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올해 대선, 개헌정치가 주도”

[열린정책 소통합시다]스물아홉 번째 주인공 심상정 정의당 대표, "정치개혁 골든타임, 4대 개혁으로 ‘촛불’에 응답해야"

대담 박종국 편집장, 정리 임윤희 기자 2017.01.02 09:4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만나고 싶었던 정치인에게 궁금하거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질문하고, 직접 방문해 정치인에게 여러분들의 질문을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결선투표제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의 글을 인용했다.

“우리 헌법은 결선투표제를 금지하지도, 명시하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 선거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하라 규정하고 있을 뿐입니다. 못 해서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니 안 되는 것입니다.”

심 대표의 의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누구보다 강력하게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하는 정치인으로 선거법 개정을 통해 대선 전에 적용해야한다며 공론화에 열심이다. 결선투표제만이 낙후된 정당정치를 한 단계 성장시켜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선거연령 18세 인하, 공직비리수사처법, 전경련 해체, 정치 개혁 등 큰 입법과제들이 이미 국회로 넘어온 만큼 2월 임시국회에서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야3당과 견고한 공조를 이뤄나가는 등 그야말로 국회에서 할 ‘일’들을 해나가고있다.

정치인들은 촛불 민심에 대해 “정치 대개조를 하지 않으면 여의도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를 쏟아 내고 있지만 정작 국회에서는 분당과 새로운 세력의 집결 등 이미 그들의 시계는 대선에 멈추어있다. 심 대표는 멈춘 시계를 돌리는 것이 촛불의 명령에 답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흔치않은 정치인이다.

2017년 정유년 새해를 시작하는 1월 첫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으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만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회의 역할과 새해 국민들에게 전하는 덕담을 들었다.

-결선투표제 논란이 헌재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어떻게 보시나

▶지금 결선투표제는 1987년 대통령직선제 개헌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빠졌다. 국민들의 30%정도 지지를 받은 사람이 100%의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나머지 70%를 대변하는 정치세력과 늘 갈등구조에 있는 것이 우리 정치현실이다. 이미 합종연횡이나 후보단일화 같은 방식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한다.


정권의 안정성과 정책노선을 바탕으로 한 선진적 정치연합이 결선투표제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오늘(2016년 12월26일 인터뷰 당일) 안철수 후보와는 결선투표제 도입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야권 유력후보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도 일관되게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주장했기 때문에 그 의지를 의심하지 않는다. 국회입법조사처에 결선투표제를 문의한 결과 “개헌사항이다”라는 답을 들었다. 그러나 몇년 전 국회에 의뢰를 했을 때는 “선거법 개정만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을 들은 바 있다. 헌법의 내용을 더 풍부히 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고 개정하는 것은 정치권의 임무이지 헌법학자들의 임무가 아니다. 헌법에 결선투표제에 대한 반대조항이 없고 국민의 합의와 정치권의 동의가 있다면 헌법에 대한 해석은 정치권이 해야 한다고 본다.


-대부분의 의원들도 동의하나
▶민주당 내에서도 박원순 시장이나 이재명 시장 등 대부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개헌사안인지 선거법으로 조정이 가능한 사안인지에 대한 판단은 국회가 해야 한다. 오는 2월 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개헌 시기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데
▶개헌의 법적 절차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각 정당의 당론도 필요하고 공론화 과정도 필요하다. 오는 3월까지 탄핵이 마무리 된다면 조기대선 정국으로 개헌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한다. 대선 전 개헌은 어렵고, 또 대선을 위해 헌법 개정 시기를 역 규정하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본다. 헌법은 우리 국민들의 삶의 틀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이번 대선은 개헌정치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개헌 내용을 전체적으로 공론화하는 개헌정치는 가능하다고 본다. 대선주자들이 개헌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싸울 것으로 본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촛불의 힘 어떻게 평가하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 대표 국회의원으로서 평가한다면
▶오는 31일 열리는 10차 촛불집회에는 아마 누적참가인원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본다. 주권재민의 원칙을 확인한 ‘민주혁명’이다.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아주 비범한 일을 해내는 체험이 한국사회에 과감한 개혁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에너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제 그 에너지를 정치권이 받아안을 차례다.


-촛불 민심은 정치권에 개혁을 주문했다. 국회에서는 탄핵 이후 어떤 플랜을 준비해야 하나
▶촛불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라기보다 정부의 탄핵이다. 정부의 비정상적 통치로 인해 광장에서 분출하는 다양한 개혁 입법 요구들은 적폐를 청산하고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핵소추안 이후 정치권에서는 한 일이 없다. 손가락만 빨고 있으면서 헌재나 특검만 보고 있을 때인가. 개혁 과제를 차기 정부로 넘겨선 안 된다. 오는 1월 또는 2월에 임시국회를 열어서 지금 시급히 청산해야 할 과제인 재벌, 정치, 언론 개혁 등의 핵심 과제들을 2월 임시국회에서 일괄 처리하는 스케줄로 가야 한다. 대선 후보들 간의 경쟁과는 별개로 국회에서 야3당의 확고한 탄핵 공조를 통해 적폐청산과 개혁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


-야3당도 심 대표와 같은 생각인가
▶적폐청산과 개혁입법을 위해 야3당 회의를 소집해 놨다. 안 전 대표는 만났고, 문 전 대표나 다른 분들도 만나서 힘을 모으려고 생각 중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아직 논란이 많다
▶황교안 권한대행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불편하다고 본다. 사실상 국민은 박근혜 정부를 탄핵한 것으로 국민들의 시선은 다 마찬가지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박근혜 대통령의 편이 아니라 국민의 편이라는 선언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은 것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다. 야당들의 황교안 길들이기가 아니라 권한 자체가 그렇다. 권한대행으로서 당연한 정당성을 부여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 거부할 때 국민들의 교체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본다.


-최근 박 대통령의 의복과 미용 시술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유영하 씨인가? 대통령 변호인이 여성의 사생활 운운할 때 같은 여성으로서 모욕감을 느꼈다. 이것은 여성의 문제가 아닌 공사도 구분 못하는 그런 자격없는 대통령의 문제다. 대통령 박근혜의 문제지 여성 대통령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헌재에서 탄핵 소추안에 대한 결정이 나고 나면 조기 대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가장 빠른 조기탄핵과 조기대선이야말로 현재 국정공백을 메꾸고 빠르게 정상화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본다. 헌재가 분명한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보고 늦어도 오는 3월 초 이전에 탄핵 심판을 할 것이라고 본다.


-비박, 비문 간의 또는 다른 세력 간의 제3지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민주정치에서 정치연합은 아주 일상적이고 상식적인 것이라고 본다.
문제는 비박에서 비문까지 제3지대 이런 것처럼 비박이냐 비문이냐가 정치연합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나? 이런 발상은 매우 무원칙적인 퇴행적 발상이다. 정치연합은 정치인들의 정략적 야합이 아닌 국민들의 공익을 실현하는 가치와 정책중심의 결합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제3지대는 필요하다. 안철수·손학규의 연합은 큰 정치적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이고 반기문까지 아우르는정책연합이 될 때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 의원이나 비박 정당의 정치성이 시험대에 오르지 않을까 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어떤 사람이라고 보나
▶친박이나 비박 모두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참회를 통해 건전보수로 도약해야 한다. 성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야당에서는 조기대선으로 가면 문재인 후보가 제일 유력하다고 본다. 그러나 국민들은 개혁의지, 수권능력에 대해 아직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정책과 노선을 중심으로 정치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후보자 개인이나 정치세력 간의 무원칙적인 합종연횡이 아니라 민심의 요구를 조건으로 내건 정책을 바탕으로 선거연합이 이뤄진다. 때문에 연합정치 능력이 또 하나의 변수가 되리라고 본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19대 대선에서 정의당은 어떤 역할을 하고자 하나
▶탄핵 국면에서 정의당은 민심을 가장 빨리 파악하고 앞장서서 실천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야당들과 촛불민심을 동기화하는데 역할을 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이번 대선은 촛불 대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민심을 가장 잘 대변하는 대선 세력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다.


정권교체를 꼭 해야 한다. 정권 교체된 개혁정부를 민심이 원하고 있다. 정의당 후보가 얼마나 지지를 받느냐가 다음 정부의 개혁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정의당은 국가의 왼손(노동, 복지)을 담당하겠다.


-요즘 ‘심블리’로 주가를 한참 올리고 있는데, 심 대표는 대선에는 관심이 없나
▶고민 중이다. 우리당도 후보를 내야 하기 때문에 당에 어떻게 기여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당이 조만간 조기대선 준비에 착수 할 것이다. 오는 1월 중순에 당의 일정을 제시하게 될 것이고 후보가 가시화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8인 정치회의’에 초청을 받았다.


-여성 정치인으로서 장벽이라면
▶비례대표에서 지역선거로 가야 하는데 특히 지역선거는 조직과 돈이 큰 역할을 한다. 여성 정치인들은 아직까지도 이런 부분에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 자질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당내공천과정에서도 여러 핸디캡이 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제 확대는 지역구 선거 체제 개편을 의미한다. 기존 정치 질서가 아직은 보수정치, 명사정치 위주이기 때문에 조직적 리더십이 취약하다. 선거제 개혁을 통해 가치와 노선을 중심으로 현대적 정당 체제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젊은층을 만나 버스킹 대담을 나누었다. 어땠나
▶지금처럼 정치권이 탄핵 국면으로 바쁜데 예능 프로에 나가도 되냐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이야말로 시민들과 눈을 마주보면서 하는 버스킹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가게 됐다. 정치인은 연단에서 말하거나 유세차에서 호소하거나 하면서 시민들과의 눈높이와 거리를 두고 말하다 보니 지키지 못할 공약을 제시하거나 과대 포장하는 경우가많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가장 절망하는 것이 청년들이다. 청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좌절감들을 들을 때 국회 안에서도 대변할 수 있게 된다.


-정국 때문에 국회에 많은 입법 과제들이 표류하고 있다. 빠른 처리가 필요한데 어떻게 보나
▶입법과제 중 중요한 것이 검찰개혁과 재벌개혁, 언론개혁,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정치개혁 이 4대 과제다. 대표법안들을 이미 다 낸 상황이다. 공수처법 통과, 선거연령인하, 전경련 해체를 비롯한 대표 법안들을 처리해야 한다. 또한 이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정치개혁이다.


정치개혁은 국회의원들의 밥그릇이기 때문에 참 힘들다. 그러나 지금이 정치개혁의 골든 타임이다. 다음 정부 들어서면 개혁하겠다는 말을 하지만 보수정당이 체제를 정비하면 그만큼 개혁은 어렵다고 본다. 보수가 분열됐을 때 그들의 필요에 의해서라도 동의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심상정 개인으로는 정치인으로서 영향력이 있지만 소속된 정의당은 아직 부족한데. 앞으로 계획은
▶제가 정치인이 되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큰 당에서 하면 무엇을 못하겠냐”고 안타까워하는 얘기다. 저는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려면 명사정치가 아니고 정당정치가 돼야 한다고 본다. 허탈한 것은 여야 정치인들 중 좋은 정당에 관심을 두는 정치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지지기반과 정책노선으로 경쟁하는 정당 체제가 아니라 대선을 위한 캠프 정당 체제로 본다. 이런 정당의 후진성이 책임정치를 만들지 못해 불신이 반복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정치를 하는 그런 좋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정치 신념이고, 그래서 정의당을 하고 있다. 그런 노력들이 국민들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본다. 이번 촛불국면에서도 민심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실천하는 정의당에 많은 격려가 있었다. 향후 정치관계법이 개혁되고 선거법이 바뀌면 좋은 정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매우 커질 것이다. 비주류가 주류가 되는 것이 발전이다. 사람이 가난하다고 꿈이 작지 않듯 정의당은 작지만 꿈은 작지 않다.


-어떤 대한민국을 꿈꾸는가
▶우리 국민들이 내가 노력하고 능력만큼 평가받는 사회를 바라고 있다고 본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능력이 있더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어려워진다. 내 삶이 피어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이 주권자 역할을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큰 정치권력이 비해 나약한 개인이 모여 비범한 일을 해낸 것처럼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새로운 삶을 위해서 촛불을 들어주셨으면 한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1959년 2월 20일, 경기도 파주 출생
서울대학교
소속 정의당(경기 고양시갑, 상임대표)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쟁의부장, 쟁의국장, 조직국장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
민주노동당 원내 수석 부대표
정치바로 아카데미 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제17대, 19대 국회의원(경기 고양시덕양구갑/통합진보당)
現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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