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억울함 풀어주는 상생 정치”

[커버스토리]넥스트 프레지던트

대담: 홍찬선 더리더 편집인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정리: 더리더 임윤희 홍세미 기자 2016.11.03 10:57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위기의 대한민국호’입니다. 다음 대통령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전화위복’을 이룰 주인공은 누구일지 머니투데이 더리더에서 알려줍니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을 보도해 유권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돕겠습니다. 대한민국 최초로 잡지, 방송, SNS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리더들을 연속 인터뷰합니다. 여권과 야권에서 각각 6명씩 선정합니다. 두 번째 주인공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입니다. 홍찬선 머니투데이 더리더 편집인과 김택환 전 경기대학교 교수가 진행합니다.
“朴대통령, 스스로 책임 있는 태도 취해야”
“혁신 도시로 지방 활기…국회·청와대 이전해야”
“야권 통합 혹은 연대해야 정권교체”
“햇볕정책, 北핵개발 못 막아…채찍도 써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시이동(待時而動)’. 좋은 시기를 기다리고 비로소 움직인다는 뜻이다. 정치 개혁의 아이콘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위 ‘이름 날리던’ 운동권 출신이다. 그런 그가 정치권에 입문한 뒤 우여곡절끝에 새누리당 텃밭,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깃발을 꽂는데 성공했다. 원내에 입성했지만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이 나온다. 대권주자로 분류되기에 그 비판은 김 의원에게 타격이다.

김 의원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분명 ‘타협’과 ‘소통’을 지키는 정치가 필요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김 의원의 정치 신념은 ‘책임’이다. 책임지지 못할 말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록 멋이 없을지라도 뒤에서 다른 말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은 되지 않겠다는 철학이다. 현재 정치권은 ‘최순실 게이트’로 논란이다. 김 의원은 이 사태를 청와대와 국회가 어떻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홍찬선 더리더 편집인과 김택환 교수가 지난달 28일 국회 김부겸 의원실에서 김 의원의 생각을 들었다.

홍찬선(이하 홍): 최순실 게이트로 논란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거론되고 일각에선 새누리당 탈당이나 탄핵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인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고 허탈한 심정이다. 예의를 위해서라도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서 수습해야한다. 대통령의 역할에서 한 발 물러서 국정수습 책임은 여야가 동의할 수 있는 총리를 지명해야한다.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적당하다고 본다. 다만 탄핵이나 하야는 헌법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는 아니다.

김택환(이하 김): 거국중립내각 총리감으로 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
▶특정 인물을 거론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역대 공직자나 정치인들이 있다. 신뢰를 받았던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

홍: TK반응은 어떤가. TK는 박 대통령 텃밭이기도 한데
▶울부짖듯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는 애절함이 있다. 박 대통령에게 했던 기대를 이렇게 짓밟았다는 것이다. 저에게 이 사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국민을 설득하라고 말하는 분도 있다. 한마디로 착잡한 심경이다.

김: 박 대통령이 헌법 개헌을 들고 나온 것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청와대가 임기 내에 개헌을 할 수 있으리라 보는가
▶개헌은 대통령이 주도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그렇게하면 될 일도 안된다. 30년 동안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갈등과 어려움을 어떻게든 다시 한번 국민들 사이에서 새출발하는 개념이다. 이것을 대통령이 주도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국회가 논의를 책임지고 가고 끌고가야 한다. 이 사건이 이렇게 악화될때까지 손을 못댄 원인도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다. 지금이야말로 진지한 개헌논의를 해야 한다. 국민적 기대가 있다.

홍: 정치인과 국민도 개헌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듯 하다. 다만 최순실 사태가 벌어져 개헌 논의가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개헌 모델은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나
▶구체적인 체제까지 언급하기 이전에 개헌이 왜 필요 하느냐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한다. 30년 동안 정치, 경제 기득권, 강자들이 힘이 세졌다. 아무 견제도 받지 않는다. 기득권을 가지고 구조적으로 다음 세대들을 억누르고 있다. 이것을 터줄 수 있는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가 당당히 살 수 있는 권리를 헌법적 가치로 올려야 한다. 그리고 중앙정부 힘이 너무 세니까 지방정부가 피폐하다. 적절하게 지방분권 해줘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는 정치적 스캔들이다. 우리 국가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사회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개헌 논의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시기를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각 정파들 간에 따라 개헌논의를 해야 한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 최순실 게이트로 차기 대선에서 야당이 유리해졌다는 시각이 있다. 차기 대선에서 야당은 정권을 창출할 수 있을까

▶야권이 기회인 것은 틀림없다. 이런 시스템과 정치적 파행은 끝낼 준비가 돼있다. 국민의 분노가 드러난 게 지난 총선이다. 지역주의에 기초한 거대양당구조를 국민들이 부정했다. 그래서 삼당체제를 만들어줬다. 강제로라도 협치하라는 의미인데 정부여당이 외면했다. 이 지경까지 왔다. 다만 쉬운 것은 아니다.

홍: 아직 대선까지는 1년 2개월 남아있지만, 여권과 야권에서 누가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떻게 함부로 말하겠느냐. 각자 특장점이 있다.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을 찾기 쉽지 않다. 국민이 정할 일이다.

홍: 지난달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더리더 인터뷰에서 야당에서 김부겸 의원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다크호스로 나타날 가능성 있다고 했다
▶(웃음)남 지사가 우리를 띄워준 것이다. 50개 단체장들과 토론할 기회가 있었다. 젊은 리더는 확실히 우리와 다르더라.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이다. 자문을 구할 때도 열린 자세더라. 대한민국에 새롭게 닥칠 4차산업혁명이나 문명변화까지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그런 점에서 남 지사가 (우리를 언급한 것은)리더십이 도전적이고 젊다는 취지인 듯 싶다.

김: 여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장·단점을 말하자면. 더 나아가서 이 사람 중 누가 여권 후보가 될 것 같은가
▶그런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한 분, 한 분 장점이 있다. 지금은 정치 불신이 워낙 심하니까 국내 정치인은 높게 치지 않는다. 그러니 뉴욕에 계신 분만 쳐다보는 것 아닌가. 거론되는 사람 모두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담당했다. 모두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

홍: 대권에 나설 것으로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
▶준비하고, 귀한 사람들 만나는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 현 실 진단을 정확하게 한 이후 국민에게 한번 해보겠다고 말 할 것이다.

김: 반기문 UN사무총장 지지율이 높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가 있다. 북핵문제나 사드문제를 대할때 강국들끼리 충돌한다. 그럴 때 한국의 위상이 보잘 것 없다는 반감이 있다. 우리는 발언권이 없나. 사드배치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안 됐다. 이런 부분에 대한 반감이 크다. 반감이다. 국내정치에 매몰된 나머지 한국이라는 나라가 이정도 위상인가. 그런데 반 총장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UN사무총장이 됐다. 보기 드문 일이다. 대외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올려준 것이기 때문에(지지가 있다). 또 국내정치는 한 진영에 속해서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비토세력이 강하다. 반 총장은 한 발 비켜나있다.

홍: 김 의원을 비롯, 남 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유승민 의원 등 한국 정치판 혁신 위한 ‘50대 기수론’이 나오고 있다. 50대기수론인 사람들이 독자 세력을 구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기수론이라기 보다는 도전적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잘못이 있어도 내 편에 대해서는 눈감는 잘못된 풍토가 대한민국을 이끌어오지 않았나 하는 반성이다. ‘너희는 좀 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다. 우리들끼리 만나면 이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털어놓는다.

김: 사실 거론되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지지도가 낮다. 김 의원도 마찬가지다. 끌어올린 복안 있나
▶한국 정치는 워낙 종잡을 수 없다. 다만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여야 틀에 갇히지 않은. 그 사람들이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면 저를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집중할 것이다. 우리는 억지 쓰지 않는다. 이야기가 통한다. 국민이 봤을 때 지금 당장은 눈에, 귀에 쏙 들어오지 않겠지만 대한민국 미래는 타협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믿음이 있다.

김: 정치 선진국 중 한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이 잘 된 것은 협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한국에서 대연정이 가능하다고 보나
▶독일은 ‘제도의 성공’이라고 한다. 오늘날 독일이 몇차례 위기가 왔지만 통일을 이뤘고 4차산업혁명을 선도한다. 독일 정치는 새로운 목소리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장치가 있다. 참 이상적이라는 생각한다. 다만 독일은 사회적 신뢰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홍: 일각에서는 제기하는 친박, 친문을 제외한 제3지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질문을 많이 받아서 의심도 많이 받는다. 내가 속한 더불어민주당에서 열심히 하겠다. 대구의 심판과 지지도 받았다. 여기서 신임을 받아야 그것을 기반으로 국민에게 책임질 수 있다고 말하지 않겠느냐. 현재 여야 정치구도자체가 한 쪽으로 기울어져있다. 충분한 역동성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제3지대를 이야기한다. 저는 적합하지 않다고 선 그었다.

김: 야권 통합 없이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이 갈라져 있다. 통합할 방안 있나. 김 의원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나
▶통합은 단순히 선거에서 승률을 높이자는 차원이 아니다. 야권 전통 지지자들이 호남과 다른 곳으로 갈라져있다. 연합했을 때 전국단위 선거는 긴장 속에서 여기까지 왔다. 제일 좋은 것은 야권 통합이다. 그러지 않으면 연합이나 연대다. 국민에게 천명하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후보를 선발하는 방법이 있다. 국가 운영을 어떻게 할지 합의 해놓고 요청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각자 뛰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과거 1987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3김(김대중·김영삼·김종필)이 각각 나와서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쓰라린 역사가 있다. (그렇게 한다면)나로서는 도저히 납득 안 된다.

홍: 다음 대선 이슈는 무엇이 될까. 크게 거론될 어젠다는 무엇일까
▶국민들의 마음을 한 장으로 압축하려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 국민 마음 상태는 ‘억울함’이다. 세상에 태어나고 난 뒤받은 불평등, 불공정에 대해 불안해한다. 노력한다고 개선될 희망이 없다. 빈부격차는 극심하고 사회곳곳에서 기회의 불평등이 있다. 이 마음을 풀어줄 수 있어야 한다. 결국은 기득권 세력에게 양보를 요구해야한다. 공존할 수 있는 협력을 요청해야한다. 국민이 존중받는 나라, 우선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어떻게 압축적으로 표현할지도 생각한다. 공존공화국으로 표현했더니 너무 어렵다고 한다. 와 닿는 것을 만들려 고민하고 있다.

홍: 국민의 마음에 ‘억울함’이 있다는 것 괜찮은 듯싶다
▶나라가 나아가는데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충고도 있다. 하여튼 부정부패에 찌든 사회에서 내 몫은 없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런 분노를 풀어줘야 한다. 그러지않고서는 에너지가 모아질 수 없다.

홍: 경북 성주(김천)에 사드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것도 그런 억울함이 있을 것이다. ‘왜 하필 우리냐’는. 지역 민심은 어떤가
▶주민들은 참 느닷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전략적 중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전에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내려는 노력이 없었다. 거기에 오는 분노가 크다. 군사전략적이라는 측면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때 중요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에게 북핵무기 관련해서 우리가 호소할 수 있는 전략무기는 사드다. 그런 시도는 안 해봤다. 주변에 미국, 중국, 한국, 일본이 협력해서 극 개입하면 북한에 사드는 큰위협이 될 것이다. 전략적으로 생각안하고 한미동맹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 상처가 크다. 다른 정치적 사건 때문에 잊혀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지역에선 비판 목소리가 크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 2003년 한나라당에서 열린우리당으로 입당했다. 같이 당을 옮긴(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우재 전 의원, 이부영 전 의원, 안영근 전 의원)에게 ‘독수리 오형제’라는 별명이 붙어질 정도로 개혁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경기도 군포에서 내리 3선을 달성했으나, 그 이후 대구로 출마했다. ‘깜짝’결정을 잘 내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실 한나라당 창당멤버 였는데, 정책적 차이가 심하니까 견디기 어려웠다. 대북송금특검문제가 결정적이었다. 현대그룹의 북한사업독점권으로 대가로 받은 것을 정치적 뇌물인 것 처럼 되서 정몽헌 회장이 자살까지 하게되는 비극이 있었다. 그 특검을 반대했다. 당에서 유일했다.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기권하는 바람에(관철시키지는 못했다). 나보고‘김부결’의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평양에서 전화받았냐’는 비아냥도 들었다. 사실 김영춘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정계에서 은퇴했다. 그만큼 우리의 어깨가 무겁다는 것이다. 그 무게 때문에 쉽사리 행복할 수 없다. 그 때 격려했던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서 계속 정치를 하고 있다. 그 때 우리가 전국적으로 나가서 지역주의 정치 끝내자고 외쳤다. 지역주의 때문에 상대편에 대해서 극단적인 증오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역구를 옮겨 대구에서 출마했을 때는 10년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민들이 5년 만에 좋은결과 줬다. 무게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김: 대북정책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미국·중국이 북한에 대해 논의할 때 우리는 빠져있다
▶10년간 햇볕·대북 화해정책을 펼쳤지만 핵개발의지를 못막았다. 10년 동안 미국의 압박에도 못 막았다. 당근과 채찍을 같이 써야 한다. 채찍은 UN을 통한 국제제재, 북한 차단하는 등 체제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북한의 퇴로를 정권 안위와 북한을 유지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줄 필요는 있다.

홍: 야당의 불모지 대구에서 31년 만에 당선됐다. 역사적인 일이다.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변해야 한다는 바탕은 있었다. 지난 지방선거서 대구시장에 출마했을 때 수성갑은 득표율 50%가 넘었다. 변화의 준비가돼 있었다. 선거 막바지에 새누리당 지도부가 정치파행을 겪었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진행한다고 생각했다. 두 가지 요인이 합쳐져서 김 전 지사가 대권후보인데도 급격한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저에게 무거운 책임감이 따른다.

홍: 그렇게까지 차이날 거라고 생각 했나
▶그렇게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다. 선거 전 5~7%정도 차이날 거라고 보도됐다. 막상 야당을 선택하려고하면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낮에 투표가 진행 되면서 투표율이 높아 감은 있었는데 이렇게 큰 차이일 줄 몰랐다.

홍: 지역 발전 일환으로 기관 이전이 있다. 국회와 청와대, 그리고 헌법재판소, 대법원, 한국은행, KBS 등 국가주요권력기관의 지방 이전하자는 의견이 있는데
▶우리나라가 밀집돼서 삶이 어렵다. 나머지 지방은 사람이 없으면 의욕이 꺾인다. 태어난 조건이 아니라 지리적 조건으로 삶이 어려워지면 되겠느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방분권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공공기관 이전했다. 혁신도시를 만들었다.

지금 혁신도시가 만들어진 뒤에 지방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그 다음 정권이 수도권이 잘살면 지방도 잘 살게 된다는 아무도 믿지 않는 이야기를 하면서 발전시켰다. 청와대와 국회까지 이전해야 한다. 국가 책임자가 굳이 서울에 있을 필요 있나. 서울은 이미 경쟁력을 갖췄다. 경제, 관광, 문화, 역사 다 있다. 그리고 새로운 균형발전 지방분권 철학을 함께 나누기 위해 공공기관 국가기관이 세종시 이전을 두려워 할 필요 없다.

김: 김 의원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개혁적인 아이콘이긴 하지만, 일각에선 아직 아니라는 말도 있다
▶한 진영에 철저히 줄서면 쉽다. 한 쪽 편들어서 문제가 해결 된다면 왜 안하겠느냐. 정치적 격변 속에서 보수와 진보 다봤다. 한 진영이 다른 진영을 제압할만한 근거도, 가치도 없다. 우리들 모두 힘 합쳐서 극복해야하는 문제다. 오히려 자기주장을 내세워서 달성하는 과제는 적다. 늘 공존과 상생을 이야기한다. 그러니 멋이 없다. 목소리를 내면서 불굴의 투지를 내야 멋있지 않느냐. 학생 운동때는 날리는 투사였는데…. 정치는 책임감이다. 나라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라면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그러다보니까 비판도 나온다. 제 방식에 대해 이해했으면 한다. 이런 점이 쓰일 때가 있을 것이다.

홍: ‘인간성이 좋다’는 평가가 있다. 이런 평가는 좋겠다
▶사람으로서는 좋지. 정치인으로서는 장단점 있다. 이른바 팬들이 없다. 열렬하게 나를 좋아하는 열광하는 사람. 그 점은 한계다. 사람 좋다는 것은 적어도 자기 이익을 위해서 약속을 저버리거나 뒷통수 치지 않는다는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

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누구인가. 롤모델을 꼽자면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고(故)제정구 전 의원이다. 안타깝게 세 분 다 고인이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에 입문했을 때 당 대표였다. 이 분이 처음 인사하러 갔더니 홍어를 한 점 주더라. 처음 먹어봤다. 입에 들어가니까 인상을 확 찡그렸다. 김 전 대통령이 싱긋 웃더니 ‘이 사람아. 운동권에 있을 때는 목소리 크게 냈지. 세상에 먹는 것도 자기 맘대로 안 돼. 깊이 고민하고 정제된 사람이 돼야해. 정치인은 책임을 져야해’라고 말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저보다 10살 많다. 그 분에게 세상을 사는 용기와 열정을 배웠다. 어울려 다니고 했고, 어떤 때는 대들기도 했다. 불꽃같은 열정으로 특권과 반칙에 대해 고함치더니 일찍 먼저 떠났다.

제정구 전의원은 운동권에 있을 때 부터 나의 사부였다. 폐암 선고받고 투병할 때 나를 불렀다. ‘20세기는 싸워서 승패를 결정하는 사회였다면, 21세기는 그런 사회가 아닐 것이야. 상대편을 제압하거나 아내서 내 자리를 찾는 그런 정치하지 말게. 상대편 자리를 마련해주면서 둘이 같이 쓰는 상생을 화두로 삼아봐’라고 전했다. 열렬한 투사였고 운동권에서도 자기 원칙을 지킨 분이다. 상대편 부인하지 않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시더니 먼저 돌아가셨다. 나의 정치 콘텐츠가 ‘상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왼쪽부터)홍찬선 더리더 편집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택환 전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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