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스페셜] 사람과 자연 그리고 마을을 잇는 화성생태관광조합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을 만나다 6탄] 이재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이사장

박영복 박성준 기자 2016.12.01 12:24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본지는 ‘환경’이라는 사회적가치를 담은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들의 설립동기와 비전을 들어보고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지난 8월 이번 기획을 시작했다. 덧붙여 처음 계획했던 대로 이번 12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편이 이번 연재의 마지막이다. 본지는 첫 편에 나간 ㈜오즈하우스를 시작으로 에덴그리닝 (유)창의공작소 ㈜디자인디 ㈜리인테리어 그리고 이번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등 다양한 유형의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들을 찾아가 현장 목소리에 귀기울여봤다. 예상은 했지만 만나본 기업 중 힘들지 않은 기업은 없었다. 경제적이윤이 1순위가 아닌 사회적가치를 최우선순위에 놓고, 그 가치를 실현키 위해 경영활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제적보상에서 그들의 사회적기업 경영활동의 이유를 찾을 순 없었다. 1인2역, 1인3역이 일상이 된 열악한 여건으로 피로가 누적돼 얼굴에는 고단함이 묻어나왔지만, 이들 기업 대표자들의 눈빛에는 미래를 보며 보다 큰 사회적가치를 실현키 위해 달려가고 있다는 자긍심이 충만해 보였다.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막상 하고자 하면 쉽지 않은 궂은 역을 마다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한 뼘 더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재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이사장.

이재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이사장은 시화호 간척지 개발로 지금은 섬이 아닌 육지가 돼버린 시화호 한가운데 위치한 우음도 출신 인사다. 1994년 시화방조제가 완공된 후 시화호는 갈수록 수질이 악화해 한때는 ‘죽음의 호수’로 불리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번져갔다. 이재화 이사장은 자연스럽게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환경운동에 몸담기 시작했다. 화성환경운동연합, 화성의제 위원 등으로 활동한 전력의 이 이사장은 2000년대 중후반 마을만들기 사업이 본격화할 당시 화성시 송산면 고정권역의 마을만들기 사업에 동참했다. 
현재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시화호환경학교 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화 이사장은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된 이유에 대해 거대 자본에 의한 지역개발이 아닌 지역과 마을을 중심으로 사람냄새 나는 주민기반형 공동체를 만들고 스스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때문에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은 자연환경과 지역문화를 보존하는 여행을 지향한다. 여행자와 마을을 잇는 소통여행을 통해 따뜻하고 지속가능한 여행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이재화 이사장과 박혜영 사무국장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합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동안 관광업이 대규모로 이뤄져 왔다. 이로 인한 폐해가 많았다. 지역주민과 무관한 거대 자본 중심의 리조트나 호텔 등 숙박시설, 수백 명의 관광객을 단체로 이동시키는 관광버스 행렬,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음식점, 대규모 관광객이 이같이 관광지를 휩쓸고 지나가면 결국 지역에는 쓰레기만 남게 된다. 관광으로 인한 수입은 일부 여행사의 몫이 되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순환되지 못하면서 지역주민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또한 관광객 입장에서도 대규모로 이동하다 보니 각종 안전문제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 우리는 지난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침몰사고를 통해 뼈아픈 경험을 하지 않았나. 우리 조합은 대규모 관광이나 여행으로 인한 폐해를 줄이고 보다 지속가능한 관광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생태관광이라는 의제를 조합의 과제로 선택하기로 한 것이다.” 

-조합이 말하는 ‘생태관광’이란 무엇인가
“‘생태관광’은 많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생태관광은 경관이 아름다운 여행지에서 자연을 느끼고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다. 지역주민들은 음식과 숙박, 해설과 체험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지역을 소개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고 관광객들은 이를 통해 주민과 소통하고 지역을 이해하게 된다. 생태관광은 책임이 뒤따르는 여행이기도 하다. 주민과 관광객 모두 현재의 관광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즐거움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교육이 수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울러 생태관광은 주무부처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환경부다. 이는 ‘개발’보다는 ‘보존’에 중심을 둔 이유라고 생각한다. 전국에 환경부지정 생태관광마을이 20여 곳 있다. 환경형 예비사회적기업인 만큼 제주와 전북 고창, 가까운 안산 대부도 등과도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적 생태관광 확산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재화 이사장과 박혜영 사무국장.

-조합 구성 및 주요 사업은
“우리 조합은 2012년 12월 발기인 총회를 거쳐 조합이 설립된 지 만 4년이 돼간다. 조합원 구성은 생태해설사 및 체험처,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다중이해자협동조합이며 현재 조합원 수는 60명이다. 조합은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및 생태교육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또 지역 내 건강한 생태관광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각종 교육사업과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가령 2013~2014년 ‘화성습지 생태해설사 양성과정’을 진행하면서 총 70명의 해설사를 양성했고 그 가운데 현재 9명의 해설사가 2015년 6월 개장한 화성비봉습지공원의 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최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은 갈매기에게 과자주지 않기 캠페인이다. 갈매기의 건강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과자 맛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이 먹이활동을 하지 않아 생태계가 파괴되는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한다. 조합은 화성비봉습지공원 해설사운영 및 홍보물발간 사업을 2년 동안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사회적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사업도 활발히 추진해오고 있다. 또 조합에서는 생태관광 및 교육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윤 중 일부를 사회적취약계층의 여행나눔 사업에 쓰고 있다.”
박혜영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사무국장이 건강한 자연생태계 구축을 위하여 갈매기에게 과자를 주지 말아달라고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캠페인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올해 성과는 어떤가
“2016년 생태관광 및 교육사업의 경우 10월 말 기준 1만여 명(비봉습지공원 해설포함)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올해 우리 조합을 통해 무료 및 할인투어를 체험한 사회취약계층 참여자는 5백 명가량이다. 이는 10월 말일 기준 전체 서비스 수요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올해 공공사업 부문에서는 ▲화성시 관광진흥과 생태관광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사업 ▲화성시 공원과 ‘비봉습지공원 해설사운영 및 홍보물 발간사업 ▲경기관광공사 ‘경기생태관광 대표 프로그램 활성화사업’ ▲화성시 사회적경제 활동가 워크숍 ▲경기도 따복공동체 활동가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또 대기업과도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삼성에서 생태관광을 활용한 사회공헌에 관심을 나타냈다. 삼성 후원으로 사회취약계층 272명을 우리 프로그램에 초대했다.” 

-해오면서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은데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성격상 대주주가 끌고 가는 일반 주식회사의 경영 방식과는 다르기 때문에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더디게 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또 재정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리고 우리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지역과의 네트워크다. 현재까지는 지역민들과 동업자의 수준에서 스킨십이 이뤄지고 있다. 지역에 더 깊이 녹아들어가 지역민들과 어깨동무도 하며 생각을 함께 공유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생태관광이라는 것이 지역 주민과 같이 합의해 지역주민도 함께 참여시키고 해나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프로그램 하나하나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다. 생태관광은 우리의 원칙이자 철학이기 때문에 관광프로그램도 순환적인 방식을 채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래야 환경도 보존되고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 조합은 소규모 체험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 그런 절제하는 과정들과 더불어 주민들과 협의하는 과정들이 어려운 부분이다.”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이 2016년 선보인 관광상품 '소풍'. 사진 상-상상상바람(화성 공룡알화석지), 중-갯바람(갯벌체험)/섬바람(국화도), 하-생명바람(비봉습지).

-정책입안자 및 정치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2015년 제주도와 전라북도를 시작으로 생태관광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우리 자치구역에서도 조례를 통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생태관광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제주도와 전라북도는 조례를 기반으로 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를 도내에 두고 정책생산 및 기반마련을 위한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조례가 있어야 재정에도 반영이 될 수 있고, 민간 분야도 육성될 수 있다. 하루 빨리 경기도에도 생태관광지원조례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물론 경기도에서도 이런 움직임들은 있다. 경기생태관광협회(준)가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조례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 광역단위의 이런 노력이 시나 군 단위에서도 추진된다면 생태관광 확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처음 생태관광 ‘소풍’이라는 상품이 개발됐다. 소풍 사업이 우리 지역뿐 아니라 지역 밖 수도권에서도 찾아오게 하는 것이 일차적 목표다. 아울러 내년에는 조금 더 교육관광 쪽으로 집중하려고 한다. 또 공룡알 화석산지와 인근 시화호 일대 지질 지점들을 묶어 국가지질공원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질공부도 상당히 오래전부터 해왔다. 더 큰 그림으로 보면 우리의 목표는 완전한 자생이다. 보조금 같은 정부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독립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협동조합 정신에 맞는다고 본다. 현재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 해외생태관광 프로그램이다. 해외 관광 면허가 나오는 대로 관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첫 탐방지는 몽골지역이 될 것이다.”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이 서비스하는 다양한 생태관광 여행상품.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주요연혁
2012.12.29 발기인 총회
2013.6.3 협동조합 설립신고
2014.5. 관광사업자 등록 (국내여행업)
2014.6. 환경부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2014.11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 지정
2015~현재 화성비봉습지공원 해설사 운영 및 홍보물발간(화성시)
2014~현재 청소년 수련활동, ‘비봉갈대습지의 보물찾기’(여성가족부)
2016~현재 화성시 생태관광 ‘소풍’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화성시 관광진흥과 공동사업)
2016. 9~12 경기도 대표 생태관광 프로그램 활성화 사업(경기관광공사 MOU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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