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협상 제스처 취할 것”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대화시간 없었던 건 문제

[한국의 싱크탱크]이영주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사장

임윤희 기자 2017.05.04 11:22
편집자주<더리더>는 2015년 5월부터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했다. 다양한 국내 싱크탱크에 대해 소개하고 설립취지와 주요 연구실적 등 양질의 자료가 연구로만 끝나지 않고 공론화되는데 기여하기 위해 ‘한국의 싱크탱크’를 기획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더미래연구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한국미래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글로벌싱크탱크 ▲동반성장연구소 ▲한국경제연구원 ▲세계경제연구원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한국보건의료정책포럼 ▲한국금융연구원 ▲외교안보연구소 ▲중소기업연구원 ▲국립재난안전연구원 ▲국가미래연구원 ▲세종연구소▲건축도시공간연구소▲여성가족재단▲한국안보문제연구소▲한국교육개발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국내 유수의 싱크탱크를 취재했으며 5월 호에는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을 찾았다. / 편집자
▲이영주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사장
경제 동반자 관계에서 안보 동반자로 견고해지던 한·중 관계는 사드 문제로 꼬여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세계 속에 동북아시아의 기상을 펼쳐 나아가야 하는 때에 두 이웃이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우려할만하다. 정부 차원에서 교류가 막혔을 때엔 민간 차원에서라도 움직여 주어야 흐르는 맥이 완전히 차단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은 이런 맥을 ‘이영주 한중인재양성재단’이라는 이름으로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에 한·중 관계와 관련 일에 종사할 뜻을 가진 우수한 유학생을 선발하여 양국 간의 교류 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중국 정경문화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이영주 이사장은 한국 내 ‘1세대 중국통’으로 불린다. 57년이 넘도록 중국 연구에만 전념한 외길 인생이었기에 얻은 호칭이다. 

이 이사장은 중국학자의 입장에서 최근 한·중 관계에 대해 “필히 한국과의 관계가 좋아져야지 그들도 주장하는 ‘중국의 꿈’을 달성할 수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한국을 죽인다면 스스로도 경제적으로 좀먹고 있다는 것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우리를 압박을 한다는 것은 협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보고 압력을 몇 년 넣을지 모르지만 곧 협상의 체스추어를 취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영주 이사장이 생각하는 한·중 관계와 앞으로 나갈 방향에 대해 묻고 그가 57년 간이나 중국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게 된 중국이 가진 매력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연구소는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었다. 42년 생으로 올해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중국인들이 가지는 대국의 여유를 체화한 듯 인터뷰 내내 건강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의 소개 부탁한다
“중국정경문화연구원은 말 그대로 중국에 정치 경제 문화를 연구하는 사단법인이다. 2003년에 발족했다. 그 당시만 해도 중국에 관심은 많지만 중국을 진정 이해하는 사람들이 적었기 때문에 개인 또는 중견기업의 자문 역할을 많이 했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중국에서 배출되는 인재도 많고 기업에서 관련 전문가를 채용해서 쓰기 때문에 연구소의 자문역할은 많이 축소되었다. 이외에 중국 내 유수의 싱크탱크에 국내 기업의 연구를 맡기는 가교 역할을 통해 양질에 연구집을 만들어서 납품하기도 한다.”

▶연구소의 중점 추진 사업은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연구하는 일이 줄면서 ‘이영주 한중인재양성재단’이라는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1965년에서 1970년까지 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에서 졸업할 때 장학금을 탔는데, 그 당시에는 한국이 대만보다 빈곤했다. 장학금을 받았던 기분과 도움이 잊혀지지 않아 장학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 몇 년 전 사재를 털어 장학재단을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는지 중소기업이나 비즈니스 하는 친구들이 십시일반 도와주어 무난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서울교육청에 장학재단으로 허가를 받고 지시 감독을 받으면서 규정에 의해 열심히 하고 있다.
장학금 지급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와서 공부하는 중국 유학생 또 한국에서 중국으로 가서 공부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양국을 좋아하고 양국의 미래에 동량이 될 만한 사람들을 위주로 선발한다. 중국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제1 무역국이고 우리는 중국의 제3 무역국이다. 중국을 더 연구하고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만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불화가 있듯 국가와 국가 사이에는 국익이 앞서기 때문에 충돌이 불가피하다. 1년에 한국, 중국 학생 각 20명씩 선발하고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장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그 학생들이 한국이나 중국에 각 분야에서 일하며 서로의 마찰을 완화하고 한중 양국의 발전을 강화하는데 동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긴 안목에서 장학 기금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다. 
또 장학금만 주고 끝이 아니라 학생을 선발 과정에서 희망자에 한정해 포럼의 멤버를 뽑는다. 포럼은 월 1회 개최하여 학생들이 필요한 계통에 유명 인사를 초빙해 강의를 한다든가 실습을 하던가 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영주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사장

▶한국의 1세대 중국통으로 불리는데 중국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아버지가 중국어를 해보라고 권하셨다. 그 이유는 고려 말에 사문이었던 목은 이색(李穡) 선생이 19대 할아버지인데 이분이 원나라, 명나라를 다니면서 외교 사절 노릇을 했다. 아버지께서 “후손 중에 한 사람도 관련 대를 이을 사람이 없느냐”며 “중국어를 배워 외교 관련 일을 해봐라”라고 해서 성균관대 중국문화과를 입학하고 중국 전문가가 되었다.
이때부터 중국에 대해 공부해서 57년이 넘었다. 1992년 한·중 양국이 수교해서 유학길이 열려, 북경대학교에 정식으로 시험을 보고 합격해서 입학했다. 1996년에 한국인 최초로 중국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제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학교에 남아 달래서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강의도 하고 중국 생활을 하다가 2000년에 한국에 들어왔다.
지금 와 생각하면 돌아가신 아버지가 선견지명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큰 나라, 큰 역사에 ‘중국통’이라 불리는 것은 부끄럽고, 아직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로 불리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자유한국당 국제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임되셨는데 어떤 역할인가
““한중 관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에게 중국은 매우 중요한 외교적 대상이고 전문가로 손꼽히니 와달라”라고 청하길래 생각하지도 않았고, 당원도 아니지만 위원장 직을 수락했다.
개인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중앙대외연락부(북한 문제를 다루는 부서)의 고위급과 인맥이 20년 정도 탄탄한 편이다. 중국은 명분을 따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인정할만한 타이틀이 있다면 더 깊은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라는 개인적인 욕심도 있었다. 국제위원장 직의 제안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과 기각의 기로에 있었다. 판단력이 있으면 탄핵 인용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여당의 국제위원장으로서 중국의 여당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카운터 파트너가 되어 개인적인 인맥과 접목시켜 중국과 북핵 문제에 획기적인 획을 긋고 싶은 생각이 컸다.”

▶한국과 중국의 모든 것에 대해 연구를 다년 간 하셨는데 어떤 관계라고 봐야하나
“비록 지금은 반중 감정이 나날이 늘어나고 중국에서도 반한 감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 지역에 같은 지리적 입장으로 상부상조해서 발전해야 한다고 본다. 중국도 필히 한국과의 관계가 좋아져야지 그들도 주장하는 ‘중국의 꿈’(2049년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사회 불평등 해소를 통해 현대화된 사회주의 국가로 중진국 수준에 도달하겠다는 큰 계획)을 달성할 수가 있을 것이다. 14억의 인구 중에 3억 정도는 구매력이 있고, 3~4억은 먹고 살만하다. 나머지 7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빈곤하다. 이런 빈부 차이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들게 된다. ‘중국의 꿈’을 이루려면 반드시 한국과 협조를 해야만 할 것이다.
중국이 현재 사드 결정에 대해 ‘버릇을 고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은 중국의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 우리와 마음을 같이하고 협력해야 잘 나갈 수 있지 일방적으로 관광객을 줄이고 인허가 문제로 한국을 죽인다면 스스로도 경제적으로 좀먹고 있다는 것을 아마 알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6자 회의 대표가 왔었다. 중국에서 왔다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대선의 분위기를 보러 왔다고도 할 수 있지만 중국학자로서 보면 한국과 협력하고 한국과 협상을 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본다. 지금 현재 중국에서 우리를 압박을 한다는 것은 협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본다. 압력을 몇 년 넣을지 모르지만 곧 협상의 체스추어를 취할 것이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나서 여러 대화가 오고 간 것으로 아는데 신문에 난 것을 반만 믿는다. 실질적인 대화에 반도 안 나왔다고 본다.”

▶국내 안보가 위협받고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보복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문가로서 견해는

“사실은 사드 배치 결정에서 우리가 잘못한 것도 있다. 미국은 우리와 60년의 동맹 관계고, 중국 역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다. 사전에 사드를 들여와야만 하는 입장에 대해 중국과 대화의 시간이 있었다면 기존에 중국의 외교 정책으로 볼 때 비록 반대는 했을망정 여기까지는 안 왔을 것이라고 본다. 중국은 원칙이 강하면서도 융통성이 많은 외교 전략을 쓴다. 원칙의 테두리는 무섭게 지키되 그 안에서는 많이 베푼다. 사드 문제는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중국인들과 이런 문제를 이야기 해봤나
“지금 현재 중국에서 한국 문제를 두고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층은 화이트칼라가 아닌 극소수라고 들었다. 한국이 뒤통수 친 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중국이 지나쳤다는 사람도 있다. 한국과 중국이 현재 불편한 관계지만 외교채널을 통해 끊임없는 연결 고리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하면 무역 문제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트럼프가 시진핑에게 큰 숙제를 주었다고 본다. 무조건적으로 무역 문제를 풀어 주었다기보다는 북한 핵 도발 문제를 잠재우라는 전제가 깔린 것 안다. 만나본 중국 사람들 이야기로는 “전과는 다른 제제가 들어갈 것으로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 5월 중 대통령 선출 시점 안으로는 뭔가 보이지 않겠나 싶다.”

▶日 산케이 신문에서 “중국군 선양전구 부대, 압록강 부근 이동했다” 보도에 대한 생각은
“정보망에 의하면 15만 정도의 3군단이 옮겼다고 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한반도에 난민이 오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고 또 북한이 큰 변화가 있을 때 주둔하기 위해서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한·중 관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한다고 보나
“‘사기’의 ‘맹상군 열전’에 나오는 말로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지혜로운 토끼는 굴을 세 개나 파 놓고 맹수의 공격에 대비한다는 뜻이다. 나라 정책이든 비즈니스 입장이든 그간 중국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 부적절했다고 본다. 미리 동남아 쪽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혔어야 했다. 또 지금은 중국 정부의 조치로 인해 못 오지만 아직 한국 오고 싶어 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중국에 19차 대회에 새로운 정책 발표가 있으면서 이런 감정이 완화될 것으로 보고 5월 9일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면 새로운 한·중 간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과거보다 업그레이드해서 준비한다면 1~2년 안에 손해도 회복하지 않겠나.”

▶한·중 관계에 하고자 하는 역할이 있다면
“27년 간 축적해온 지식과 인맥 관계를 어떻게든 활용해서 양국을 모두에게 이롭게 만들고 싶다. 또 만약에 기회가 돼 국가에서 명분 있는 위치를 주신다면 남이 열 개 할 수 있는 것을 백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늘에서 주신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양국을 위해 노력해 볼 생각이다.”

▶국민께 한 말씀
“중국인 친구가 말해주길 “어떤 사람이 제일 성공한 사람이냐”라고 묻는다면 “건강하게 현재 사는 사람”이라고 하더라. 독자 분들도 모두 건강하게 현재를 사실 길 바란다.”

이영주 중국정경문화연구원 이사장
출생 1942년 2월 13일
베이징대학교 대학원 국제정치학 박사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타이완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학사
중국정경문화원 이사장
중국 베이징대학교 객좌교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한중우호협회 부회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민족화합분과위원장
대우경제연구소 회장
쌍방울 중국본부 본부장
청구 중국본부 본부장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