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센터·건가센터 통합, 효율적인지 따져야 할 때"

홍세미 기자 2016.09.01 17:41 카카오톡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왼쪽부터)서울여자대학교 정재훈 사회복지학과 교수, 여성가족부 최은주 다문화가족정책과장, 서울대학교 사회교육과 모경환 교수, 서울시건강가정·다문화센터협회 신민선 회장, 공상길 영등포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신용규 사무총장
다문화 인구가 200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4%다. 특히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학교에 가고, 군대에 가는 등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2015년 외국인주민현황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자녀 중 43.2%가 초·중·고등학교에 입학,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7년과 비교 했을 때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다문화 가정은 더이상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가 대응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문화정책의 미래전망'(주최: 조경태 새누리당 의원)에선 정부가 과연 증가하는 다문화 가정에 걸맞게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특히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다가센터) 217개 중 76개가 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건가센터)와 통합해 운영되고 있다. '통합'에 대한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 의원은 이날 토론회 축사에서 "다문화 가정은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 다문화 정책은 정부 주도의, 그야말로 하향식 정책에 머물러있다"며 "선심성, 1회성 정책만 쏟아내니까 많은 관계자가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사한 다문화 지원정책이 있어도 분산돼 있다"라며 "다문화에 대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남인순 국회여성가족위원장은 "다가센터와 건가센터가 통합되면서 현장에서 문제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라며 "각 센터에서 일하는 분들의 조건도 다르고, 시설 기반도 다른 상황에서 어떻게 통합 모델을 만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가센터·건가센터 통합 3년...제대로 가고 있나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다과센터, 건과센터는 각각 2006년 21개에서 151개로, 50개에서 217개로 4배 이상 늘었다"며"2015년 다문화가족지원센터 217개 중 76개가 통합서비스 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다가센터와 건가센터의 수적 증가가 통폐합의 이유가 됐는데, 현재 벌어지고 있는 가족문제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준은 아니라고 추론할 수 있다. 이에 통합 운영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가센터와 다가센터의 통합은 가되, 전달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에서 분리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한편 건가센터와 다가센터의 통합은 다문화 문제를 공급자 적인 입장에서 보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용규 한국사회복지관협회 사무총장은 "다가센터와 건가센터가 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라며 "건가센터는 가정을 베이스로 한 영역이고, 다가센터는 사회복지 시설을 베이스로 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신 총장은 "정부가 운영 관리 통일성을 위해 통합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그것은 상당히 공급자 편의성을 위한 통합"이라고 내세웠다.

이에 대해 최은주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정책과장은 "통합 업무는 여성가족국에서 맡고 있는데, 책임을 묻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업무를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다문화정책의 미래전망' 참석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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