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연안 생태계 파괴 심각, ‘바다숲’ 통해 회복

“5월 10일은 ‘바다 식목일’입니다”

편승민 기자 2017.06.02 10:40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대한민국 대기에 적색경보가 들어왔다. 올해 봄은 유난히 황사와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인해 뿌연 하늘이 많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까지 요구됐다. 이중 황사의 경우는 삼국시대에도 기록됐을 만큼, 과거부터 계속 발생했던 자연현상에 속한다. 하지만 과거엔 황사가 중국 내륙 사막지대에 의해 발생했다면, 최근에는 중국 내륙의 도시화와 사막화로 인한 발생 빈도도 높아졌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황사로 인한 산업 피해와 건강 피해는 15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바다에도 이러한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바닷 속 연안의 해조류가 녹아 없어지면서 바다 역시 육지와 같은 사막화가 일어나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산자원의 보호·관리 기관인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는 이런 바다 사막화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은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중요성을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바닷 속을 다시 푸르게 만드는 바다 식목일 역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에서 생성되는 산소의 75%는 바다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푸르고 자원이 풍부한 바다는 육지만큼이나 인간생활에 중요하다. 국민들이 알아야 할 바다 녹화의 중요성에 대해, 수산자원이 가진 의미가 무엇인지 묻기 위해 부산 기장군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본사를 찾았다.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수산자원 정의를 한다면? 해양생물자원과 다른 개념인가
▶수산자원관리법 제2조에 따르면 수산자원은 물에서 서식하는 모든 생물자원을 뜻한다. 물속에 서식하는 수산 동식물로는 어류, 패류, 조류와 같이 지속 이용 가능한 유용 수산생물을 통틀어 일컫는다. 수산자원 특성 중 하나는 일반적인 생물자원과 같이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그 자체의 성장, 번식을 통해 재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해양생물자원은 해양자원의 네 가지 종류 중 하나에 속한다. 해양자원은 광물, 생물, 에너지, 공간자원 등 네 가지로 분류가 된다. 학술 용어로는 수산자원과 해양자원의 뜻이 중첩되고 혼동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해양자원은 바다에 있는 자원을 뜻하고, 수산자원은 내수면을 포함하여 물에서 생산되는 모든 생물자원을 뜻한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언제, 어떻게 생겼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은 이명박 정부 초기였던 2011년에 출범했다. 그 당시 정부가 농업, 수산, 산림 R&D기관들을 민영화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결국 민영화는 되지 않았지만 수산 부문에서는 해양수산부, 지자체, 국립수산과학원 등으로 분산돼 추진하고 있던 수산자원 조성사업을 통합관리 하고자 수산자원사업단이 만들어졌다. 정부에서 하던 사업을 공공기관 설립을 통해 전문가들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자원조성 관리를 하게 된 것이다. 2011년 1월 1일에 수산자원사업단이 설립되고 1월 24일에 준정부기관으로 지정이 됐다. 이후에 2012년 1월 26일에 지금의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으로 법인 명칭이 변경됐다.
현재 본사는 부산시 기장군에 있고, 네 군데 지사가 있다 동해안의 포항, 남해의 여수, 서해안의 군산, 제주에 지사가 있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정규 직원은 110명이고, 비정규직이 170명 근무 중이다. 처음에 국가기관에서 분리할 때 비정규직이 많이 넘어와서 그렇다. 비정규직도 점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체계적으로 인력을 확보하고 사업도 확대할 생각이다. 수산자원을 보호·육성하고, 어장관리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등 수산자원 관리가 공단의 주된 사업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바다 건강을 회복하고 풍요로운 바다 만들기를 선도하는 공공기관이다.

-공단의 주된 사업과, 우리나라 수산자원 조성 관리사업 현황은
▶수산자원은 생물자원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생산과 보존이 가능해야 한다. 최근 서식처나 산란지의 매립, 간척,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수산자원이 급격히 감소했다. 공단에서 하는 사업 중 예산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 사업은 ‘바다숲 조성사업’이다. 이는 갯녹음이 발생한 해역에 바다숲을 조성하여 연안 생태계를 복원하고 천연해 조장 보호와 보전을 통해 바다 사막화를 예방하는 것이다.
2030년까지 전체 연안의 75%인 5만 4천 헥타르를 바다숲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바다숲 조성이 약 20%(12,208ha) 정도 되어있는데, 이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생각이다. 다음으로는 바다목장 사업이 있다. 바다목장 조성사업은 수산생물의 서식 기반 조성을 통해 어업인들의 소득증대를 도모하기 위한 사업이다. 2016년 기준으로 26개 바다목장이 완료된 상태이고, 올해는 19개소 조성을 추진 중이다. 작년 조사결과, 바다목장 조성으로 인한 수산 자원량은 전년 대비 1.7배, 유용 생물량은 2.5배 증가했다고 한다.
수산종자 관리사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연어, 조기, 꽃게, 민어 등 회유성 품종 약 8,000여만 마리를 생산하고 방류했다. 특히, 해양수산부와 공단은 유전적 다양성 관리를 통해 생태계 회복을 위해 유전적으로 인증된 종자만 방류할 수 있는 방류 종자 인증제를 2015년에 법제화했다. 인증 사업을 통해 어떤 특정 양식종만 방류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있는 다양한 종을 인증해서 방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바다숲' 조성 작업
'바다숲' 조성 후

-바다숲과 바다목장의 차이는 무엇인가
▶바다숲 조성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 바다숲을 새롭게 조성하기보다는 갯녹음이나 환경오염 등에 의해서 원래는 해조류가 잘 서식했던 곳인데 파괴돼서 사막화된 곳에 해조류를 복원하고 이식하는 사업이다.
바다목장은 육상 목장을 떠올리면 된다. 바다에 일정 구역을 정해서 거기서 어패류가 잘 살 수 있도록 인공 어초도 넣고 산란을 잘하도록, 바다숲도 만드는 것이다. 일정한 바다 지역을 마치 목장과 같이 디자인하고 만드는 사업이다.

'바다목장' 조성 작업
'바다목장' 조성 후

-연안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기후변화, 남획, 갯녹음 등이 있다. 갯녹음이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인가
▶갯녹음이란 바닷물이 흐르는 곳인 ‘갯’과 녹다의 명사형인 ‘녹음’의 합성어다. 갯녹음은 바닷 속 연안 암반지역의 해조류가 녹아 없어져서 시멘트와 같은 석회주류가 암반을 하얗게 뒤덮는 백화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현재 중국에서 오는 황사의 경우 도시화 되고, 산림이 황폐화됨에 따라 흙먼지가 날리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듯이 바다에서 해조류가 없어지면 백화현상이 일어나고 바다가 사막화된다. 그러면 1차 생산자 식물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장과 생태계가 파괴된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은 아직 확실한 이론 정립은 되어 있지않다. 하지만 해조류 식성인 조식동물의 과도한 섭식, 수온상승 등 기후변화, 무분별한 연안개발과 해양오염의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년 여의도 4배 규모의 1,200ha 갯녹음이 발생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갯녹음 피해면적은 약 2만 ha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5월 10일은 제 5회 바다 식목일이었다. 바다 녹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땅은 4월 5일 식목일을 통해 벌거숭이산들이 많이 산림 녹화됐다. 정부와 공단은 바다 속 생태계의 심각성을 알리고 연안 생태계를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2012년부터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제정했다. 지구 산소의 75%는 바다로부터 나온다. 또한, 이산화탄소의 약 50%가 바다를 통해 정화된다. 그만큼 바다는 인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환경이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 연안 어장은 바다 사막화라고 불리는 갯녹음 현상이 확산되어 바다말류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래서 바다 식목일을 통해 바다 녹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바다숲 조성 과정에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체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바다 식목일에는 누가 바다에 해조류를 심는가
▶해역별로 특성화된 방법들로 해조류를 시식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제 5회 바다 식목일에 서해안에서는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잘피 심기를 했다. 서해 태안 갯벌에 물이 빠졌을 때, 줄을 대서 모내기 하듯이 잘피 심기 행사를 했는데 상당히 보기 좋고 효과가 있었다.
일반인들이 4월 5일에는 정원이나 뒷산에 가서 누구나 쉽게 나무를 심을 수 있지만, 바다는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 사실이다. 서해안을 제외한 다른 해역에서는 현재 스킨스쿠버들이 바다 식목일에 바다숲 조성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현재 공단에서는 해조류 포자 캡슐을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조류 씨앗을 캡슐에 심어서 바다에 투하하면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포자 캡슐 개발이 성공적으로 된다면 직접 물에 들어가기 힘든 일반인들도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곳에 투하하고 바다 녹화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3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제3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오랜 기간 공직에서 수산 정책을 담당한 전문가인데, 임기 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기관을 운영할 것인가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촌에서 생활하고, 학교도 수산과 관련하여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다. 그동안의 지식이나 경험을 바탕으로 바다자원 조성사업을 잘 하려고 한다. 우선 가장 우선적으로는 어민들의 소득과 연계된 자원 조성 관리를 할 생각이다. 어민들도 어업을 통해 경제생활을 하고 자녀들 교육도 시킨다. 그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자원 관리 사업을 해역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시군별로 하나 이상 씩은 바다 조성 사업과 소득이 연계된 사업을 함으로써 어민들과 같이 만들고 지원할 생각이다.
또 하나는 바다자원과 환경보존 사업이다. 해당 지역의 생태계를 기반으로 연구하여 맞춤형으로 해야 한다. 때문에 전문적인 기술이나 경험이 없으며 하기 힘들다. 그래서 기관의 전문 인력도 보강하고, 사업도 다양화해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수산자원 조성 관리기관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바다 녹화 운동을 위해 FIRA의 서포터즈 ‘수피랑’ 1기가 활동 중이다.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소개한다면
▶공단의 서포터즈 ‘수피랑’은 전국 각지의 대학생과 일반인 1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월 21일에 수피랑 1기 발대식을 가졌다. 수피랑은 오는 8월까지 바다 녹화 운동의 범국민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한 온라인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수피는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의 공식 마스코트 이름이다. 공단을 뜻하는 ‘수피’랑 함께 하자는 뜻으로 ‘수피랑’이라고 지었다.
수피랑은 바다 녹화 캠페인, 바다 식목일 행사 지원활동, 수산자원 조성 관리 사업 현장 리포팅, SNS 온라인 콘텐츠 발굴과 제작, 바다 녹화 홍보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9월에 있을 해단식에서는 수피랑의 활동 내역을 평가하여 수료증과 함께 소정의 상금도 수여할 계획이다.

-올해 FIRA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는
▶가장 큰 목표는 앞서 이야기 한 바다숲 사업이다. 올해는 약 3,000여 ha의 바다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동해안의 대황 숲, 서해안의 염생식물(염분 물에서 잘사는 식물)숲, 남해의 잘피 숲, 제주 산호 숲을 만들 계획이다.
또한, 수산자원 플랫폼 사업도 있다. 육상 축산물과 달리, 수산생물은 알을 수만에서 수십 만 개 까지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원을 늘리려고 하면 산란장이나 서식장 보호와 관리가 필수다. 지역별 특화 어종의 자원 증대를 목적으로 플랫폼 구축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태안(주꾸미), 보령(주꾸미), 동해(대문어), 홍성(바지락)에서 추진 중이며, 동해안 특산어종인 대게 자원 회복사업도 추진 중이다.
불법조업 방지시설 설치도 공단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업 중 하나다. 중국의 불법조업 어선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연평도 쪽에 불법조업 방지 어초를 만들었는데 중국 배들이 트롤로 그물을 끌다가 이 인공 어초에 걸리면 그물이 찢어져서 조업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효과를 보고 연평도 외에도 서해 5도 영해기점 바깥에 있는 부분에 80기 내외로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한한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누가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좌우된다. 그리고 환경과 자원을 먼 미래까지 지속가능 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국가 기반을 튼실히 하는 것이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수산자원이나 환경 보호는 관련기관들이 전문성과 경험을 발휘하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예산 투자를 한다. 물론 이런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중요하다.
바다 녹화 사업은 단순히 바다를 푸르게 하는 사업일 뿐 아니라, 우리 환경과 자원을 보호하고 후 세대까지 지속적으로 이용하도록 관리하는 사업이다. 이런 사실을 꼭 기억하고 국민들도 바다를 이용할 때 자원을 보호하고, 바다 녹화 사업에도 많이 동참했으면 좋겠다.

△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 1960년 2월 4일생(전남 완도군)
– 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사
– 부경대학교 대학원 식품공학과 석사
– 미국 델라웨어대 대학원 해양정책학과 석사
– 부경대학교 대학원 해양산업경영학과 박사
–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인력개발원장
– 농림수산식품부 외교안보연구원·어업자원관
– 농림수산식품부·해양수산부 수산정책관
–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장
–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 現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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