 국가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을 맞이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도 중구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 구청장은 이제 ‘쇼핑’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종교적 의미가 있는 서소문 역사공원이 세계적 성지 순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소문 역사공원 공사는 국비와 시비로 총예산의 80%가 충당된다. 이 중 20%를 차지하는 구 예산 집행이 구의회에서 제동 걸렸다. 최 구청장의 계획을 듣기 위해 더리더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81%가 중구를 방문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사드 문제로 중국과 냉각기다. 중구가 타격을 많이 받았을 듯싶다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81%가 중구를 찾는 만큼, 중구는 관광의 중심지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평소 중국인 관광객으로 넘쳐나던 명동과 동대문 패션타운 거리는 한산해졌다. 매출액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고, 롯데면세점도 3월 말 중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40%까지 줄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중구만의 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위기 상황을 관광 산업 재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관광객 유치 대상 국가를 다양화해야 한다. 점차 늘어나고 있는 동남아, 중동, 인도 등 관광객을 전략적으로 집중 유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동남아, 이슬람권 국가별 서비스 수요를 잘 파악해 식당 메뉴나 거리 안내판을 맞춰야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원의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 중국인 관광객에게만 편중돼 있던 관광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쇼핑 이외의 다른 관광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이제는 쇼핑 위주 관광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구 곳곳에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문화 자산을 발굴해 관광 명소로 만들어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아야 한다. 중구에는 620년 역사문화 흔적과 이야기가 동네마다 넘쳐난다.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서소문 역사공원은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장소다. 역사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을 관광 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공공 지원을 적극 펼치고 있다. 한양도성 다산 성곽길이나 필동 서애 대학문화 거리에는 이미 시민들의 문화•예술 투자가 계속되면서 젊음과 예술이 넘치는 거리로 재탄생하고 있다.

-구청장은 서소문 역사공원 건립을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서소문 역사공원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도가 희생된 장소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천주교 성지다. 게다가 인근 명동성당, 마포 절두산 성지, 용산 새남터 성지, 당고개 성지를 서소문 역사공원과 연결, ‘한국 성지 순례의 길’을 만들 수 있다. 한국의 성지 순례 길이 내년에 선포된다면 의미 있는 역사적인 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세계적인 성지 순례지가 될 것이다.

-의회에서는 ‘구유 재산 관리계획’을 승인받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문제 삼고 있다
구유 재산 관리계획은 예산을 10억 원 이상 들여 신축하거나 증•개축하는 경우 의회에 승인받도록 지방재정법에 규정하고 있다. 구는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을 리모델링으로 보고 승인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구유 재산 관리계획이 승인 대상이라는 행자부의 유권 해석에 따라 사후 승인을 요청했다. 게다가 지난해 12월 중구 의회가 감사원에 요구한 감사 청구 결과 감사 필요성이 부족하다는 답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구의원들은 지난해 하반기 정례회부터 구유 재산 관리계획을 승인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추경 예산 승인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서소문 역사공원은 중구뿐만 아니라 정부와 서울시도 참여하는 국가적인 사업이고, 세계적인 천주교 성지 순례지이자 명실상부한 서울 관광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 자부하기 때문에 구 예산 통과가 하루 속히 이루어져 공사 진행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

이에 7월 중 구의회에 임시회 소집과 추가 심의를 요청하여 구의원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시에도 사업 추진 필요성을 적극 피력해 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최 구청장은 특히 ‘골목 문화’ 형성에 힘쓰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도시의 안전과 품격은 골목에서부터 시작된다. 골목이 질서 있고 쾌적해야 삶의 질이 향상되고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다. 1동 1명소 사업, 을지로 도심 산업 활성화, 전통시장 특화 등 현재 힘써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골목 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

현재 서울 도심대로는 물론 골목까지 쓰레기가 널려있고 불법 주차, 불법 적치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행정력만으로 이를 해결하기에는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지역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공감과 협의를 통해 스스로 무질서한 골목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는 사업이 현재 역점 추진하고 있는 ‘골목 문화 창조사업’이다. 구청은 주민들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 나서 정비 활동을 하는 등 행정력 개입은 최소화하면서 주민 참여를 극대화하는 민관 협력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직접 해보니 어떤가. 보안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지방 자치 시행으로 지역 주민이 행정의 주체로 등장하고, 주민을 위한 행정 서비스의 질이 크게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무엇보다 지방 재정 확충이 시급하다. 최근 지방세 비과세•감면 등으로 지방 세수는 감소하는 반면, 저출산•고령화 등 사회복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지방 자치단체의 세수 부족 현상이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우선 지방의 자주 재원 확보를 위해 약 8:2인 국세와 지방세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국가가 지방 재정의 부담을 수반하는 법률을 재•개정할 경우 지방 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하여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밖에도 중구는 상주 인구보다 유동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기준 재정 충족도 등 지방재정 수요를 판단할 때 불리한 입장에 있다. 따라서 상주 인구 위주가 아닌 유동 인구를 감안한 기준 재정 충족도 실현이 절실하다.

앞으로 주민 중심의 지방 자치 정착을 위해 중앙과 지방 정부가 제도권 안에서 상생하고 협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자치 행정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자치 경찰제와 교육 자치제가 제도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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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식 중구청장 Ⓒ중구청 제공
매달 넷째 주 수요일 ‘대중교통 이용의 날’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가 무엇인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넷째 주 수요일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등 대기 환경 개선을 위해 직원들이 적극 나서는 것이라면 구청장으로서 마땅히 직원들과 동참해야 한다는 생각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기 시작했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을 그만 두고 구청장을 하기 전까지 석좌교수를 하며 주로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그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고 오히려 그동안 관용 차량만 이용하다가 오랜만에 지하철을 이용하니 편했다. 앞으로도 좋은 일이라면 먼저 앞장서 구민 및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

-전국 최초 보훈대상자 생활 실태 조사 등 지역 내 보훈대상자 처우 개선에 앞장서 지난 6일 국가보훈처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대상자 처우 개선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전국 최초로 관내 저소득 보훈대상자 생활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내 보훈대상자 10명 중 3명이 저소득층이고, 대부분이 자녀와 같이 생활하지 않거나 무주택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를 위해 희생을 치르고도 사회의 관심 밖에서 고통 받고 있는 보훈대상자와 그 가족들을 발굴하여 그들의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제도권 밖 또는 틈새에서 고통 받는 소외계층을 발굴하는 것은 지자체가 해야 하는 책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어려운 형편에 놓인 주민들을 발굴하는데 적극 발 벗고 나서며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키는 보훈대상자들이 대접 받는 사회가 되도록 적극 후원에 나서겠다.

-남은 임기 동안 꼭 해결해야 할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지
중구에는 하루 유동 인구가 360만 명에 달하는 화려한 도심 명동도 있지만,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만큼 낙후된 구시가지 을지로가 있다. 을지로 3~5가는 1970년 이후 개발이 지체되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을 보이고 있고, 현행 건축법에 맞지 않은 건물들이 많아 재개발이 지지부진하면서 수십 년간 꼼짝도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낙후된 을지로를 명동 수준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리모델링이나 소규모 신축이 활성화되도록 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을지로에 있는 인쇄, 조명, 공구, 가구 등 도심 산업을 특화시켜 이를 하나의 대형 갤러리 형태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을지로는 1970~80년대 과거 우리나라 근대화 역사를 바꾼 산업 일꾼들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낙후된 이곳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어 침체된 골목 분위기를 바꾸고 을지로 일대 근본적인 환경 개선을 이루는 것이 남은 임기 동안 풀어가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또한 무질서한 골목 문제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해결하는 등 이웃을 배려하는 성숙한 골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주민 참여를 이끌기 위한 설명회나 홍보 활동을 적극 펼치도록 하겠다.

최창식 중구청장 Ⓒ중구청 제공
-재선 구청장이다. 민선 6기 3년이 지났는데 소회를 언급한다면
민선 6기 출범 후 새로운 포부와 굳은 각오로 구정을 이끌어 온 지 어느덧 3년이 지났다. 우선 구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원과 격려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그간 중구의 발전과 구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구민 여러분의 무한한 신뢰와 적극적인 참여로 어려운 사업을 원만하게 이끌어 왔고, 중구가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구민의 행복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구민과 꾸준히 소통하며 구정 발전을 위해 모든 능력과 경험을 전부 쏟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달려가겠다. 변함없는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내년 지방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 있나
지방 선거가 내년이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우선 현재 주어진 구정에 최선을 다하고 계획한 일을 차분히 매듭짓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구민이 원하신다면 중구의 더없는 발전을 위해 재차 도전의 뜻은 있으나 현재로서는 구민을 위한 최선의 행정을 펼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 1952년 5월23일 충청북도 영동 출생
– 성균관대학교 토목공학 학사
– 서울산업대학교 경영학 명예박사
– 한양대학교 대학원 도시공학 박사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건설국 국장
– 서울특별시 지하철건설본부 본부장
– 서울특별시 제4정책보좌관
– 서울특별시 행정2 부시장
– 서울특별시 중구 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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