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용 춘천시장]‘종점 없는’ 관광·레저도시 개발

“아동복지 강화해 남녀노소 찾는 낭만도시 육성”

편승민 기자 2017.01.04 09:19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소양강, 남이섬, 닭갈비, 막국수 등 춘천을 대표하는 단어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처럼 추억과 낭만의 도시라 불리는 춘천은 우리나라 대표 내륙 관광도시다. 이제 춘천이 여기에 ‘키즈’, ‘테마’라는 키워드를 추가할 준비를 마치고 있다.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레고랜드가 2018년 개장을 앞두고 있으며, 춘천시 관광 핵심사업인 헬로키티 테마파크, 삼악산 로프웨이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최동용 시장은 서울과 춘천,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철도 건설 확정에 따른 기회와 위협에 대해 묻자, “위기가 아닌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그는 춘천은 ‘제 2의 제주도’라 할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과 국제관광도시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민선 6기 최시장이 그리고 있는 춘천의 그림은 ‘종점 없는 관광·레저의 도시’라고 말했다.

최동용 춘천시장
관광뿐만 아니라 춘천시가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분야는 ‘아동복지’다.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아동복지 종합시스템 구축을 통한 친여성·친아동정책 이라고 최 시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지방자치제도에서는 지자체가 이런 정책을 펼 수 없는 구조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방의 자치조직권과 지방교부세 확대 등 지방분권 강화만이 지방자치 발전을 이루는 시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 20년

-지방자치는 ‘주민자치’라고도 불린다. 일선 시,군 행정과 강원도의 자치행정국장까지 지냈기 때문에 주민자치에 대해 느끼는 바가 클 것 같은데
▶임시직으로 출발해 40여년을 강원도와 춘천에서 근무해 도정과 시정에 나름의 경험과 이해가 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는 1950년대 초 시도됐다가 정치·사회적 격변으로 중단됐고, 1995년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그런 시대적 배경이 있어서 관치시대와 민선시대를 두루 경험했다.
21년 전 지방자치 초기와 지금을 비교하면 여러 면에서 괄목한 만한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는 시·군의 행정자치와 의회를 중심으로 한 주민자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관치시대와 비교하면 두 영역 모두 주민 참여가 상식이 될 정도로 확대되었고, 실제 주요 의사 결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이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 초기에는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영향력을 발휘했다면, 현재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보다 시민 개개인이 주체가 되고 있다.
그만큼 시민들의 참여와 권리 의식이 높아졌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는 것이 지역발전의 동력이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다만, 행정자치 측면에서 보면 예산, 입법 권한이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는 한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국가차원의 분권 정책을 통해 지속 보완되어야 한다고 본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지방분권, 재정분권에 대한 견해와 실질적인 시행을 위한 방법은
▶실질적인 자치행정을 위해서는 시·군의 재정권이 확보되어야 한다. 현재 세입 구조를 보면 세금 총액 중 지방세입은 20%에 불과하고 80%가 중앙정부로 들어가고 있다. 반면 총 세입의 60%를 지방이 지출하고 있다.
특히 복지수요 급증으로 복지업무의 지방 이양이 확대되면서 시·군의 예산 분담액 증가와 인력 확충 등으로 재정난이 가중되고 있다. 자체 수입만으로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국비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분권이지만, 내용은 중앙에 예속되고 있는 구조다.
따라서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조정, 지방교부세의 확대가 선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도 일정 범위 내에서 지방세 세목 신설, 세율 조정권 등의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시·군이 자치조직권을 통해 인력과 조직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해야 지방자치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9~10월에는 여덟 번에 걸쳐 읍·면·동 공무원과 대화를 가졌다. 공무원들이 말하는 민원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
▶민선 6기 춘천시정은 시민과의 소통,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시민 중심의 위민 행정을 기조로 삼고 있다. 소통행정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민과의 소통뿐 아니라, 조직 내부의 소통도 중요하다. 취임 초기부터 정기적으로 실무직원들과 만나 친목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모임을 꾸리고 있고, 2016년 하반기부터는 읍·면·동 민원담당 공무원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고충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시민 입장에 맞도록 민원 시스템을 쇄신하고 주민생활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강화하였더니, 직원들의 업무 부담이 많고, 민원 처리 고충이 누적되면서 심적인 압박을 많이 받고 있었다. 기존 공무원 중심의 행정 관행을 시민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과도기적인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읍·면·동 공무원들의 업무 환경은 민원 서비스 질과 직결되기 때문에 인력, 장비확충 등 필요한 사항은 우선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한국매니페스토가 실시한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과 정보공개 평가에서 춘천시가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공약이행과 정보공개 평가’부문에서 SA등급을 받았다. 고득점 비결은
▶공직자, 특히 시정 책임자가 시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공약사항은 분야별로 나누고 개별 사안 하나 하나에 대해 ‘완료’, ‘추진 중’, ‘추진 예정’으로 구분해 수시로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60%는 이행했다. 나머지도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약 이행에 앞서 시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관련법과 재정 문제로 심도 깊은 검토가 필요한 사안은 있는 그대로 알리고 양해를 구하고 있다. 춘천시의 최대 현안 사업 중 하나인 캠프페이지 개발 사업이 그런 예다. 캠프페이지는 춘천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사업이다. 중도에 들어서는 레고랜드와의 연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광 거점을 겸한 복합시민공원으로 큰 틀만 정하고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임기 내 추진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 다수가 동의하는 완벽한 계획이 나온 후에 추진하겠다.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전에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면 사후 갈등 민원도 거의 없고, 사업성과도 높게 나온다는 점이다.

춘천시 지방자치

-레고랜드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8년 개장 예정이라고 하는데, 어떤 효과가 기대되나
▶의암호 한가운데 중도에 들어서는 레고랜드는 강원도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춘천시는 진입교량 신축, 연결도로 개설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개장하면 연 2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레고랜드 개장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춘천시로서도 관광객 방문 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여러 연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레고랜드 방문객을 도심, 외곽 관광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의암호를 가로지르는 삼악산 로프웨이와 삼천동 호텔 유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올해 의암호 수변을 따라 국내 최장 길이의 소양강 스카이워크, 장난감과 로봇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서면 토이로봇관, 어린이글램핑장 등 체험 관광시설을 잇따라 개장했다.
삼천동에는 세계적인 캐릭터인 헬로키티를 이용한 테마파크도 민간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들 시설이 운영에 들어가는 수년 후에는 춘천이 명실상부한 국제관광도시의 기반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착공보고회
-1987년 대선공약으로 제시됐던 동서고속철이 29년 만에 추진이 확정됐다. 서울 용산~춘천~속초를 잇는 고속철도가 가져올 춘천의 과제는 무엇인가
▶동서고속철 개통은 춘천뿐 아니라 강원도 북부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기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서울 용산에서 춘천까지는 50분, 속초까지는 1시간 15분으로, 춘천과 속초는 25분대로 단축된다. 고속철이 개통되면 인천공항, 수도권 뿐 아니라 동해안에서도 접근성이 좋아져 춘천이 수도권~ 내륙~동해안을 잇는 관광허브가 될 것이다.
반면에 일부에서는 현재는 춘천이 경춘선의 종착역인데, 동서고속철이 개통되면 경유지로 기능이 축소돼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고속철이 개통되는 2025년경에는 춘천에 현재 추진 중인 레고랜드를 비롯해 삼악산 로프웨이, 헬로키티 테마파크 등 국제적인 관광시설이 운영되기 때문에 국내외 관광객 유치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속초로 가는 관광객은 바닷가를 가는 것이고, 춘천에 머무는 관광객들은 그와는 또 다른 목적으로 온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관광시설을 다양화 한다면,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나는 이것을 오히려 춘천의 호기라고 보고 있다.

-춘천시는 지역특성상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비침체, 지역경제둔화 등의 우려가 있었다. 실제 미친 영향은 어떠했고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부정청탁 금지법’ 시행으로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시중 업소와 농축산물 관련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2016년 10월초부터 춘천시 차원의 소비 진작 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지역 제품 우선 구매, 전통시장 이용 확대, 직원들의 시중 업소 이용 독려,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간담회 활성화 등의 방법을 쓰고 있다.
음식점이나 꽃집 같은 중소 상가들의 어려움이 커서, 금융기관과 협약을 맺어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사업도 새로 시작했다. 또, 소양강 스카이워크 방문객이 주말이면 7천~ 8천명에 이르는데, 내년부터는 입장료를 상품권으로 되돌려줘서 이분들이 시중에 상가를 이용토록 하는 춘천사랑상품권 제도도 시행한다.

저녁 노을에 물든 소양호 스카이워크
-춘천은 지금도 남이섬, 소양강 등 많은 사람들이 찾는 낭만의 도시다. 앞으로도 ‘종점 없는 레저·관광 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춘천은 산과 호수,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수십 년 간 상수원 보호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오히려 잘 보전된 천혜의 경관 자원을 갖고 있다.
이전까지는 남이섬, 소양강, 강촌 등 특정한 몇몇 명소에 관광을 의존해 왔으나 지역의 중심 산업으로 발전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명실상부한 관광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근래 관광패턴에 맞게 체험시설을 만들고 춘천에서만 가능하고 춘천의 매력을 담은 관광시설,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삼악산 로프웨이 같은 관광시설이 이와 같은 예다. 2019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삼악산 로프웨이는 삼천동 의암호 수변에서 삼악산까지 3.6km 노선으로 전국에서 가장 길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로프웨이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워낙 경관이 뛰어나 성공을 확신한다. 삼악산 정상에 가면 사계절 모양이 다 다르다. 겨울 물안개 모양도 다르고, 봄, 여름, 가을도 달라서 수도권 인구가 춘천에 오면 시간도 짧고 돈도 덜 들고. 호수를 가르지는 체험까지 할 수 있어 대박이 날 것이다.
또 의암호 자체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해 친환경 크루즈선 운항도 계획하고 있다. 춘천은 송암스포츠타운을 비롯해서 의암호 자전거도로 등 전국 최고 수준의 레포츠 시설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대규모 체험 관광시설까지 갖추면 수도권을 넘어선 국제관광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소양호스카이워크와 불꽃놀이
-춘천시가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복지허브화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읍·면·동 기능은 민원서류 발급 등 민원처리 중심이었는데, 행정 수요가 복지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기능도 바뀌어야 한다. ‘복지허브화 사업’은 행정 중심의 읍·면·동 기능을 복지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읍·면·동에는 행정 인력 외에 복지 공무원이 배치돼 있지만, 한두 명에 불과해 방문 서비스 등을 통해 위기 가정 발굴 등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몇개의 동에 시범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지전담팀을 설치했다. 2018년까지 모든 읍·면·동에 전담팀을 배치할 계획이다.

-복지 중에서도 아동복지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요즘 같은 시대에는 복지 중에도 아동복지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성장 시대이면서도 같이 산재해 있는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다. 이제는 임신, 보육,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예산을 형평성 있게 배분해야 한다.
이번에 일본의 도야마시로 시책연수를 다녀왔다. 이곳 역시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라는 어려움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그런 환경 속에서도 선진정책을 통해 도시 발전에 성공했다. 도야마시에 갔더니 아동중심, 여성중심의 시책들이 많았다.
우리나라는 다문화가족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아직까지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고 있다. 여성이 임신을 할 때부터 육아 기간 동안, 그리고 초등학교에 진학할 때까지 관에서 개입하여 지원을 할 것은 지원하고, 장려금도 주고 바뀌어야 한다. 육아종합지원센터를 구축하여 보건, 복지, 행정 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직까지도 기업은 여성인력들에 육아휴직을 잘 안 준다. 이런 기업들에 보조금을 주어 부모가 육아휴직을 완전히 다 갈 수 있도록 하고, 우수 기업에는 혜택과 보상도 해주는 식으로 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청소년 복지 차원에서 교육시스템도 만들고자 한다. 지금도 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꼭 진로문제를 서울에 가서 상담하고 찾아보고 한다. 교육과 진로에 관한 시스템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방에 있는 청소년들이 자기 진로와 살아갈 길을 교육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최동용 춘천시장과 김영일 춘천시의장이 춘천시청 신청사 기공식에서 시청 현판을 이전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스1
-2017년 새해를 맞아 각오와 덕담 한마디 부탁한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관광은 종점이 없다”는 포인트로 나아갈 생각이다. 2년동안 춘천 시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했던 것 같고, 앞으로는 과거에 잘 안 풀렸던 사업들을 마무리 해나가고자 한다. 현재 시청사를 신축하고 있는데 안전하게 완벽히 지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삼악산 로프웨이와 헬로키티 아일랜드 사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 해야겠다. 그리고 강원도 사업인 레고랜드 건설 역시 완벽하게 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들을 98%이상 마무리 해야 하지 않을까. 시민들 뜻에 잘 맞춰가면서 시정을 펼치면 민선 6기 4년 동안은 편안한 시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앞으로도 집중적으로 해야 할 일은 관광이라고 확신한다.
2017년은 정유년, 닭의 해이다. 힘찬 횃소리 속에 더욱 희망찬 새해 아침이 열렸으면 한다.

△ 최동용 강원도 춘천시장
–– 1950년 9월 2일생(강원도 춘천)
––강원도 춘천시 부시장
––강원도청 공보관
––강원도청 자치행정국 국장
––강원도 체육회 사무처장
––現 제 35대 강원도 춘천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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