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경 “4차산업, 풀고 뛰어들고 캐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규제 완화와 ‘액션’ 필요… 새로운 일자리도 발굴"

대담 박종국 편집장 정리 홍세미 기자 2017.05.08 14:4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더리더
‘이럴 줄 몰랐습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국회의원이 된 후 1년의 소회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 KT 전무를 역임하며 산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송 의원이다. 그는 산업계에 있을 때만 해도 국회의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을 하지 않는 듯해서다. 막상 국회의원이 돼보니 이해간다고 설명했다. 송 의원은 법안 발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국회의원이 한 법안을 발의하는데 드는 시간은 평균 3년 2개월이다. 특히 초선 의원은 법안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런 탓에 우리나라가 각종 규제로 발목 잡혀있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다. 대선 주자나 사회 유력 인사들은 4차 산업을 이야기하지만 ‘법’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규제를 풀어야 하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전했다.

4차 산업을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더리더는 송 의원에게 4차 산업을 묻기 위해 지난달 21일 의원실 문을 두드렸다.

-송 의원은 비례대표 1번으로 원내에 입성했다. 1년 정도 돼 가는데 소감이 어떤가

▶참 감사하다. 비례대표 1번으로 선정됐다는 것도 발표 한 시간 전에 알았다. 나는 기업에만 있던 사람이다. 그런 내가 정치를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막상 국회의원이 돼보니 국민을 대표한다는 게 보람찼다. 특히 지난 1년은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안 해 본 게 없을 정도다. 농성, 탄핵, 분당 그리고 이번달은 대통령 선거도 치른다. 제가 죽을 때 눈감기 전에 그 때 4년 동안 치열하게 잘 살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국민의 대표로 일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송 의원은 4차 산업 전문가로 자부하는데,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스위스 UBS의 4차 산업혁명 평가 보고서는 우리나라를 평가 대상 140개국 중 종합 25위로 평가했다. 노동시장 유연성이라든지, 정책 같은 것을 따져보면 60위 밖이다. 이렇게 준비 지수가 낮은 근본 원인이 규제나 프레임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나 외국이 4차 산업에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우리는 개념만 있다. 독일 같은 경우는 무조건 ‘액션’이다. 정치권이나 많은 곳에서 4차 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액션’이 없다.


-4차 산업으로 일각에서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우려도 있다
▶일자리 시장은 늘 변한다. 자동차만 하더라도 엔진 오일이 전기로 대체될 것이고, 또 자율 주행차가 도입될 것이다. 새로운 구역이 만들어지면 일자리 구조가 바뀐다. 백미러를 만들었던 부품회사는 센서를 만들게 될 것이다. 전통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구역을 얼마나 발굴하는 지에 달렸다. 사실 전체적인 일자리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산업혁명 동안에도 감소했다. 사람이 했던 일을 로봇이 대체하고, 정보지능화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면 인간이 하는 일이 줄어든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는 남는 시간, 즉 ‘잉여 시간’이 있다. 고부가가치의 일을 해야 한다. 의학계나 재생에너지, 이런 쪽으로 인간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부가가치를 잉여 시간으로 투자해 만들 수 있다. 그러면 사람이 더욱 행복한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4차 산업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테슬라’라는 자동차가 나온 지 14년 지났다. 또 영국의 포드 자동차의 역사는 114년이다. 지난해 테슬라가 포드의 시가 총액을 넘어섰다. 포드는 테슬라보다 공장도, 그동안 축적한 자산도, 매출도 많다. 그런데 왜 테슬라가 시가 총액이 더 높을까. ‘자금의 흐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일자리 변화에 따라서 어떤 게 가치가 바뀌는지 집중한다.


-송 의원은 ITC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차 산업의 핵심은 과학이다. 화학 원료와 물리, 이런 것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었다. 3차 산업은 인터넷이다. 정보를 통해 우리가 빨리 대응하는 사회다. 현재 3차에서 4차로 넘어가는 시기다. 현재 인터넷 시대에서 ITC가 합해지면 ‘날개’가 된다. 로봇은 비단 사람처럼 생긴 게 아니다. 만약 다리가 없다면 의족을 단다. 철로만 다리를 만들 수 없다. 살도 덮고 신경계도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을 이루는 게 ITC다.


-송 의원은 ITC 컨트롤 타워가 특히 농가에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농업에서는 이미 IOT가 도입됐다. 몇년전부터 센서를 달아 일조량을 측정하고, 그거에 맞춰 물을 뿌려 주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4차 산업은 여기서 ‘데이터’를 측정하는 것이다. 일조량이 얼마만큼 측정됐고, 또 그 데이터로 수확은 얼마나 했는지 알 수 있다. 100 묘종을 심었는데 1,000개를 얻었고, 또 어떻게 해서 2,000개를 만들 수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구글 어스’가 어디에 ‘태양열 루프’가 설치됐는지 수집한다. 왜 그럴까. 우리 집이 전기를 쓰고 싶다면, 옆집이 태양열로 전기를 축적했다면, 그것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그런 시대가 곧 올 것이다. 농가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게 ITC다. ITC 컨트롤 타워는 특히 농촌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은 어떤 것들이 있나
▶의외로 굉장히 많다. 대기업보다는 ‘중소•스타트업’ 기업에서 4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얼마 전에 아마존 CEO가 로봇을 타고 있는 사진이 공개됐다. 그 로봇이 한국 기업이 만든 로봇이다. 국내 로봇 스타트업 ‘삼쩜일사(3.14)’의 종이 로봇 카미봇이 아마존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다. 또 카이스트 ‘휴보’가 세계 재난수습로봇대회에서 1등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사실 로봇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굉장히 적다. 중간에 많이 죽기도 했다. 미국이나 특히 일본은 로봇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가 세계 대회에서 1등 한다. 브레인이 독특하다는 의미다.


-국가적 지원이 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권이 계속 4차산업을 흑백으로 바라본다. 4차 산업은 우리가 먹고 살 일이다. 그것을 색깔론으로, 당리당략으로는 볼 수 없다. 반드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을 제 자리에 앉혀서 일을 해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국회가 발 벗고 나서서 할 일이 많다. 그 중에 제일 시급한 것은 규제를 없애는 것이다. 참 희한하다고 생각하는 게 대선주자, 정치인 할 것 없이 모두 4차 산업혁명을 앞에 붙여서 토론회를 한다. 그러면서 빅데이터가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있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가 없다.
자율 주행차에 센서를 달았으면 차를 몰아봐야 체감 상 4차 산업을 느낀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이 4차 산업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더리더

-차기 정부가 4차 산업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이른바 ‘2+1정책’이다. 전통 산업 혁신과 미래 교육(2 트랙) 문제 해결로 인구구조(1그라운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일단 전통 산업의 개편과 시니어들의 역량 강화라는 첫 번째 트랙이 필요하다. 농업, 제조, 유통처럼 전통 산업이 ICT와 융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시니어들을 재교육 시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 산하 3천 개의 평생 교육센터를 활용할 수 있다.
또 두 번째 트랙은 미래 세대를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 혁신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4차산업혁명 시대에 쏟아져 나올 미래 먹거리를 거머쥘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을 가르쳐 융합형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트랙이 제대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인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노인 과제를 극복해 비옥한 인구 토양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산업에 있다가 국회에 오니 느끼는 게 많겠다
▶1년 동안 정말 이럴 줄은 몰랐다. 산업계에 있을 때 국회의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일을 하지 않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평균 법 한 개가 통과될 때까지 3년 2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임기 동안 법안 하나 통과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법안 통과되는 게 어려운 이유가 있다. 상임위 별로 법안을 발의하면 초선은 맨 밑에 깔린다. 선수가 높은 사람이 발의한 법안이 위에 있다. 법안 소위로 올라가면 간사들 간 법안을 주고받는다. 그 때 다 밀린다. 이런 구조는 국가적으로 낭비라고 생각한다. 대선이 끝나면 또 상임위 재배치된다. 그럼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 더리더

-송 의원은 일 가정 양립, 경력 단절 여성 관련 정책 등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일 가정 양립이 얼마나 어렵고, 경력 단절 여성이 얼마나 취업하기 어렵나
▶사실 기업에 있을 때 직접 지켜봤다. 애 하나 낳고 힘들다고 우는 후배, 둘 낳고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후배 다 봤다. 경력단절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애를 키워서 재취업하려고 하면 그게 또 쉽지 않다. 기업은 터프해서 말도 빠르고, 팀장이나 임원급이 되면 거의 비즈니스화 된다. 애들을 키우다보면 속성이 달라진다. 엄마 위치니까 약간은 루즈 해진다. 이 사람의 능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없다.


-극복하는 방법이 뭐가 있겠나
▶사회를 미리 준비하는 트레이닝 받아야한다. 미국은 그런 센터가 많다. 지금 트렌드가 무엇인지, 비즈니스 핵심은 무엇인지를 배운다. 또 여성이 사회 생활을 하면 아이들도 자아실현 할 수 있고 독립성도 키워진다. 국가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21조를 썼다고 하는데, 경단녀한테는 그 중 0.2% 밖에 안 썼다고 한다. 이상한 곳에 지출한 것이다. 경단녀를 위한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국회 4차 산업 포럼 계획은 어떻게 되나
▶포럼 안에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4차 산업을 몸소 배우는 것이다. 우리가 1주일에 한 번, 12번 강의를 진행했다. 대선 끝나는 6월부터 현장 중심 아카데미를 만들어 운영하면 4차 산업을 더욱 생생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또 개인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딩 교육이다. 아이들은 소프트웨어가 뭔지 잘 모를 것이다. 어릴 때부터 배워서, 만약 의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를 배운 의사가 더욱 각광받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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