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유승민, 스트롱맨 홍준표, 심블리 심상정, 소통 위너는?

전문가 분석, “19대 소통 대통령은?” ③

편승민 기자 2017.04.21 11:15
편집자주더리더는 전문가 8명과 함께 대선 후보들의 소통 리더십을 분석했다. 커뮤니케이션, SNS, 위기관리, 비언어 의사소통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리더를 뽑는 대선 특별 기획을 마련했다.

②에 이어서


보수의 설자리가 박해진 현재 한국 정치계에서 합리적 보수를 주장하기도 힘든 시점이다. 유승민 후보는 2002년 대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핵심 참모로, 2007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 핵심 참모로 활동했다. 이렇게 완벽한 보수의 중심인물이었던 그가 2015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새누리당 원내대표에서 찍혀 나갔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 보수와 진보진영의 합의를 주장하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비판을 했던 그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은 ‘유승민’이라는 이름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보수의 등장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복당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또 다시 당을 떠났다. 그리고 합리적 보수, 개혁 보수를 지향하는 바른정당이라는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서면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한쪽에서는 배신의 정치라고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소신의 정치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보수가 저지른 과오를 무조건적으로 덮지 않고 잘못은 인정하는 그의 행보는 합리적 보수의 희망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현재 대통령 탄핵 인용 후 대선 판도에서 보수정당 지지율은 굉장히 낮다. 게다가 강력한 이미지 부족은 가장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한진 교수는 유승민 후보에 대해 “이미지가 똑똑하고 날카롭다. 국가안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지니고 있으나, 국가 경영전략이 매스컴에 비춰질 기회가 적었다. 언론에 비춰진 이미지는 ‘다툰다’는 투쟁의 이미지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유승민 후보가 말하는 많은 것들은 장관의 몫이지 대통령으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허은아 소장은 “여당에서 가장 아쉬운 후보가 유승민 후보다. 대선 기간이 짧은 만큼 특색이 없는 이미지가 지지율을 올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을 울리기엔 부족하다. 즉, 논리적으로 따지면 합리적 보수라는 대선 주자에 합당한 이미지가 존재하지만, 뚜렷한 하나의 심리적 이미지가 없다. 스피치 능력은 괄목할 만 하지만, 문제는 기간이 짧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 짧은 기간에 효과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그만의 ‘이야기’, ‘소재’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우 흑인이 변화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현대건설 사장이었기 때문에 경제에 특화되어 있다는 명확한 포지션이 있었다. 이처럼 우선 심리적 포지션을 설정하고 그에 맞는 고무적 스토리와 함께, 비언어적 표현이 동반되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지금의 모범적인 정치인 이미지는 2%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대선 출마하면서 보수의 반란이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대선은 무조건 야당 출신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자유한국당은 묻히는 듯 했다. 하지만 홍준표 후보가 다시 보수들을 결집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이 가능한 것은 그가 유지하고 있는 거침없는 발언과 행동이 한몫 하고 있다. ‘한국의 트럼프’라고 불릴 만큼 강력하고 수위 높은 말을 쏟아내는데 대해 흩어진 보수를 다시 한데 모으는 힘이라는 의견과 막말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영욱 교수는 “홍준표 지사는 스트롱맨 프레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먹힐지는 모르겠다. 스트롱맨을 우리말로 하면 독재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흔이 많이 남아있는 지금 스트롱맨 프레임이 효과적일지 미지수다. 스스로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여기지만, 국민은 새롭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강한진 교수는 “홍준표 도지사를 두고 ‘한국의 트럼프’라는 얘기도 있다. 강력하고 자신 있다는 게 좋은 시작임은 분명하다. 다른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한 측면에서 대화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기발함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들이 알면 얼마나 알아”, “애들 얘기하지 마라”는 식으로 기자들에게 반말을 하거나 반대파에 있는 사람에게 적대적이다. 건방짐은 자신감으로 좋게 해석될 여지도 있지만 그 자신감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감각적으로 뛰어나기도 하고 생각을 깊이하고 말도 많이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정치 지도자로 국민을 이끌어가는 사람은 국민을 가르치려고 하면 안 된다. 한수 높은걸 보여주면서 믿음을 줘야 한다. 홍준표 지사의 화법은 자칫 강요하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동욱 교수는 “홍준표 후보는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냉정한 전략가다. 막말조차 계산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전략적인 휴지가 들어간다. 휴지는 듣는 이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고, 화자도 쉬는 동안 다음 말을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말을 빨리하다가 잠깐 쉬는 등 속도에도 변화를 준다. 게다가 남자치고 높은 보이스에 경상도 억양이 덧붙여져 강하다. 막말 또한 미치는 파장의 득과 실을 생각하고 말하는 전략가다”라고 평했다.

허은아 소장 역시 그의 스트롱맨 이미지에 주목했다. “홍준표 후보의 비언어적 연출이 특기할 만하다. 발언의 콘텐츠 자체가 사이다 발언이라기보다는 인지도를 높이는 비언어 전략을 많이 구사하는 면이 특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스트롱맨 이미지 메이킹이 대세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 연출과 맥락을 같이 한다. 홍준표 후보는 옷차림부터 이런 전략을 적용해낸다. 우선 정장을 단정하게 입은 적이 없다. 일부러 넥타이를 조금 풀고, 자켓의 앞 단추도 자연스레 열어 놓는다. 앉아있는 자세도 일부러 조금 삐딱하게 앉아서 와일드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그런 점이 같은 당 김진태 후보에 비해 확실히 지지층에 각인된다. 스트롱맨 이미지를 유지하며 최근 친박 인사까지 안고 가는 의외성을 보여 이슈몰이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심블리’, ‘심크러시’ 와 같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유일한 여성 대선 후보다. 1980년 서울대 초대 총여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구로 동맹파업’을 주도했다. 이후 25년간 노동운동가 활동을 한 그는 2004년 민주노동당 17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선출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는 국회의원 활동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재벌 중심 경제구조 타파, 비정규직 정규화, 보편적 복지 등을 주장하며 일생을 노동자들의 편에 섰다.
민주노동당이 진보 대통합을 거쳐 통합진보당이 되었으나 부정 경선, 내부 갈등 등으로 혼란을 겪으면서 심상정 후보는 탈당하여 2012년 진보정의당을 창당했다. 이후 정의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그는 줄곧 새로운 생활 진보를 추구했다.

평생을 노동자를 위한 삶을 살아왔듯 심상정 후보의 대선 키워드는 역시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 ‘친노동 개혁정부’다. 그의 꾸준하고 일관된 주장과 태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신뢰를 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통합 하기에는 국가적 어젠다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영욱 교수는 “심상정 후보는 화법이 사이다 같은 면이 있지만 영향력이 낮다. 화법보다는 여론에서 자기 목소리의 점유율이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그러다 보니 화제의 중심에 서기 어렵다”고 평했다.
강한진 교수는 “심상정 후보는 일관성과 선명성이 특징이다. 주장들도 마이너 집단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사회 주류를 위한 공약은 아닐지라도 의미가 적지는 않다. 국가 경영 철학은 정당경영이 아니다. 훨씬 더 높고 넓은 정치 철학 차원에서 포함되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런 입장에서 본다면, 심상정 후보의 메시지는 국가 경영의 이야기로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로서의 메시지와는 동떨어져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동욱 교수는 “심상정 후보는 음성 분석 때 신뢰감 부분에서 우리나라 정치인 중에 최고로 높은 수치를 보인다. 약자를 대신해 싸우는 이미지가 있고, 말하는 게 믿음이 가는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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