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정치인은 ‘민주주의 꽃’ ‘정치적 과소 대표’ 부정적 영향… 참정비율 향상 노력을

[선거연수원과 함께하는 민주시민교육 열번째]여성 정치참여 연수

임윤희 기자 2016.07.15 14:37
편집자주입법 국정 전문지 ‘더리더’는 지난해 10월호부터 민주주의를 제대로 천천히 꽃피워 보자는 취지로 선거연수원과 함께하는 민주시민교육 코너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는 등 민주시민교육 현장의 모습을 전할 계획이다. 7월호에서는 선거연수원의 프로그램 중 여성 정치참여 연수에 대해 소개한다. / 편집자

여성 리더들의 시대 집에서나 밖에서나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사회진 출에 따라 수입도 많아진 여성들이 스스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아름다워지고 있다. 작게는 가정에 서 회사, 나라에까지 내·외적인 아름다움으로 무장한 여성들이 ‘힘 있는 자’로 등극했다. ‘남성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정치권에도 최초로 우리나라의 수장 이 된 박근혜 대통령을 선두로 이혜훈, 나경원, 박영선 의원 등 20대 국회에서도 여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는 카리스마형 정치인 보다 는 ‘포용력·이해력·친화력’이라는 강점을 가진 소통형 정치인을 원 하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여성 정치인의 단기적 성장이 보여주는 단면이 늘 아름답지만은 않다. 비례 초선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해 재선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는 여성의원이 많다. ‘남성들의 영역’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여성 정치인이 그만큼 적은 것이다. 리더십과 추진력 부족도 그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지만 ‘남성의 영역’을 침범한 여성들의 성 장통일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 정치인은 과거보다 증가했지만 선진 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민주주의 지표인 양성 평등의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성 정치인들의 성장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멘토가 필요하다. 정치 인으로의 꿈을 가지게 하고 다양한 정치적인 참여와 진로에 대한 교육을 통해 준비된 여성 정치인들이 배출될 수 있다. 선거연수원에서는 이런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여성 정치참 여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더리더에서는 여성 정치참여 연수 중 <국회 여성보좌진 아카데미>를 취재했다. 미래의 여성 정치를 꿈꾸는 열기가 후끈 달아오른 현장이었다.

▲2016년 여성 정치 참여 워크숍

☞여성 정치참여 연수

선거연수원은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통한 건전한 양성평등 정치문화 조성을 위해 2014년부터 「여성 정치참여 연수」를 진행 했다. 그동안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등 여성단체 회원, 정치인 또 는 보좌관의 꿈을 가진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연 수를 진행했으며 지난해의 경우 전국적으로 7183명이 연수에 참 여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특히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은 여러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역대 최다인 51명의 여성의원이 당선됐 지만 우리나라 여성 국회의원 비율(17%)은 여전히 국제의원연맹 (IPU) 회원국 평균(22.7%)이나 OECD 회원국 평균(28.5%)에 미치 지 못하고 있다(2016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분석자료). 특히 이런 여성의 ‘정치적 과소 대표’ 현상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수준에 대 한 국제적 평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영국의 대 표적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매년 발표하 는 민주주의 지수(Democracy Index)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정 치참여’ 영역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7.22점으로 매우 낮은 수준에 서 정체돼 있는데 이 ‘정치참여’를 평가하는 세부지표 중에는 ‘여 성의원 비율’이 포함돼 있다. 선거연수원은 이러한 여성의 정치참여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여러 여성단체들과 협업체계를 구축, 교육 수요자들의 니즈 (needs)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한편 대상별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 도록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회 보좌진을 지망하는 청년 여성들에게는 정치 관련 전문지식과 아울러 실무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있으며 다문화 이주여성 대상 연수에서는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하여 다른 다문화 가정이나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이주여성을 초빙해 강연을 듣거나 다문화 정책 등을 주제로 토론과 발표를 진행하기도 한다. 앞으로 선거연수원에서는 자라나는 미래유권자들인 우리의 청소년들이 보다 균형잡힌 성인지적 관점에서 정치를 이해하고 능동적으로 선거와 정치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실제로 정치인을 꿈꾸는 예비 여성후보자들을 대상으 로 ‘여성 선거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 한편 현재 진행 중인 정 당관계자 연수 등과 연계해 여성 당원 및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육·연수를 운영하는 등 「여성 정치참여 연수」의 대 상과 범위를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2016년 여성 정치참여 워크숍


☞「국회 여성보좌진 아카데미」참가 후기 경희대학교 한주희

나는 아주 오랜 기간 정치학 공부를 해왔다. 학부부터 시작 했으니 얼추 15년이다. 나름 ‘정치학도’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어딘가 2%의 아쉬움이 늘 마음 한켠 을 무겁게 하곤 했다. 그것은 정치학을 아는 내가 과연 ‘정치’를 이해하는가에 관 한 문제, 즉 학문으로서의 정치와 현실세계에서의 정치 사이에서 내가 얼마나 균형 잡힌 사고 체계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고 민이었다. 그러던 중 학과 선배로부터 선거연수원과 여성정치 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주관하는 여성정치리더십을 위한 아카 데미가 있다는 정보를 듣게 됐다. 부푼 기대를 안고 참석한 「국회 여성보좌진 아카데미」는 이 름에서 알 수 있듯 ‘여성’과 ‘보좌진’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채워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여성에게 불평등한 정치과정에 대한 담론들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 정치학도로서 사명감마저 들게 했다. 그리고 여성들이 내는 목소리가 공허한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도로서 자리 잡게 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들을 전 문가의 입을 통해 들으면서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 될 수 있었다. 또한 여성 리더십이라는 거창한 표현까진 아니더라 도 이 안에 있는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 게 된다면 내 후배들과 내 아이들 세대에는 좀 더 민주적인 사 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희망까지 품게 됐다. 두번째 키워드인 ‘보좌진’에 대한 강의들은 실무와 현장감 그 자체였다. 예전부터 듣기를 소망했던 ‘현실정치’의 생생한 이야기들이 현장 속에 있는 보좌진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보좌진이 되고 싶어 무작정 수십명의 의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는 분, 모셨던 의원이 정치적으로 위기에 봉착했던 일과 보좌진에게 가을과 추석이 없다는 말을 담담하게 전해준 분 등 부조리한 현실을 개선해나가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는 보좌진으로서의 삶에 대한 존경심마저 들었다. 그저 국회의원 옆 에서 시중이나 드는 존재로 알고 있을 사람들과 국회의원에게 왜 9명이나 되는 보좌진을 붙여줘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왠지 내가 나서서 반박하고 싶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들이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는 그 현실 속의 이야기들은 책 속에서는 만난 적이 없는 생생한 현실정치의 그림들이었다. 단순히 국회에서 일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그 과정에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런 내 마음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우리 연수생들에게 실습 의 시간이 주어졌다. 4~5명 정도로 조를 짠 후, 강의시간에 배 웠던 입법과정을 직접 실습해 보고 아카데미 마지막날 발표하 는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어떤 법안을 고쳐야 할까, 아니면 제정을 해야 할까, 이러한 제·개정을 주장할만한 근거는 무엇인가, 다른 연수생들과 심 사위원으로 참여한 선거연수원분들과 여성정치연구소분들을 설득할 만한 배경은 있는가에 대해 조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에 조장까지 하겠다고 나섰는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조원 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조항 하나하나를 조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 인지 새삼 피부로 다가오는 시간이었고, 법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들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에서 입법하는 일에 대한 어려움을 깨닫는 계기가 됐다. 우리 조는 최근의 화두로 떠오른 ‘데이트 폭력’ 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법안을 만들었는데,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많 은 부분이 심사위원의 지적으로 부각될 때마다 부족 함과 함께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했다. 그리 고 우리끼리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손에서 탄생 한 법안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져 자꾸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아카데미의 마지막은 그렇게 내가 만든 법 안에 대한 애착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아카데미는 책만 보던 정치학도인 내가 책에 서 고개를 들어 새로운 정치를 만나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인가. 몇해 전 큰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하는 명대 사가 떠오른다.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요즘 인터넷 용어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질문인데, 그 유명한 대사를 인용해 이렇게 질문을 던진다면, “한주희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현실정치에 대해 알게 됐나.” 나는 “선거연수원에 발을 들여놓던 그 순간”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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