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성의 경마, 통일 넘어 세계로”

한국마사회 마주 이야기

윤영기 UWC korea 장학재단 이사장 2017.01.13 10:52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경마’는 흥미진진한 레포츠다. 맨 뒤에 있던 말(추입마)이 쏜살같이 맨 앞으로 나와 결승점을 향해 질주하는 모습은 감격스럽다. 응원의 함성 속에 1분30여초간 펼쳐지는 드라마의 감동은 경마팬을 흥분과 설렘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변화의 진통을 겪어야 하는 한국마사회가 최근 마사회장을 새로이 신임했다. 말과 기수가 하나가 되어 경쟁하는 스포츠가 분명함에도 경주마가 농가 목장에서 생산된다는 이유로 체육부에서 농림부 소관으로 이관된 이후 농촌진흥청장 출신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사회장에 최근 임명했다. 경주의 주체가 되는 경주마의 주인인 마주가 한국마사회의 최대주주임에도 아직도 정치적•관료적으로 임명하는 악습은 꼭 바로 잡아야 한다.

홍콩 마주들의 자키클럽은 영국의 마주제도에서 유래돼 영국 왕실이나 백작, 남작 등 작위가 없으면 마주라는 신분을 획득할 수 없다. 마주 자격을 얻으면 그제야 경주마를 구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홍콩 자키클럽은 마주가 되면 소속된 자키클럽이 홍콩 경마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봉사, 기부 등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어 명예와 사회적 존경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마주제도는 정부가 운영하던 정부 단일 마주제에서 1992년 5월 군 출신이 한국마사회장으로 임명되던 시절 육군 장성 출신의 유승국 회장의 제안으로 경마 발전을 위해 민영화를 실현하는 가운데 민간 다수 개인마주제를 실시해 국가가 경주마를 구입하는 것이 아닌 심의로 선발된 개인마주들이 경주마를 구입해 경주를 하는 스포츠로 전환하도록 대통령에게 제안•승인돼 실시된 것이다.

마주는 한국마사회의 민영화에 따라 분야별로 검증된 전문가와 사회적 명성이 입증된 계층으로 높은 경쟁률과 엄정한 심의를 거쳐 신분을 획득한다. 필자는 원년마주로 선발된 이후 25년 동안 60여마리의 경주마를 구입해 과천벌을 달렸다.

한국경마의 현안
25년의 원년 마주 입장에서 본 한국마사회는 국가기능의 역할과 국민 생활의 재충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마장이 그저 도박이나 해서 가산을 탕진하는 복마장이며 마주는 경주마의 뒷돈이나 대는 존재로 비쳐지지 않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마사회의 회장은 항상 정권 창출 보은 인사로 3년간 마사회를 이끈다. 필자는 정권 교체시기의 짧은 마사회장 재임시간을 합쳐 13명 이상의 마사회장의 변천사를 겪은 경험이 있다.

군사정권에서 민주정권, 농민운동가,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구설수 등 청와대 임명권자의 정권 성격에 따른 정치적 임명으로 인해 한국마사회는 역할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사행성 불법 도박의 소용돌이 속에 경마관계인들의 결탁설과 함께 예측 불허의 경마장 운영을 한다고 경마팬들의 비난과 불신을 줄곧 받았다. 오랜 시간을 고민하며 25년간 마주로서 손실을 겪은 필자에게 경마장은 깊은 고민을 안겼다.

우리와 달리 미국의 경마장은 파크 개념을 도입하고 마이스산업을 접목함으로써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사회적 서비스와 재충전의 장소로 제공하는 변화를 모색 중이다. 우리 한국도 최근 렛츠런파크 서울 위니월드를 통해 파크 개념을 도입,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과 놀이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통일 준비하는 신의주경마장
경주마를 통한 ‘사이팅스포츠’(눈으로 즐기는 스포츠)는 국경을 넘어 세계가 공유하는 익사이팅한 스포츠다. 함성과 응원, 괴성 등의 짜릿함은 이념과 사상, 정치와 이데올로기, 인종차별 등을 넘어 한마음이 될 수 있는 강한 마력을 가진 공동체의 장이다.

필자는 남북통일시대를 꿈꾸며 14년 동안 60여차례 평양을 다니며 경제인으로 대북사업을 해왔다. 최근 북한 정부는 신의주특구개발을 구체화해 중국과 손잡고 대대적인 사업을 하고 있다. 북한 신의주와 단동을 연결하는 신대교의 완성과 개통을 눈앞에 두고 신의주특구개발의 토지사용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 중이다.

국제금융쇼핑단지, 주거단지, 첨단산업단지, 자동차부품산업단지, 골프장, 경마장, 석유화학단지 등 500만평의 개발계획이 승인 중이며 중국 단동에 사업사무실 개소를 앞뒀다.

15억 인구의 중국에는 5개의 경마장이 있다. 하지만 사회주의국가인 중국 당국이 경마장에서 배팅을 할 수 없도록 해서 중국인들은 경마를 즐기러 홍콩과 마카오로 간다. 이런 중국을 겨냥해 북한은 신의주특구개발 계획 중 하나로 ‘신의주 경마장’ 조성을 위해 중국 측과 손을 잡았다. 북한 주민이 배팅하는 경마장이 아니고 중국인이 차량으로 5분이면 압록강을 넘을 수 있는 신의주경마장을 건설하기 위해 별도의 출입 통로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신의주경마장은 1차로 약 30만평의 부지 위에 1•2차 관람대를 건설한다. 2개의 주로와 중앙공원, 30여동의 마방, 경주마 수영장, 수의병원 등을 갖춘 중선진국 규모의 경마장이 조성되며 1차 투자 규모는 미화 약 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의 조달은 도박을 좋아하는 중국 투자자와 현 업계의 경마장 소유 운영자(외국은 일반인이 소유•운영하는 경마장이 많다. 예컨대 미국 플로리다주의 경마장 오너는 유럽 오스트리아 사람으로 미국에만 5개의 경마장을 소유•운영하고 있다) 등이 몰리고 있다.

인공섬 대한민국을 대륙의 나라로 ‘코렉시트’
대한민국은 휴전선이 있는 작은 인공섬으로 중국대륙과 연결할 통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화 수출국의 입지에서 현지 판매시장과 생산기지를 확보할 도로, 철도 등 남북의 통로가 중국과 유럽 대륙의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코렉시트’(Korexit)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남북관계의 답답함을 절감한다. 반면 북한은 서서히 ‘조중협력’ 강화를 통한 자구력(북한 용어로는 자강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 신의주특구개발은 2017년 초부터 일진보한 결과가 수면 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신의주경마장에서 나오는 함성이 남북 전체 한반도에 울려퍼져 중국과 유럽까지 들리고 가슴 벅차게 경주마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윤영기 UWC korea 장학재단 이사장
––한국마사회 마주
(원년마주 1992년5월~현재 25년)
––메릴랜드의 Laurel경마장 마주
––미주실업인총연합회 이사장
(미국 버지니아 재단, 신의주경마장 제안)
–– UWC korea 장학재단 이사장,
대도산업개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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