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나라 위해 연대 못할 게 없다”

[칭찬합시다]이종구 바른정당 의원, "협치·통합 위해 '정책연대'해야"

홍세미 기자 2017.06.01 10:4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사람에 대한 평가는 누구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잘 압니다.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머니투데이가 한 달에 한번 ‘칭찬합니다’ 코너를 선보입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로 상대 당 의원 가운데 칭찬해주고 싶은 의원들을 지목하면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
바른정당이 기로에 놓였다. 19대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6.8% 득표율에 그쳤다. 예상 득표율인 7.1%보다 낮은 득표율이다. 위기의 바른정당을 둘러싸고 다른 정당과의 ‘통합’내지는 ‘연대’설이 나돈다. ‘칭찬합시다’ 서른 네 번째 주인공은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이다. 공교롭게도 추천한 사람은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다.

이 의원의 부친은 고(故)이중재 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고향 전라남도 보성군 출신으로 호남에서 활동했다. 이 의원은 호남에 대해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이야기가 나오자 이 의원에게 시선이 쏠린다. 바른정당은 패배의 원인을 무엇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또 앞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더리더는 지난달 19일 이 의원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이종구 의원을 ‘칭찬합시다’ 서른 네 번째 주인공으로 지목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굉장히 활동적이고, 똑똑한 의원이다.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같은 동료 의원으로 상당히 훌륭한 의원이라고 생각한다. 선친이 전라남도 보성 출생이고, 그 쪽에서 정치활동을 했다. 나 역시 호남에 대해 특별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고배를 마셨다. 득표율 6.8%를 기록했는데
▶결과는 아쉽다. 6.8%,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찬성하는 의원들이 자유한국당을 탈당하고 정당을 만든 곳이 바른정당이다. 미래지향적인 나라를 생각할 때 ‘젊은 보수’들이 유승민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은 나름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위기지만 보수가 세대교체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선거 전 득표율을 예상했나
“개인적으로 그 정도 되지 않겠나 싶었다. 토론회가 한창일 때는 분위기상 10%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은 있었다. 그러지 못해 아쉽다.”

-바른정당 지지율이 처음 발족했을 때보다 낮아졌는데
▶그건 사실이다. 우리를 약간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있다. 바른정당은 보수를 개혁하기 위해 창당된 당이다. 깨끗하고 따뜻한 보수를 지향하는 당이다. 과거 새누리당에서 서른 세 명이 탈당했다. 우리가 탈당한 이유는 하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이 벌어져 탄핵 국면을 맞았다. 새누리당은 탄핵에 반대했다. 우리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할 수 없었다. 탄핵을 찬성하는 새누리당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치적인 상황에서 우리가 탈당하고 당을 발족했다. 의원들의 이념은 보수부터 진보까지 다양하다. 우리 당 의원의 이념을 하나로 묶을 수 없다.
18세 선거권에 대해 우리 당이 개혁적인 성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가지 사안으로 우리가 개혁적인 정당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념 스펙트럼이 넓어 하나로 평가할 수는 없다. 하나의 사안으로 우리가 개혁적인지, 보수적인지 구분하는 것은 바른정당의 속성을 잘 모르고 평가하는 것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대선에서 2위를 기록한 것은 어떻게 보나
▶늘 주장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가짜 보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당(私黨)이라고 할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옹호한 친박 세력들이 장악하는 당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 당을 인정하기 어렵다. 당에서 개혁해 보려고 했는데 안 되서 나왔다. 우리는 명분이 있다. 그 명분을 가지고 잘 싸웠다.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자유한국당에 재입당한 의원들은 다른 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주장했다. 나도 선거 도중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자유한국당 비박계 의원들이 힘을 합해 단일화해서 한 후보를 내세웠으면 국민 지지를 더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다른 의원들은 그런 주장을 펼치다가 우리 당을 탈당해 아쉽다.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탄핵 국면에서 전반적으로 이미 운동장은 기울어졌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뭉치더라도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3자 단일화가 성사되기도 어렵고, 설령 되더라도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 대선 후보들만 상처를 받고 끝날 것 같아 미리 접었다.

-이 의원이 손학규 전 대표를 만나기도 했다
▶국민의당 사람도 만나고, 한국당 비박계 의원들과도 논의를 해봤다. 단일화에 대해 동의는 했지만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머지 정당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분석하자면
▶선거 과정에서 민낯이 나왔다. 특히 자유한국당 같은 경우에는 친박을 보호하고 있다. 국민이 지지할 수 있겠나. 이른바 ‘박근혜 당’이라고 알려졌다. 대통령이 감옥에 가있는데도 국정농단 세력을 비호한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해서 우리도 새로운 야당을 잘 만들어라 그게 국민 명령이다.

-대선이 끝나고도 국민의당과 연대, 통합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 대 당 통합 이야기가 나올 순서가 아니다. 선거 전과는 다르다. 선거가 끝났으니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 사안 별로 의견이 같다면 협치를 해야 되지 않겠나. 바른정당은 나라의 발전, 국민 통합을 위해서는 국민의당 뿐만 아니다. 민주당이든 자유한국당이든 정의당이든 연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라의 발전과 통합을 위해서는 못할 게 없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했는데
▶지금 구도로는 (선거를)치를 수 없다. 야권이 후보를 단일화해서 내세워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되겠느냐. 민주당 지지율이 40%가 넘는다. 나머지 정당은 한자리수 밖에 나오지 않는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기초단체 기초의원 공천제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기초공천제는 왜 폐지돼야한다고 생각하나
▶기초의원이나 기초단체장 자리에 공천을 하니까 이권 다툼이 생긴다. 기초단체는 ‘동네’다. 동네에 파벌이 생긴다. 기초의원이나 단체장 자리에는 사실 당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 지역을 위해 일을 한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 공공부문 정규직 1인당 평균 인건비가 6800만 원 정도로 추산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3100만 원이라고 하면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공공부문 처우개선을 위한 비용을 국민에게 떠넘기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인가. 비정규직과 정규직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경제를 악화시키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안이 있다고 생각하나
▶기업 별로 비정규직을 해소하는 대책이 각각 마련돼야 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규직이 양보해야 한다. 기업 자체가 흑자를 내야만 가능하다. 적자내는 회사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면 회사가 어렵다. 또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봐야한다. 호황일 때와 불황일 때를 잘 고려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을 정해야 한다.

-아직은 이르지만 문재인 정부를 평가하자면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反面敎師)’했다고 본다. ‘전 정부 반대로만 하면 잘하는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박근혜 정부는 불통과 인사가 편중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나름대로 소통도 잘 하고 통합인사를 보여주는 것 같다. 국민통합하기 위해 측근들을 바로 기용하지 않았다. 해외도 보내고, 측근정치를 하지 않는 듯하다.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아직 평가하기 이르다. 실질적인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다. 증세를 할 것인지 복지 정책 재원 조달은 어떻게 할 것인지, 전반적인 정책을 봐야 평가할 수 있다.

-이 의원이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법안은 무엇인가
▶국민개세(國民皆稅)법안이다. 지난해 기준 면세자 비율은 48%다. 절반이 세금을 면세 받는 것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 국민 개세 원칙에 위배된다. 48%에 달하는 면세 비율을 장기적으로 30%까지 낮춰야한다. 현재 면세나 감세 정책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조정하려고 한다.

-20대 국회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차피 여소야대(與小野大)다. 야당이 사안별로 검증해야 한다. 잘하는 것은 밀어주고 말도 안 되는 것은 비판하고 견제해서 바르게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분명히 나라를 바로 세우고 싶을 것이다. 잘못 가지 않게 도와주는 게 우리의 책무다.

-다음 추천할 의원이 있다면 누구인가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이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한다. 자연공학도로 인품이 훌륭하다. 학계에 있을 때도 사람들이 존경했다고 하더라. 그 분을 추천하고 싶다. 

이종구 바른정당 의원
1950년 9월 22일 출생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제17회 행정고시 합격
금융감독위원회 구조개혁기획단 제1심의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국장
금융감독원 감사
제 17,18,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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