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내려놓기’ 소매 걷었다

[칭찬합시다]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한가지 정쟁으로 전체 마비 안돼…갈등 해결하고파"

홍세미 기자 2016.10.06 10:05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편집자주사람에 대한 평가는 누구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잘 압니다.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머니투데이가 한 달에 한번 ‘칭찬합니다’ 코너를 선보입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로 상대 당 의원 가운데 칭찬해주고 싶은 의원들을 지목하면 찾아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손에 쥔 것을 내버리는 것은 누구에게도 쉽지 않다.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더욱 그렇다. 국회의원에게 특권이란 그런 존재다. 특권을 내려놓자는 목소리는 제기됐으나 말에만 그쳤다. 혁신의 주체가 당사자가 돼 이해관계 늘 부딪혔다. 정치발전특별위원회를 보는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은 이유다. 총대를 멘 사람은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이다. 김 의원은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여당 내 소장파라고 분류되는 김 의원은 말로만 그쳤던 ‘특권 내려놓기’를 실현할 수 있을까. 인터뷰를 하기 위해 찾은 김세연 의원실은 다른 의원실과 달랐다. 의원실에 배치된 검은 가죽 쇼파도, 김 의원의 책상도 없었다. 손님맞이하는 책상이 김 의원의 집무 책상이라고 전했다.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됐다
▶기관 신뢰도 평가를 보면 국회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다. 국회는 국가적인 큰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상태로 과제를 수행하고 또 국민을 통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회의적이다. 20대 국회 시작 지점에서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개혁 방안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정치발전특위가 구성됐다. 신뢰가 단번에 올라가진 않겠지만, 이번 위원회를 통해 신뢰받는 기관 중 상위권을 차지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

-지난달 19일 정치발전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어떤 주제가 논의됐나
▶일단 정치발전특위는 국회의원특권, 선거제도, 국회운영제도 등 세 소위로 나눠 논의한다. 9월 합의이룬 것은 7개 항목이다. 합의된 것은 이번달 전체 회의를 열고 의결하기로 했다. 합의된 안건을 법제화 작업을 거친 후 통과할 예정이다. 합의되지 않은 안건에 대해선 이번달에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합의된 안건 중 대표적인 것은 무엇인가
▶일단 체포 동의안을 의무적으로 상정해서 표결하는 것과 국회의원이 장관이나 다른 자리에서 중복수당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것, 그리고 국회의원도 민방위대에 편성하는 것에 포함된 것과 3월과 5월에는 상임위원회 비회기인데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국회의원 보수 관련해선 이견이 있었다고
“각 정당별로 의견수렴해서 해당 소위에서 다시 논의하기로했다. 회의에선 외부 인사로 구성된 별도 기구에서 보수를 결정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보수 관련해선 다양하게 논의하고 있다.

-보수 삭감엔 의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 같다. 보수 삭감은 어떤 의미가 있나
▶개인적으로 단순하게 국회에 대한 비판적인 관점에서 삭감 논의로 흘러가는 것은 맞지 않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을 보면 정규직과 비정규직 처우 격차가 크게 벌어져있다. 격차를 좁혀야한다. 국회의원이 수를 깎아 상징적으로 격차를 줄이는데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사회적으로도 각성하고,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뒤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수 삭감을 그런 의미로 봐야 하는데, 단순하게 국회에 대한 비판이나 경멸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선거구 개편에 대해선 어떻게 논의하고 있나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쟁점 사안이 될 수 있다. 국회가 그동안 보인 모습 중 바람직하지 않은 게 한, 두 가지 쟁점으로 전체가 마비되는 것이다. 일단 합의된 것은 순차적으로 통과시키고 의견대립이 첨예한 사안은 마지막에 다루려고 한다.

-보좌진 채용 문제도 대립이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보좌진 채용 문제는 정치권에서 한차례 논란된 바가 있는데
▶취지는 합의됐는데 방식에서 이견이 있다. 지금처럼 숨어서 채용하는 방법이라기보다는 보좌진으로 채용할 사람을 자격심사위원회를 거치든지, 이런 방식을 도입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어떤 제도적인 장치를 둔다든지. 이런 것들을 논의 중이다.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특별히 힘든 점은 없나
▶19대 국회에서 동북아역사대책특위 위원장 직무대행을 1년수행했다. 위원장이었던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방선거 출마하면서 국회를 떠나 공석이 됐다. 동북아역사특위같은 경우는 역사적인 문제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었다. 초당적인 협력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경험으로 많이 배워 지금 특위를 운영하는데 조금 수월한 것 같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SNS으로 본 김세연, 연관 단어는 ‘경제·소장·부자’

SNS에선 김세연 의원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여당 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김 의원에게 ‘경제’가 많이 붙었다. 국제경제학을 전공한 김 의원이 구상하는 미래는 꽤 구체적이었다.

-어젠다 2050이 만들어졌다. 이시기에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병폐가 한, 두 개의 대립되는 현안에 발목이 잡혀서 다른 정책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졸속으로, 급조된 대책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이고 중요한 과제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할 시간이 없다. 우리가 정말 근본적이면서 중요한 문제를 소홀히 대하지 않을까. 교착상태에 빠지지 않고 장기적으로 중요한 일에 대해 어떻게 대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생각했다. 그래서 어젠다 2050을 만들었다. 2050년이라는 시점이 상징하듯 35년 후를 바라보는 단체다. 4차 산업혁명과 기후변화, 인구절벽같이 사회경제적 변화를 어떻게 정책적인 대응 방안을 만들지 고민하려고 한다. 문제가 불거져서야 임시방편을 내놓는 국회가 아니라, 지금부터 차근차근 정책을 준비할 수 있게 연구하려고 모였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했다
▶각 당에서 정책분야에 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는 분들을 모으려고 했다. 규모가 커지는 것이 꼭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 문제에 대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함께 노력할 분들을 위주로 모셨다.

-2050년엔 어떻게 변할 것이라고 예상하나
▶이 모임을 구성하게 된 계기는 고용 문제였다. 육체노동은 로봇이, 지식은 AI가 대체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럼 일자리가 많이 줄어든다. 2050년에 제조업이 농업처럼 되지 않을까 한다. 1960년에 우리나라 농업 인구가 50%를 웃돌았는데, 지금은 6%다. 미국의 경우에도 공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업인구가 많이 줄어 지금은 2%정도 된다. 그 인구가 미국사람을 다 먹여 살리고 수출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직종이 제조업이다. 우리나라에서 제조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지금 25%정도다. 서서히 제조업도 로봇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럼 일자리가 줄어 2050년엔 제조업 종사자가 3~5%정도 될 것이다.

-제조업 인구가 줄어들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디에 종사하나
▶나머지 인구는 서비스 산업에 종사할 것이다. 아마도 서비스 분야의 큰 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롱테일 이코노미(longtail economy)다. 개인의 취향 취미가 다양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다양한 세계 속에서 일을 하면서 소득을 올리는 것이다. 이를테면 바이올리니스트가 네일 서비스를 받고, 네일아트가 요가 수업을 듣고, 요가 선생이 또 수영을 배우면서 경제를 지탱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득이 충분하지 않을텐데
▶그래서 ‘기본소득’을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 구매가 유지 돼야 자유시장경제가 활성화된다. 서비스 산업이 경제를 지탱할 경우 충분한 소득을 못 올릴 수 있다. 기본소득을 밑바탕으로 근무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경제학자 케인즈가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하면 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듯. 지금처럼 정규직이 많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는 유연근무제와 탄력근무제가 도입될 것이다. 그럼 소득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으니 기본소득을 보장해야한다.

-기본 소득을 줄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나
▶지금의 조세나 복지제도로는 안 된다. 세원 발굴을 위해 재설계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기계에 대한 과세를 할 수 있다. 자동화 로봇에 의한 인간노동시장이 파괴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계에 대한 과세를 통해 전체적인 사회 급여 확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SNS에서 본 김세연, 마지막 키워드는 ‘재산’이다. 김 의원을 ‘부자’, ‘금수저’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정치 입문할 때부터 ‘선공후사’의 원칙은 지키자고 마음먹었다. 지금까지 그 점에 있어서 벗어난 적 없다. 또 정치 입문 한 것도, 어떤 재산이 많다는 것도 선대에서 잘 해온 것이지 절대 내가 잘나거나 뛰어나서라는 착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외부적으로 저를 어떻게 보는지는 자유다. 어떻게 생각하든 받아들인다.

-대선 이야기를 좀 해보겠다. 새누리당에선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어떻게 보나
▶여론을 봐도 관심이 높은 것 같다. 대선까지 시간이 1년 넘게 남았고 정치는 변수가 워낙 많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군 ‘모병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유승민 의원은 “정의의 관점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남 지사와 유 의원과 두루 친한 김 의원의 생각은
▶모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대안이 더 국가안보 측면에서 적당한지 연구해야한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어떤 대안이 가장 바람직한지 연구를 해야 한다.

-앞으로 여당 대선 후보가 어떤 어젠다를 선점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사회구조적으로 볼 때 경제 문제부터 해결하는 게 출발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해소를 먼저 해야 한다. 어느 한 곳에 집중된 것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노동시장 양극화에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효과를 같이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1972년 7월 15일 출생
-서울대 국제경제학 학사
-한일의원연맹 21세기 위원회 부위원장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새누리당 제1사무부총장
-제19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
-제19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18, 19, 20대 국회의원

정치/사회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